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1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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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4쪽 | 450g | 180*245*12mm |
ISBN13 | 2568702587000 |
발행일 | 2019년 01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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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4쪽 | 450g | 180*245*12mm |
ISBN13 | 2568702587000 |
브리크 brique (계간) : Vol.3 Near my home [2020]
16,150원 (5%)
마블로켓매거진 MARBLE ROCKET (계간) : Suncheon
13,500원 (10%)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2 [2018]
14,250원 (5%)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4 [2018]
14,250원 (5%)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8 [2019]
14,250원 (5%)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14 [2021]
14,250원 (5%)
10 News from Nowhere 18 Feature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_ 패트릭 스톡스 24 Feature 해킹과 권력의 함수 _ 톰 챗필드 30 Feature ‘권력’을 빼고 ‘도덕’을 논한다는 것 _ 팀 딘 38 Interview 권력이란 무엇일까? _ 키스 다우딩 50 Comic 마키아벨리 사무실 _ 코리 몰러 52 Feature 일상생활이 권력 투쟁의 장이라고? _ 올리버 버크먼 58 Feature 내 대사를 계속해야 한다 _ 마이샤 체리 66 Feature 권력을 좇는 사이코패스 _ 클라리사 세백 몬테피오레 72 Feature 고문이라는 권력 _ 나이젤 워버튼 84 Feature 무지가 곧 힘이다 _ 마리나 벤저민 90 Feature 현대의 권력 ‘돈’을 이기는 방법 _ 앙드레 다오 96 Interview 권력의 세 가지 차원 _ 스티븐 룩스 110 Feature 마키아벨리는 죄가 없다 _ 러셀 블랙퍼드 116 고전 읽기 여성 해방에 대하여 _ 해리엇 테일러 밀·존 스튜어트 밀 128 6 thinkers 권력Power 130 Coaching 왜 어른들은 다른 사람을 괴롭혀요? _ 매슈 비어드 136 Opinion 나는 협동과 조합, 모두 패배했다 _ 정은정 142 Opinion 지금, 당신의 몸도 가해자일 수 있다 _ 김민섭 148 Critic 통제할 수 없는 감정에 얽매이지 말 것 _ 마리아나 알레산드리 154 Our Library 156 Column 비밀 지킬 수 있지? _ 티파니 젠킨스 164 Interview 나만의 인생철학 13문 13답 _ 휴 리밍턴 |
이 잡지를 계속 찾아 읽다 보니 좋은 점 하나를 확인하게 된다. 어떤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헤아려보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다. 너무 익숙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말인데, 정작 아는 게 거의 없는 허망한 개념들. 이번 호에서는 '권력'이다. 권력이라는 게 이런 범주를 품고 있었더란 말이지. 아는 게 없었다는 깨달음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안심과 이전과 다르게 보이리라는 기대가 나를 추켜올려 주었다.
권력은, 생각만으로도 좀 무섭다. 피해의식이다. 내가 권력을 가진 쪽이라고 여기기보다 권력을 가진 쪽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어떤 권력의 음모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권력을 가진 자의 반대쪽에 놓여 있다는 생각을 오래 해 왔다는 게 많이 의아하다. 그래서 자신의 정신을 늘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고 똑똑하신 분들이 늘 외쳤던 것일까.
책은 권력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을 담고 있다. 이런 것도 권력이었어? 내가 무심코 하는 말조차 누군가에게는 권력이 되기도 한다고? 나도 모르는 새 내 권력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왜 남들의 권력으로부터 받는 피해만 되새기고 내가 저지르는 권력의 영향은 모르고 있었던 걸까? 권력의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어떤 사람은 삶 자체가 흔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그런 영향을 미치는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니.
정부가 국민에게 행사하는 것만 권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크겠다. 무지다. 그래서 알아야 하는 것이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특히나 모르는 게 더 약이 된다는 생각이 강한 시절이기는 하지만, 어떤 것들은 모른다는 게 곧 무능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내 권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남들이 부리는 권력이 적절하지 못하다거나 잘못되었다거나 계속 권력을 행사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라도 배우고 익혀야 할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이 권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한 반성과 재인식 과정도 꼭 들어가야 하는 것이고.
읽었어도 새겼어도 나는 또 금세 읽은 내용들을 잊을 것이다. 그래도 권력이라는 말에 포함된 인상과 내 다짐은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이 안 나면 다시 펼쳐 보면 될 일이고.
23 권력은 우리의 행동을 제한하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힘이기도 하다. 권력을 아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저항하고, 경쟁하고, 보다 생산적인 형태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28 디지털 세상에서 무지는 곧 무능력을 뜻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가 그 자체로 권력이 되는 까닭은 단순히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말과 행동, 태도를 포함한 규칙 자체가 정보를 가진 자에 의해 재단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권력을 빼앗은 자들에게 맞서고 싶다면, 일단은 적절한 질문과 경고, 정보에서 시작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윤리적인 해킹과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하여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취합해야 한다.
33 도덕은 객관적 진실이라기보다 인간이 사회 안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발명된 일종의 문화기술에 가까웠다.
49 나는 개인적인 선호도와 옳고 그름과 구분하지 못하는 태도가 권력을 부패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이런 사람이 권력을 손에 넣는다면 시민들의 관심사보다 자신의 선호도 혹은 취향에 따른 정책을 펼치려고 할 테고, 결국에는 부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89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연륜이 쌓일수록 인간의 시선은 내면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발견하게 될 자기인식은 카를 융의 주장과 같이 고요하고 개인적이며 창조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다.
115 더 공정한 정치체제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헌신하고 싶다면, 경계를 늦추지 말고 신중하게 사고하며, 기꺼이 행동하면서 좌절감을 견뎌내야 한다.
119 한 집단에는 허용되는 포상이 다른 집단에는 금지되고, 정치적 자유와 개인 행동의 자유가 한 계층만이 특권을 누릴 수 있고, 재정적 독립을 얻을 수 있는 주요 분야와 고급 직무가 대부분 지배 계층의 독점적인 영역으로 막혀 있는 것은 잘못된 행위이다.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남아 있지 않은 때 혹은 문이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의 경멸을 통과해야 한다면, 게다가 그곳이 지극히 편파적인 이유와 형편없고 편의주의적 변명만 난무하는 곳이라면, 설령 사회적 분배가 존재한다고 해도 명백히 불공평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인류를 두 계층으로 나눌 수 있고, 한 계층이 다른 계층을 태어날 때부터 지배하는 일은 자격도 없는 자들의 잘못된 행위라고 굳게 믿는다.
152 감정은 비난받을 일도, 칭찬받을 일도 아니다. 오직 행동만 비난이나 칭찬의 대상이 되므로, 기분을 좋게 하려고 애쓰지 말고 아름답게 행동하려고 바삐 움직여야 한다. |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5 [2019] |
2013년 호주에서 창간된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 한국판 5권에 짧은 글을 기고했다.
이번호는 '일상이 권력에게 묻다'라는 주제다. 한국판 장동석 편집장의 발문에 내 글은 이렇게 소개됐다.
" 《대한민국치킨展》의 저자인 사회학자 정은정은 자본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 자본이라는 권력 앞에 무너진 현실을 고발합니다." 라는 다소 큰 소개가 면구스럽지만.
지난 몇 달(나는 1년 정도) 맞닥뜨리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소회를 '나는 협동과 조합, 모두패배했다' 라는 제목으로 기고 했다. 철학잡지에 생협 이야기를 쓰는 일이 온당한가 싶었지만, 나는 이 또한 권력의 문제라 판단했고 움직이고 있다.
결국 생협 내에 조합원은 두 가지 권력의 균형을 맞추어야 했다. 소비자 권력과, 조합원의 권력. 그러나 소비자라는 권리의식만 도드라지는 상황에서, 함부로 위임하고 위임당한 '조합원으로서의 귀찮은 권리(의사결정에의 참여 권리)'를 망각한 지금의 결과를 내 나름 결론짓고 싶었다.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저버리며 결국 선출되지도 않은 권력에 카리스마를 부여하고 과도한 권력 집중을 만든 것은 아닌가. 내내 냉소적이었던 조합원 정은정의 자아비판 성격의 글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철학이란 '너 자신을 알라' 이니 거기에 맞춰 써본다고 썼다.
이제 막 출판되어서 전문 공개는 예의가 아닌지라 간단하게 셀프소개를 했다.
"이반 일리치가 일찍이 《전문가들의 사회》에서 '전문가주의'라는 광범위한 믿음 체계가 민주주의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지금 절차적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나와 몇몇 조합원들의 아마추어리즘은 공고한 전문가주의에 막혀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지금 A생협의 생산기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갈등은 비단 특정 생협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저 먼저 겪고 있을 뿐이다. 협동조합 내에도 엄연히 임금노동이 존재한다면 사용자는 당연히 협동조합이다. 이를 직시할 협동조합이 과연 몇이나 될까.
조합의 모든 권력은 조합원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그 권력에는 의사결정의 민주적 절차를 요구할 '귀찮은'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조합원 가입서류의 '조합원 권리'라는 희미한 정관은 '소비자 권리'라는 바리케이드 앞에 멈춰 길을 잃었다."
- '나는 협동과 조합 모두 패배했다. ' 중에서
이 번호에서는 흔히 우리가 아는 '권력'부터 '비밀의 힘'까지 권력의 속성이 스며있는 소재들을 다루었다.
여러 글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구절을 기록해 본다.
권력의 세가지 차원 : 권력을 사용할 때는 특히 남들에게 행사하는 종류의 권력을 행사한다면 반드시 권력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권력에 따르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말 입니다. _권력의 세가지 차원 /스티븐룩스 / 뉴옥대학교 사회학 교수
이제 우리는 먼 곳에 있는 권력자보다는 내 주변의 일상 권력고 ㅏ마주할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내가 속한 공간은 과연 정의롱ㄴ가,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무엇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표를 가져야 한다. 한 국가의 헌법보다도 오히려 주변의 언어들이 한 개인의 일상을 통제하고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견제받지 않는 주변의 권력자들이고, 그에 당위를 부여하는 주변의 언어들이다. _지금, 당신의 몸도 가해자일 수 있다 / 김민섭 / 사회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