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변한다. 우리는 살아 숨 쉬는 완전체이며 서른 살, 마흔 살, 쉰 살 넘어서의 나는 열 살, 혹은 스무 살의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세월과 함께 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변화의 방향이다. 나는 ‘새로운 당신’을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믿기 힘들겠지만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신의 성격 자체를 바꿀 필요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미 완벽할 만큼 충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사회불안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참모습을 왜곡해 바라보고 그 왜곡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단점을 확대한다. (혹은 단점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우리는 늘 인식하는 단점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더 드러내야 할 무수한 장점을 잊어버린다. 내 마음 어딘가에 이미 자신감이 있는데 타인의 자신감을 빌려와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길러야 할 것은 기꺼이 시도하려는 의지뿐이다. --- p.26
사회불안은 오직 숨기고 싶은 마음이다. 두려움보다는 수치심 shame과 관계가 깊고, 수치심이라는 단어는 ‘덮다’는 뜻의 인도유럽어족의 말 ‘skam’에서 유래했다. 수치심은 우리를 숨고 싶게 만든다. 신체의 신호로도 알 수 있다. 슬픔이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피로와 분노가 우리를 긴장시키듯, 사회불안은 숨고자 하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 p.106
요가 매트에 올라서고 싶지 않을 때, 운동화 끈을 묶고 싶지 않을 때, 앉아서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때(내가 그 부분에 대해 뭘 알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혹은 유튜브를 끄고 일에 집중할 마음이 들지 않을 때(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아는 바는 없지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있다. 의욕이 생기기 전에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브랜든처럼,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하고 싶은 마음은 곧 따라붙는다. 이 법칙은 자신감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자신감을 느껴야 준비가 된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있다. 하지만 준비되기 전에, 여전히 두려울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면서 우리는 자신감을 얻는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따라붙는다. --- p.163
선택권이 무한정이면 감당하기가 버겁다. 텅 빈 백지 앞에서 머리도 텅 비어버렸거나 거대한 도화지 앞에서 무엇을 그릴지 막막했던 적이 있다면 맨바닥부터 시작하는 고통을 잘 알 것이다. 이상하게도 제한이 있을 때 일이 더 쉽다. 방향이나 구조, 따라할 예시가 있으면 놀랍게도 자신감이 생긴다. 상식과 반대로 한계가 일을 진척시켜준다. --- p.167
고등학교 댄스 공연에서든, 연간 업무 평가에서든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자신의 불편함을 토대로 판단한다. 이를 ‘기분감각felt sense’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바보처럼 느끼기 때문에 말을 하면 틀림없이 멍청한 말을 지껄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내가 돌아서면 모든 사람들이 등 뒤에서 수군거릴 거라고 확신한다. 마찬가지로,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불안에게 안도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 가장 믿기 힘든 정보원인 내면의 비판자에게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 pp.228-229
무엇보다도 타인의 생각을 잘 살핀다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타인을 잘 살핀다는 뜻이다. ‘최고를 고를 만큼 충분히 사랑할 때, 언제나 홀마크’라는 카드 회사의 슬로건을 생각해보라. 충분한 관심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세상에 최고의 선물을 전할 수 있다. 충분한 관심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엄청난 힘과 가치를 전할 수 있다. 두려움에 떨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삶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사회불안을 누그러뜨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타인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타인에게 마음을 연다. 멋진 친구와 배우자가 된다. 살면서 운 좋게 우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만난 ‘지나치게 불안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능력 없는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늘 언제나, 누구나 만나고 싶어할 가장 흥미롭고 아름답고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과의 작업을 사랑했다. 언제나 용감하고 멋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며, 그들이 바로 그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과정은 내게 크나큰 영광이었다.
--- pp.34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