제1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작 『앗! 줄이다!』 『앗! 줄이다!』는 제1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작입니다. 여러 수작들 중에서도 조원희 작가의 『앗! 줄이다!』는 이견 없이 모든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입니다. “… 『앗! 줄이다!』는 모두를 한 줄로 세우거나, 한 줄에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하는 지금의 교육과 세상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게 하는 주제도 훌륭하지만, 그런 주제 의식을 그림책 문법에 맞게 잘 녹여 내어, 보는 즐거움과 일말의 교훈 그리고 ‘앗!’ 하는 발견과 경탄을 하게 하기에 손색 없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심사평에서도 언급했듯, 『앗! 줄이다!』는 다소 꺼내기 어려울 수 있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쉬운 언어와 간결한 그림으로 표현해 모두가 읽을 수 있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승화한 그림책입니다. |
도서 리뷰 [앗! 줄이다!] 어른을 긴장하게 만드는 그림 동화책
글그림_ 조원희
출판_ 웅진주니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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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줄이다.
그런데 웬 사람들.
처음 줄을 발견한 아저씨, 그 줄을 무조건 잡아 당긴다. 팽팽해 보인다.
그 다음 아주머니, 줄을 당기는 아저씨를 보며 뒤에서 무조건 따라 한다. 어라 정말 팽팽하다.
그 뒤에 등장한 멋진 근육맨 남자도, 그 뒤의 멋진 아가씨도...
모두가 말없이 이유없이 그 줄을 잡아 당긴다.
왜? 무엇 때문에? 줄은 당겨야 제맛이라서?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그 장면을 보게 된 어린 꼬마.
어린 꼬마도 처음에는 그 뒤에서 줄을 잡아 당긴다. 그러다가 곧 심드렁,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바로 앞으로 나가서, 그 팽팽한 줄을 잡고 다양한 놀이를 한다. 줄타기, 줄넘기, 매달리기 등.
어, 그렇게 줄 놀이를 하면서 줄의 가운데를 지나니 그 반대편에서도 어른들이 줄을 잡아 당기고 있다. 저 반대편과 똑같은 모습과 표정과 몸짓으로.
그런데 왜 때문에??
그냥 다른 사람들이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에? 줄이라는 것은 팽팽하게 당겨야 하는 것이니까?
음. 그런데 어떡하지, 재미가 하나도 없는데?
왜 어른들은 저렇게 줄에 서서 줄을 당기면서 힘을 빼지? 그것도 엄청 심각한 모습으로?
음. 어떡하지. 그렇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 가방에 가위가 있었지.
"싹둑"
음 이렇게 줄이란 것은 양쪽에서 잡아야 재밌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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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위로 줄을 싹둑! 자르는 순간, 나는 왜 이리 마음이 서늘해졌을까?
기성세대가 아닌, 아이들을 대변하는 어떤 세대들은, 어쩌면 이렇게 어른들의 불필요한 긴장, 불안, 질투, 경쟁심 등을 싹둑 잘라내 버리고 싶은 마음은 아닐까.
그것을 내가 알아채 버린 것일까.
가위가 참 무섭게 다가왔다.
가위...
어렸을 때. 고무줄 놀이 하던 시절에. 고무줄 놀이를 방해하기 위해 가위를 가지고 다니면서 '싹둑' 잘라 버리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시절 악동들의 장난기 가득한 가위질과 위 동화에서 행한 어린 아이가 행한 가위질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을 못 찾겠다. 이러나 저러나. 가위질은 위험할 것 같으니까. 아무리 선한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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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이렇게 순수하지 못한, 동심을 파과하는 듯한 동화책 읽기를 하고 말았다.
지극히 주관적인 그림책 리뷰 35.
<앗! 줄이다>
조원희 글?그림
출판사 웅진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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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에 친구와 싸우고 있으면 어른들은 매번 "별 시답지도 않은 걸 가지고 싸우고들 앉아있냐, 얼른 화해해라 어서!"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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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면 싸움 없는 평화로운 시절이 이어질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현실은 더욱 욕심과 편가르기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살아가는 못난 어른이 되어 있었다. 흑백으로 사람을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교과서에서 가르면서 어른들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끼리도 나눠져서 싸우고 있으니 아이들이 뭘보고 자라야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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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닥친 일은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이의 눈이 아니라도 제 3자가 봤을 때 쓸데없는 걸 가지고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이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유치한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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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없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유치한 갈등에 아이들까지 휘말리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어른들은 스스로 알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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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 보이면지만 어른들에게 큰 일침을 날리는 멋진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