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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
먹거리에 비친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정정희
맘에드림 2019.03.18.
베스트
청소년 인문/사회/경제 100위 청소년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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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맛있으면 땡! 너도 혹시 음식 문맹이니?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의 그늘


01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였던 시절의 종말
02 먹거리의 산업화가 초래한 인류의 위태로운 미래
03 우리는 왜 좋은 먹거리에 관해 고민해야 하나?
04 음식 시민이 되자


2부 끊을 수 없는 맛! 달콤하고 편리한 현대 먹거리의 비밀
우리를 중독시키는 발칙한 먹거리들에 관하여


01 맛에 길들여진다는 것
02 맛있는 햄버거의 섬뜩하고 불친절한 두 얼굴
03 띵동, 피자 배달 왔어요~!
04 마실수록 깊어지는 갈증, 탄산음료에 중독되다
05 편의점 간편식의 무시무시한 진화

3부 얼쑤,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우리네 밥상을 지켜온 먹거리들에 관하여


01 패스트푸드는 가라, 이제는 슬로푸드다
02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03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04 진국에 우러난 한국인의 소울, 뜨끈뜨끈 국물요리
05 사계절의 자연을 담아낸 맑고 건강한 맛, 우리 음료

에필로그_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한 너와 나, 우리의 선택
부록_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한 실천, 생활협동조합
참고문헌

저자 소개1

24년간 국어 교사로서 생각이 자라는 즐거운 수업을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장학사로 일하며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올바른 언어생활로부터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시작된다고 믿다. 지은 책으로 『먹방 말고 인증샷 말고 식사』, 『10대, 우리답게 개념 있게 말하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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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17g | 146*210*20mm
ISBN13
9791189404123

책 속으로

거리에는 음식점이 즐비하고, 언제 어디서든 배달시켜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먹거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지천에 먹거리가 널려 있는데, 어쩐지 우리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허기진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_16쪽

산업화와 함께 ‘합리성’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으로 발전해온 우리의 먹거리체계는 이미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마저 위협하고 있죠. _20쪽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양성의 상실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건 비단 바나나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옥수수, 쌀, 밀 등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30만 종 이상의 현생 생물에 이름을 붙이고 연구했지만, 그중 단 열 두 종의 작물이 우리가 섭취하는 열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_25쪽

우리의 입맛이 일생을 넘어 대대손손 영향을 미친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맛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더더욱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이러한 길들임은 어린 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는 것 같은 낭만적인 길들이기가 아니라 맛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길이니까요. _42쪽

전 세계인의 입맛을 장악한 맥도날드 햄버거는 이제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제 맥도날드 햄버거는 현대사회를 설명하는 사회학 용어로도 종종 사용됩니다. _50쪽

냉동실에 얼리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으니, 굳이 피자를 여럿이 함께 나눠 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피자는 여럿이 함께 즐기는 음식에서 점점 혼자 가볍게 먹는 음식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_75쪽

그러나 배달 전문업체를 이용하면서 그나마 실낱같이 가지고 있던 고용인에 대한 책임의식에서 벗어났죠. 마음 놓고 빠른 배달만 요구하며, 게다가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으니, 업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_98쪽

광고 문구처럼 갈증은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희한하게도 콜라를 마시면 마실수록 말이죠. 시원함은 그저 찰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_103쪽

이렇게 작아진 미세플라스틱을 플랑크톤이 먹고, 이 플랑크톤을 새우나 생선 등이 먹게 되면 결국 먹이사슬의 끝에 존재하는 인간의 안전마저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시판되는 생수, 어패류, 심지어 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_116쪽

여기에 덧붙이면 과거부터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구멍가게 문화도 편의점의 성장에 한몫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은 대형마트의 카트 안을 꽉꽉 채우며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지만, 사실 이는 미국식 소비 패턴으로 우리의 과거는 이와 사뭇 달랐습니다. _124쪽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편의점의 이러한 성장이, 지역사회 생활문화의 플랫폼으로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에 기여하지 못 하는 데 있습니다. 편의점의 성장에 따라 지역 경제는 세계화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자본에 흡수될 뿐이죠. _127쪽

환경적인 면에서 지역 농업이 기여하는 바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논농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논농사를 지으면 물을 가둬두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홍수를 예방하는 기능을 합니다. 지금은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논은 인공습지로서 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생태적 공간이었습니다. _147쪽

우리 민족은 중요한 순간이면 항상 쌀과 함께했습니다. 생일날에는 흰쌀밥에 미역국을 먹었고, 제삿날에도 조상님에게 흰쌀밥을 지어 올렸죠.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늘 밥과 함께해온 것이 바로 우리 민족입니다. _152쪽

먹는 것 하나에도 풍류를 따지고, 단사표음(簞食瓢飮)이라고 하여 대나무 밥그릇에 밥을 담고 표주박으로 물을 떠서 먹는 청빈하고 소박한 생활을 제일로 치던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방식에도 딱 어울리는 멋진 밥이 아닐 수 없습니다. _170쪽

조선시대 초기에는 김치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김치 담그는 방법이 개발되어 다양한 김치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직까지 고추가 전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운맛을 내기 위해 천초를 넣고, 맨드라미꽃이나 잇꽃, 연지 등을 사용하여 붉은 색을 내었다고 합니다. _179쪽

뭐든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탈이 나는 법이죠. 딱 알맞게 곰삭은 김치의 맛을 얻기 위해서는 은근하고 정성스런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절차를 뛰어넘어서도 안 되고 조급해서도 안 되죠. 이는 세상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_189쪽

좋은 생선이 생기면 중국인은 기름에 튀기고, 일본인은 회를 뜨고, 한국인은 탕을 끓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미 옛말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한국인이 국을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_197쪽

우리나라에서 특히 배달 음식이 발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체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반 체면에 남들 보는 데서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일 수야 없었을 테니 말이죠. 여기에 밥하기 귀찮아하는 젊은 사람들까지 가세해 간편하게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설렁탕을 선호하였다고 합니다. _208쪽

그런데 우리도 혹시 개구리처럼 살아 움직이는 낱생명은 바라보지만, 정작 그 생명을 존재하게 하는 큰 줄기는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제 생명이 갖고 있는 큰 그림, 서로 연결된 상호작용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_188쪽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결과적으로 아무도 나의 고통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 홀로 문화적·구조적·물리적 폭력 앞에 홀로 무방비 상태로 맞서야 할지도 모르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연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_195쪽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산이 많고 화강암이 많아서 맑은 물이 많다 보니 생수를 그냥 마셔도 별 탈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만 해도 우리와는 사정이 달랐죠. 오래전부터 차(茶)가 대중화되고, 뜨거운 음료를 주로 마셨던 건 사실 수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_219쪽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식혜의 효능은 바로 이 엿기름에서 나옵니다. 보리 자체가 원래 소화에 좋고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곡식인데 발아 과정에서 아밀라아제, 프로테아제 같은 소화효소가 많이 생기죠. 아밀라아제는 침 속에도 들어 있는 전분 분해효소입니다. _226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엄마의 손맛보다 치명적인
자본주의 맛의 유혹


현대사회의 청소년은 먹거리의 풍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리에는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음식점이 즐비하고, 대형마트에 가면 온 세상의 먹거리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동네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는 청소년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하는 다양한 간편식들이 넘쳐나고, 게다가 비교적 싼 값에 사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청소년들은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집밥보다는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와 콜라, 각종 배달음식에 좀 더 친숙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방송된 어떤 치킨 광고를 보면 유학에서 돌아오는 아들에게 엄마가 오랜만에 제대로 솜씨를 발휘해주고픈 마음에 묻는다. “아들, 뭐 먹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기대와 달리 아들은 대뜸 배달치킨 브랜드를 대는 설정이었다. 이러한 광고가 공감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세대의 입맛은 어머니의 손맛보다 기업이 만들어 보급하는 자본주의의 맛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업의 손에서 창조된 맛은 분명 ‘맛’의 측면에서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지만, 그것이 과연 좋은 먹거리인가에 대해서는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논리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윤이기 때문에 기업은 좋은 먹거리의 개발보다는 더 많은 소비자를 현혹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 수 있는 먹거리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 강렬한 맛으로 대중의 입맛을 통일시키고,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바쁘다. 아무래도 ‘좋은’ 품질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다.

“싸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게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죠?”


우리 청소년들은 싸고 맛있는 음식 선택의 기준이 대체 뭐가 문제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인 우리가 오직 맛과 가격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먹거리체계도 점차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변질되어갔다.
저 비용-고 생산성을 앞세운 농산물의 세계화와 산업화로 인해 경쟁력 있는 일부 품종으로 획일화가 진행됨으로써 종 다양성이 파괴되었으며, 유전자조작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충해를 최소화해 더 많은 양을 생산하려고 독한 화학비료와 약품들이 마구 살포되고 있으며,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려는 눈속임을 위해 각종 방부제와 식품첨가물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한 현대 먹거리의 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더 안타까운 문제는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누군가의 노동력은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에는 건강한 유기농 상품들도 있지만, 단점은 비싸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당연히 선택하는 상품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고급으로 포장된 채 또 다른 자본주의의 타깃으로써 돈 있는 소수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실로 안타깝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모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비정상에 빠진 먹거리체계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다. 그리고 먹거리체계가 비정상에 빠져 있는 데는 우리 소비자의 책임도 꽤나 무겁다.

“그게 왜 내 탓이죠?”
여러분은 ‘책임’이라는 말에 대해 다소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쁜 음식을 생산하는 생산자나 기업이 나쁘지,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먹거리체계를 정상화하려면 물론 생산자들의 양심 회복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각성이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만약 우리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싸고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업도 오직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좋은 먹거리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기업들도 결국 좋은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할 것이다.
이 책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을 훈계하기 위해 기술된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자신들 또한 먹거리의 주요 소비자임을 자각하고, 최소한 자신이 먹고 마시는 것들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며, 자신이 선택하는 먹거리에 대해 다소나마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선택이 가깝게는 스스로를 지금보다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울러 다가올 미래를 더욱 건강하게 맞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먹거리가 넘쳐서 고민인 세상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와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은 지천에 먹을 게 깔려 있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보리가 미처 여물기 전에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다 떨어져 허리띠를 졸라매고 굶주림을 참아야 했던 보릿고개 시절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먹거리의 산업화와 세계화 속에서 농업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공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되는 각종 가공식품들이 밥상 위를 장악하고 있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보릿고개 같은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먹는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최소한 생존과 관련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굶주림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먹을 것이 넘쳐나다 보니 그만큼 버려지는 음식물들이 많아졌다. 때로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아까운 음식물도 적지 않다.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는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아이러니한 점은 한쪽에서는 이렇게 함부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세상의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질 낮은 값싼 먹거리의 대량생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는 결국 남아도는 음식물을 처치 곤란한 쓰레기로 전락시켰고, 그럼에도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불평등마저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얼마나 알고 있니?

텔레비전을 켜면 온갖 먹거리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소위 ‘먹방’이라고 하여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스타들이 주목을 받고, 유튜브를 통해서는 일반인들이 다양한 먹방을 선보이며 또 다른 스타로 떠오른다. 매체에서 한 번 언급된 먹거리는 인기가 뜨겁게 요동치기를 반복하고, 채널을 돌리기 무섭게 새로운 먹방이 기다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로 움직인다. 즉 소비자가 끊임없이 뭔가를 새로 사야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먹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끝없이 먹고, 또 먹도록 소비자를 부추긴다. 그리고 대부분 ‘맛’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중독시킨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맛있는지에만 주목할 뿐 그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있다. 정작 그 음식의 참모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음식 문맹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싸고 맛있으면 그만일 뿐.

배는 부르지만 마음은 항상 허기지는
현대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질문
“좋은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 청소년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 과연 좋은 음식은 얼마나 될까? 또 좋은 음식이란 어떤 음식일까? 이 책은 어떤 음식은 좋고, 어떤 음식은 나쁘다고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거의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들에 대해 최소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생산되었고, 또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좋은 음식이란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모두가 건강한 음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접하는 광고나 매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한 것을 시시콜콜 알려주는 게 기업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값에 다량으로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안 품종 단일화, 무분별한 살충제와 화학비료의 사용, 노동력의 착취 등이 서슴없이 이루어졌다. 그러는 동안 땅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오염된 곳에서 생산되어 우리 밥상 위에 오르는 먹거리들도 함께 오염되었다. 즉 먹거리체계가 조금씩 망가졌고, 결국 그것이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관심이라도 기울일 때 기업도 좀 더 좋은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 청소년 스스로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이 선택한 음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현대의 다양한 먹거리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역사적 기원은 물론 맛의 비밀, 그것이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지불하고 있는 막대한 비용, 아울러 내가 오늘 먹는 음식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우리네 밥상을 지켜왔지만, 어느새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 간편식 등에 점점 밀리고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도 재조명해본다.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와 마을, 사회 곳곳에서 소비자 스스로 더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기후의 변화를 일으키듯,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나아가 좀 더 많은 청소년들이 현대사회의 고장난 먹거리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좋은 먹거리가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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