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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카페

마녀 카페

: 오늘의 차를 마시면 고통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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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66g | 132*195*22mm
ISBN13 9791196748760
ISBN10 119674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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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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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하리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두 여주인과 노란 치즈 태비 고양이 한 마리가 손님들에게 ‘오늘의 차’를 대접하고 추억의 음료를 파는 카페다. 도로에서 한참 떨어진 밀밭 가에 있어 마을 사람이 아니면 지나치기 쉬웠다. 그런데도 우연히 찾아든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 p.18

버섯의 갓처럼 생긴 지붕 처마 밑에 커피잔 모양의 항아리를 긴 막대로 젓는 여인 형상의 청동 간판이 달려있다. 간판 글씨는 영어도 아니고 한글도 아니어서 사람들은 잘 읽지 못했다. 기묘하고 독특한 카페 모양과 여주인들의 범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에 마을에는 마녀 카페라고 소문이났다.
--- p.18

이 간판은 장난꾸러기 공대생 같은 불카누스가 선물로 만들어 주었다. 두 여주인은 인간들이 읽지 못할 간판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는 기묘한 문자를 새겨 넣고 간판이 세이렌처럼 사람들을 유혹하도록 만들었다. 이 세이렌은 고통받는 사람들만 유혹했다.
--- p.19

갓 태어난 아기 써니의 주변 기운을 끌레르가 모은 다음 실을 뽑아 보빈에 감았다. 라케는 명상을 한 후 끝부분을 황금색으로 물들인 옷감을 짰고 아트로가 그 옷감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아기가 태어난 지 정확히 백일째 되는 날 옷감을 배달했고 이는 온몸을 덮는 오라가 된다.
--- p.24

차를 한 모금 마시자 써니는 마음속에 무엇인가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 p.34

“흠…. 밀크티라.”
라케는 밀크티를 앤슬리 베일리 찻잔에 담아 내주며 눈치채지 못하게 슬쩍 입김을 불었다.
--- p.44

카페를 시작한 것은 신神의 시간으로 일 년이 넘는다. 그사이 사라진 아트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카페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소식도 알아보고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그 누구도 아트로를 본적도, 소식을 들은 적도, 기운을 느낄 수도 없었다.
--- p.51

카페 문을 열고 얼굴이 흙빛이 된 젊은 남자가 들어오더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공허한 두 눈이 초점 없이 바닥을 응시했다.
--- p.52

“못 말리겠군. 정말.”
파피루스를 건네받은 아스가르드가 반대편으로 얼굴을 돌려 입에 문 파피루스를 내뱉었다. 파피루스는 종이비행기처럼 모양을 바꾸어 어디론가 날아갔다.
--- p.57

운명의 여신은 인간 삶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파괴할 수도 있는 신이었다. 요하네스는 한때 3차원 인간이었으므로 여신이 때로 얼마나 무서운 존재로 변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 p.63

끌레르는 새끼 고양이 미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지금껏 미미를 쓰다듬지 않은 것은 3차원 생명체에 대한 여신 나름의 배려였다. 그들은 인간 운명의 얼개만 짜줄 뿐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신의 손길이 닿은 생명체는 어떻게든 변하기 마련이므로 여신들은 3차원 질서에 손대지 않으려 했다. 끌레르의 손길에 미미는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 p.72

웃기지 않니? 후회하지 말라는 경고도 아니고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도 아니고 후회할 필요가 없다니. 뭐 그런 이상한 말이 다 있지? 그런데 내가 두어 군데 여행을 더 해 보고 나서야 그 말뜻을 알았어. 이봐 털북숭이 넌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어?
--- p.86

희끗희끗한 머리가 바람에 나부끼듯 춤을 추더니 순식간에 은발로 변했다. 정수리에서 머리카락 끝으로 찬란한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곧 머리카락 전체에 금빛이 흘러넘쳤다.
--- p.112

2년 전 유난히 더웠던 여름에 딴 모닝글로리를 자작나무 장작 위에서 구운 뒤 겨울 바위에서 캔 석청을 발라 한 번 더 굽고 솥에 끓였다. 다 식기 직전에 아이들 웃음소리를 넣어 재빨리 용해했다.
--- p.122

아스가르드 표면은 고요함이 깨지며 사람이 입을 우물거리는 모양처럼 몇 번 요동치다가 무언가를 ‘퉤!’하고 뱉어냈다. 거울에서 한 남자가 뛰쳐나와 바닥에 뒹굴었다.
--- p.125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면 이런 느낌일까? 복순은 그 빛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한참을 빛 속에 머물던 복순이 깨어났다. 나른한 기분이 온몸을 휘감았다. 깊은 잠을 자다 깨어난 느낌이었다.
--- p.159

끌레르는 미미를 아폴론에게 보여야겠다고 말했다. 마음의 병이 분명하다는 이유였다. 차를 우려내고 있던 라케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다.
--- p.177

운명의 소쿠리에 아이들의 기운을 담아오던 끌레르와 라케가 곁으로 다가가 아트로의 안색을 살폈다. 전에도 한 번 아트로가 잡았던 가위를 던져버리고 옷감을 자르지 않아 인간의 수명이 몇백 살로 갑자기 늘어난 적이 있었다. --- p.179

아트로는 늘 인간 세계를 열망했다. 불멸의 삶이 맛볼 수 없는, 필멸의 인간만이 갖는 용기와 아름다움을 동경했다. 격정적으로 옷감을 잘라내고 가슴 아파하며 울었다. 아트로는 인간의 운명을 끝내는 자신의 임무가 가혹하지만 끝이 있는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수없이 보아왔다.
--- p.181

『트로피나, 반가웠어.』
검은 물체는 이 말을 남기고 땅으로 쑥 꺼져버렸다. 미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라케가 걸어 나와 미미를 안고 카페로 들어갔다. 라케는 검은 형체를 미처 못 본 것 같았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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