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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사회

포스트 코로나 사회

: 팬데믹의 경험과 달라진 세계

리뷰 총점8.9 리뷰 13건 | 판매지수 258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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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62g | 135*200*20mm
ISBN13 9788967357863
ISBN10 8967357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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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글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무엇인가

어떤 하루―김수련
2020년, 대구의 기억: 그래도 함께하는 우리―김동은
사요나라, 니폰―박철현
고립과 싸우는 우리 각자의 심리―김민아
바이러스가 남긴 트라우마―심민영
‘사회적인 것’으로서 코로나: 과학과 정치 사이에서―김창엽
불평등한 세계에서 팬데믹을 응시하다―우석균
전염병과 종교―백소영
코로나와 젠더: 정의로운 돌봄을 향하여―조한진희
‘코로나!’, 아시아인의 경험: 바이러스가 드러낸 인종차별 문제―강성운
하나의 건강, 하나의 세계: 기후변화와 인수공통감염병―정석찬
감염의 연대기―박한선

참고문헌
이 책을 쓴 사람들

저자 소개 (1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는 ‘필수essential 노동’이 무엇인지를 확인시켜주는 구실을 했지만,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비약물적(사회적)’ 방역이 체제의 근간을 흔든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완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 그리하여 공장과 직장까지 멈추면, 결국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무너지는 딜레마, 아니 체제적 모순이 ‘사회적인 것’의 본질이다.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무엇인가」중에서

감염병 환자를 치료하는 음압병실은 허가된 의료진 외에는 출입이 제한되며, 대개 가족들 역시 격리 상태에 처해지기 때문에 가족들이 환자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치료를 받는 동안 접촉이 제한되기 때문에 가족들은 환자가 어떤 상황 속에서 사망에 이르렀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그래서 환자가 치료 과정과 사망 순간에 겪었을 고통에 몰두하며 슬픔과 죄책감을 토로하는 이가 많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고인 없이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과 공포를 느끼거나, 죽음 자체를 믿지 않으려 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고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없다는 정서적인 고독감을 경험하며, 사망과 관련된 과정을 연거푸 그려보거나 죽음을 되돌리는 상상을 하는 등 고인에 관한 생각에 과도하게 몰두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남긴 트라우마」중에서

청도대남병원의 5층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던 102명의 환자 중 102명 전원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모든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반면 그 바로 아래층의 요양병원과 또 그 아래층의 일반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에서는 단 한 명의 감염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5층 폐쇄병동의 전원 감염과 다른 층의 감염 0명은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도대체 얼마나 밀집된 환경에서 생활을 했길래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불평등한 세계에서 팬데믹을 응시하다」

예수님의 생애에 해당되는 33년을 새로운 주기로 선포하던 14세기는 하필 유럽 인구의 거의 절반이 흑사병으로 죽어나가던 때였다. 지금처럼 바이러스의 정체를 명확히 알고 있는 시절에도 전염병은 공포인데, 하물며 원인도 대처 방법도 명확히 할 수없었던 때에는 얼마나 더 무서웠을까. 한두 사람 걸러 한 명씩 죽어나가는, 그것도 끔찍한 모습으로 급사하는 무서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간절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사제들은 교황의 권위에 잇대어 외쳤다. “성소를 방문하라! 그러면 낫는다.” 결과적으로 가중된 집단 감염과 집단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전염병과 종교」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당연하던 일상, 저절로 가능했던 미래
그 모든 것을 바꾸어놓은 체제 수준의 감염병 코로나19
우리는 아직 그것을 모르며, 뉴 노멀은 그냥 오지 않는다
처음 경험하는 21세기 팬데믹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이해와 체화, 성찰과 축적의 제안들


일곱 번째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이다. 그러나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처음으로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의 실체적 의미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서 경험하는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서. 그리고 세계화, 자본주의, 동아시아, 첨단기술, 기후위기, 국가재난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 책이 본격적으로 기획된 것은 2020년 3월 셋째 주. 3월 25일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누적 통계상 4만1680명의 감염자, 1만8573명의 사망자가 나온 시점이었다. 국내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약 두 달의 시간, 두 숫자가 각각 520만6614와 33만7736(5월 27일 기준)으로 늘어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드러낸 이 사회와 인류의 문제는 어느 한 분야만을 진단하기에 그 양상과 여파가 전 사회적인 동시에, 전 지구적이었다.

21세기 이후 처음 경험하는 규모의 팬데믹, 사회-정치-경제-문화-과학-환경을 아우르는 체제 수준의 감염병은 과거의 일상을 낯설게 만든 것은 물론 가깝고 먼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도 바꾸어놓으며 그 사이에 끼인 현재의 무수한 경험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갈라지게 만들었다. 가능했던 것들은 가능성을 기약하기 어려워졌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가능성은 기나긴 의심의 터널을 지나 증명의 시험대에 올랐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논의는 의료현장과 방역기술, 질병의 은유라는 차원을 넘어 의료현장, 보건, 인권, 트라우마, 국제정치, 종교, 소수자, 노동자, 여성, 돌봄, 불평등, 인종주의,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는가 하면, 인류가 경험한 역사적 감염병들의 기억을 소환했다. 이 논의들을 딛고 수많은 사람이 포스트 코로나와 뉴 노멀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아직 과정의 복판에 있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다짐과 전략을 요구하는지 알지 못한다. ‘K-방역’의 성과에 우쭐해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도 떨쳐지지 않는 불안과 공포는, 우리가 아직 코로나19라는 사건을 이해하지도 지나오지도 못했다는 현실인식의 반영이다. 이 책은 전 방위에서 우리 앞으로 밀어닥치는 코로나19의 여파들을 이해하고 체화해 유의미한 축적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금의 과제에 대한 현장과 학문의 응답이자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성찰로의 초대다.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기 위한 현실의 직시
―무엇을 끊어내고 무엇에 연결될 것인가?


팬데믹이 현실화되던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새로운 출판 장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저널리스트, 문학가, 사상가, 의료인 등이 펴낸 수많은 코로나 관련 책이 쏟아져 나왔고 코로나19와 직접 관련이 없는 책도 ‘코로나 시대’라는 키워드를 붙여 팔려 나갔다. 특히 경제학과 미래학 분야는 벌써부터 코로나 이후 세계에 관한 전망을 쏟아낸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는 어디까지나 현재진행형의 일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 현재는 과거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를 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축적을 이루었는가?

감염자 수의 분포와 곡선은 누적이 단순한 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드러나지 않았던 타인의 삶은 연대가 상상력이기도 함을 다시금 환기했다. 무엇이든 사고 팔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고, 자연 앞에 두려울 것이 없었던 당연한 세계는 자본주의와 세계화, 인류세가 펼쳐놓은 장을 준비된 불행이라는 현실로서 직시하게 했고,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재정의하고 모든 사람이 따로 또 같이 실천주체가 되어야만 기약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와 ‘뉴 노멀’의 조건을 제시했다.

머리글에서 밝히는 대로, “우리는 코로나19 유행을 통해 체제 수준의 감염병을 처음으로 경험하는지도 모른다. 그 지속의 시간은 타자로서의 감염병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즉, 역사적 과정. 이 과정을 이해하고 축적하지 못하면 훗날에도, 그때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해도 타자화를 극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코로나19 유행과 그 경험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일은 집단적 체화다. 그 의미를 찾고 성찰하는 작업을 통해 서사를 구성하며 또한 전승하는 것이다(7).”

그래서 이 책 『포스트 코로나 사회: 팬데믹의 경험과 달라진 세계』는 지금까지 쌓인 우리의 타임라인을 정독하고 현재를 기록하는 일에서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비할 근거와 질문, 전략과 다짐을 발견하고자 한다. 의료현장에서부터 인류학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열두 가지 면면과 그로부터 파생한 키워드는 기억의 공동체로서 우리가, 자꾸만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팬데믹이라는 사건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성찰하고 체화하면서 미래로 딛고 나아갈 마디가 되어줄 것이다.

코로나19를 성찰하는 열두 개의 키워드

첫 감염자가 발생한 후 4개월간 코로나 ‘사태’를 가장 혹독하게 경험한 곳은 3월의 대구였다. 이 책은 그 복판의 복판, 중환자실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하루」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차출되어 대구의 중환자실 환자 곁을 지킨 어느 간호사의 분투를 그린다. 이만큼의 방어가 가능했던 것은 의료진, 특히 다른 누구보다 24시간 방호복 속에서 환자 곁을 지킨 간호사들의 혹사와 헌신 덕분이었음을, 그러나 인력을 보강하고 처우를 개선하고 제도를 정비하지 않는 한 그러한 희생만으로는 다시 올 감염병에 대비할 수 없음을 현장의 기록으로 일깨운다.

「2020년, 대구의 기억: 그래도 함께하는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톱뉴스에 거론되었던 바로 그 대구 동산병원의 상황을 전한다. ‘남의 일’ 보듯 하던 코로나19가 현실이 되고, 악몽이 되는 과정에서 선별진료소를 꾸리고 온갖 필요를 채우던 현장 의료진의 노고, 대구를 향한 무지와 낙인을 이겨내게 한 시민의 연대를 증언하는 기록이다.

「사요나라, 니폰」은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호의 위험천만한 코호트 격리와 이후 각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아베노마스크’로 대표되는 방역대책의 거듭된 실패,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와 긴급사태 선포, 수십 명이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병원 밖에서 죽어가야 했던 의료붕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원제도까지 이웃 나라 일본의 총체적 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그러나 이 긴급하고도 암울한 현실은 결코 자만과 안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세월호와 메르스의 기억을 통해 안다.

「고립과 싸우는 우리 각자의 심리」는 방역 이슈에 가려져 표면화되지 못했던 일상의 불쾌와 석연찮음을 날카로운 인권감수성으로 감각한다. 수어 통역조차 없었던 초기 방역 당국의 브리핑,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갇힌 채로 보내야 했던 장애인의 삶, 젊고 건강한 사람들의 불편에 밀려나는 늙고 아픈 사람들의 고통, 전례없는 팬데믹으로 엉겁결에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획득한 국가 감시권력의 면면을 드러낸다.

「바이러스가 남긴 트라우마」에서는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헝가리 유람선 침몰 등 여러 사회적 재난의 심리지원을 맡았던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이 감염병이라는 재난의 트라우마에 관해 이야기한다. 감염자와 유가족 등 코로나19의 직접 피해자부터 일상의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시민들까지 모두가 기억해야 할 심리적 조언은 트라우마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킬 신뢰와 연결감, 회복탄력성을 강조한다.

「‘사회적인 것’으로서 코로나: 과학과 정치 사이에서」는 책 전체의 주제를 아우르며 생물학적·보건의료적 ‘사건’인 동시에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현상’으로서 코로나19를 다룬다. 감염병이라는 레짐은 이 장에서 비로소 시공을 초월한 세계체체의 결과이자 현실로서 조명되며 그 토대와 모순, 다양성의 메커니즘과 정치적 동학을 드러낸다.

「불평등한 세계에서 팬데믹을 응시하다」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청도대남병원의 정신장애인에서부터 요양시설의 노인, 이태원 클럽의 성소수자, 구로 콜센터와 택배회사의 노동자를 비롯해 기울어진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현실로 들이닥치는지를, 또 그들의 삶과 죽음이 전 인류의 운명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첨예하게 포착해낸다.

「전염병과 종교」는 ‘사탄의 모략’ ‘믿으면 낫는다’ 운운하던 신천지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의 비이성적 존재 방식을 비판하는 기존의 논의를 넘어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다시 연결’”하는 종교의 힘, 자발적 나눔과 연결감의 회복에 주목한다. 사이-공간으로서 영적 거리에서 관계성을 돌아보고 서로를 돕는 종교인, 나아가 시민의 자세를 역설한다.

「코로나와 젠더: 정의로운 돌봄을 향하여」는 코로나 시대에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을 던진다. ‘아플 때 쉴 수 있는가, 그 쉼은 제대로 된 쉼인가, 그 쉼을 돌보는 이는 누구인가.’ 오랫동안 저평가되었던 돌봄노동의 가치를 되묻고, 분배의 부정의를 해체하는 일, 돌봄을 모든 시민의 기본 책무이자 권리로서 재설정하는 일은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일지 모른다.

「‘코로나!’, 아시아인의 경험: 바이러스가 드러낸 인종차별 문제」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구실을 발견한 서구사회의 인종주의를 고발한다. 바이러스의 유행을 계기로 온갖 차별과 낙인, 모욕과 테러의 표적이 된 아시아계 시민의 현실은 아프리카계·유대계·아랍계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무지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펼쳐놓는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방역 성과는 오리엔탈리즘의 오래된 논리와 만나 ‘최악의 감시국가 + 순종적인 국민성’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합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하나의 건강, 하나의 세계: 기후변화와 인수공통감염병」은 코로나19를 단발적 사건이 아닌 기후위기의 일환으로서 분석하며 바이러스와 인류의 지독한 관계를 폭로한다. 사람-동물-환경을 하나로 잇는 새로운 지구적 차원의 대응체제가 구축되지 않는 한, 서식지 파괴, 대량 사육, 교역 증가와 탄소 경제 등 무수한 요인은 이제까지 알려진 250여 종의 인수공통감염병과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재출현을 끊임없이 유발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기억의 전승이 필요하다.

「감염의 연대기」는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경험한 역병의 기억을 하나씩 되살리며 코로나19를 성찰하는 우리의 시야를 어제오늘이 아닌 1만1700년 인류사의 시간으로 넓혀준다. 흑사병과 콜레라, 스페인독감과 신종플루에 이은 감염병 연대기의 한 장으로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가?

회원리뷰 (13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포스트코로나 사회.김수련 외.글항아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박*주 | 2020.06.19 | 추천10 | 댓글4 리뷰제목
 p.12감염병 유행과 대응의 기술적 측면, 그리고 인권과 정의, 불평등을 현실에서 매개하는 정책과 제도의 개선은 재정, 법률, 행정구조, 정치 등의 이유로 실현되지 못하는 일이 태반이다. 전염병인 코로나는 출판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와 관련된 책들이 앞다퉈 출간되고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응 돌아갈 수 없으니 다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
리뷰제목

 

p.12

감염병 유행과 대응의 기술적 측면, 그리고 인권과 정의, 불평등을 현실에서 매개하는 정책과 제도의 개선은 재정, 법률, 행정구조, 정치 등의 이유로 실현되지 못하는 일이 태반이다.

 

전염병인 코로나는 출판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와 관련된 책들이 앞다퉈 출간되고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응 돌아갈 수 없으니 다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 역시 그런 책 중의 하나라 생각하고 앞으로의 사회는 어떨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달랐다. 미래를 보고 있는 책이 아니라 소외된 부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에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그 시선이 너무나 따뜻하고 고마워 눈물이 나는 대목도 많았다. 나 역시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이 더 많아져 힘들다를 입에 달고 있다. 내 손톱에 박힌 가시가 아프다는 핑계로 다른 이들의 더 큰 아픔을 볼 생각도 하지 않았음을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통해 반성했다. 

 

p.18

 

감염병을 생물학적인 사안 위주로 이해하면 약자에게 '좋은' 미래는 막막하다.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어도 누구에게 먼저 차례가 돌아갈까. 치료제가 있다 한들 그걸 부담할 능력이 될까.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더 급하게 필요한 것은 '어떤 변화가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곧 정치적 지식이지도 모른다.

 

이처럼 이 책은 코로나와 관련된 정치적인 기제들, 그속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이대로 끝이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감염병의 재유행은 언제든 발생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그때마다 또 불평등 속에 아파도 편히 아플 수 없는,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아프다고 밝힐 수도 없는 이들이 없도록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함을 인지시켜주는 <포스트 코로나 사회>이다. 

코로나19 사태 때 대구 한 병원 중환자실에 파견되어 근무한 김수련 간호사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이자 코로나19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동은 교수님의 이야기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버티고 있는 의료진 여러분의 힘든 상황을 볼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무늬만 의료도시이던 지역의 민낯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다. 

 

p. 43

'살려주세요'

고요한 어둠 속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목소리가 맴돈다. 우리가 지나온 길에 죽어 넘어진 환자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꽉 차 오른다. 어둠 속에 누운 간호사들의 그림자를 하나하나 훑었다. 지친 어굴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떠받치기 위해 제 몸을 마구 밀어 넣은 간호사들의 얼굴을 마주 본다.

 

p.47

갑작스러운 결정에 옮겨갈 병원을 구하지 못한 대구의료원 입원환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까지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는 12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만 500개의 병상이 있다는 '메디시티 대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할 병원은 없었다.

 

 

전염병은 신체적인 고통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었다. 혐오와 차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p.57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의 혐오와 낙인, 차별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비슷한 말들이 대구를 향했다.

 

p.74

누구의 잘못도 아닌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휴업을 요청한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야 한다.

 

p.79

코로나 19는 여전한 현재라서, 우리는 도리없이 지난 2월을 돌아봐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지금보다 '더 어두운 자리들'에 이미 깃든 적이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열일' 중이기 때문이다.

 

p.89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시설 거주를 자활이나 보호의 개념이 아닌 주거와 권리에 기반한 복지 개념으로 사고하지 않는 한, 도래하는 감염병 시대에도 시설에 '방역 이상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감염병은 청소에 가깝다. 청소는 안과 밖에서 안전하고 깨끗하게 살기 위한 전제이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감염병은 사람을 우울하게도 한다.

p.97

감염병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은 사람을 극도로 무기력하게 만든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함으로써 조절감과 만족감을 느기는 것은 우리가 활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감염병 유행이 장기화될수록 사람들의 피로감과 무력감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결국 화합과 연대이다.

 

p.106

화합과 연대, 지지와 응원으로 이어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감염병으로 인한 트라우마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다. 비난과 차별, 혐오의 말이 아닌 회복을 기원하는 따뜻한 응원의 말 한 마디가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다.

 

개인적으로 '조한진희 코로나와 젠더: 정의로운 돌봄을 향하여' 파트가 마음에 많이 남았다. 앞으로 이 사태가 이어지거나, 또 새로운 펜더믹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군가는 아픈 이를 돌보아야 하는데, 그 '돌봄'은 누구의 몫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젠더라는 단어만 나오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이들도 있을 것이지만 그런 문제의 영역이 아니라, 앞으로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누군가의 희생만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안 된다는 것을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생각하는 대목이었다.

 

p. 166

질병은 여성과 가깝다. 아이가 아플 때 책임의 눈길은 어머니를 향한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주로 돌보는 이는 어머니, 아내, 며느리, 딸이다. 물론 아픈 사람이 없더라도 집안의 의사는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 가족의 건강을 살피는 이는 주로 여성이다.

 

p. 167

코로나19로 그동안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담당하도록 탈가족화한 돌봄은 빠르게 해체되었다. 겨우 사회화했던 돌봄이, 폭발적으로 집으로 몰려든 것이다.

 

p.179

이런 구조에서 임노동과 돌봄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이의 삶은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워킹맘과 과로사 사건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실은 상당수 여성이 과도한 '이중노동'으로 인해, 위태로운 사선 위에 살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코로나19로 나역시 가정과 직장에서 해야할 몫이 늘어나 피곤한 나날이다. 한번씩 내가 혹시나 코로나에 걸린다면?을 상상했을 때..정말..암담하다. 마음편히 아플 수도 어디 있을 곳도 없을 것이에 말이다.

 

 

p.181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은 돌봄에서 젠더를 해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혈연가족에 묶여 있는 돌봄을 시장에서 사회화하는 방식으로는 완성되지 못했던 돌봄의 다층위성을 살려낸다. 질병이 다양한 정치적 필요가 펼쳐지는 장이라고 할 때, 보편적 돌봄자제공 모델은 정의롭고 안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체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에 눈이 갔다. 이는 전염병이라는 특수 상황이 아니더라도,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고, 잘 아플 수 있는 방법이기에 꼭 필요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안타깝게도 코로나19가 끝나 이를 되돌아보며 그땐 이랬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끝나기만을 기다려서 될 일도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했던 문제들은 앞으로 또 발생할 일들을 미리 막고 모두가 제대로 돌봄을 받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함을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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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포스트 코로나 사회_팬데믹의 경험과 달라진 세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청**구 | 2020.06.26 | 추천4 | 댓글1 리뷰제목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중국에서 신종바이러스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때만 해도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메르스, 사스 때도 불안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때는 마스크도 거의 끼지 않았고, 이렇게 장기화되지도 않았다.  이탈리아가 코로나 19에 무방비 상태로 당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것은 바이러스에 대한 타자화였다. 자신들;
리뷰제목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중국에서 신종바이러스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때만 해도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메르스, 사스 때도 불안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때는 마스크도 거의 끼지 않았고, 이렇게 장기화되지도 않았다.

 

이탈리아가 코로나 19에 무방비 상태로 당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것은 바이러스에 대한 타자화였다. 자신들의 기준에서 '후진국'인 중국에서 발생한 감염병 유행을 '내'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스페인 독감으로 수천만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던 것이 불과 한 세기 전이었는데도 사람들은 기억에서 그것을 지웠다.

한국은 어떠한가? 얼마 전 신병주 교수님의 조선시대 K-방역에 대한 특강을 봤지만 조선은 건국부터 위화도 회군시 여름이라 전염병 때문에 군사를 돌려야 한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변변찮은 의료 기술이나 약, 의료진이 없던 시절이라 '호열자', '홍역' 같은 전염병이 한 번 돌면 수천, 수만명이 죽어나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덧 경제 대국이 되면서 우리의 의료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한국은 이런 감염병 유행의 역사에서 단절적으로 변화했다.

그 유명한 스페인 독감은 단지 몇가지 기록으로만 존재하고, 신종인플루엔자 A나 메르스처럼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감염도 주로 의학이나 자연과학 영역의 관심으로만 남았다.

우리는 코로나 19 유행을 통해 체제 수준의 감염병을 처음으로 경험하는지도 모른다. 그 지속의 시간은 타자로서의 감염병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즉, 역사적 과정을 이해하고 체화하며 축적하지 못하면 훗날에도 그 때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해도 타자화를 극복하기 힘들다. 저자들의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출발하고 있다. 아직 유행이 채 끝나지도 않아서 사실 이 책의 기술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고, 먼 훗날가면 틀린 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대비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기 위한 역할은 충분히 필요하고 또 그럴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감염병이 길어지고 확산되면서 생물학적 영역에서 사회학적 영역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는데 벌써부터 마스크는 우리를 옥죄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유행을 에방하는 한가지 방법, 즉 사회적 거리두기는 말 그대로 사회적인 것이지만 이를 넘어 검역과 감염자 확인, 격리, 치료 등 바이러스에 대응히는 개인,지역사회,국가 수준의 전 과정은 행동,심리,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나아가 때로는 영향 정도를 넘어 전파와 유행의 결정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금 경험하는 집단적 현상, 즉 사업장 폐쇄와 단축 조업, 생산과 소비 위축, 자영업과 중소기업이 있는 타격, 대규모 실직, 소득감소 등의 사회적 성격은 자명하다.

일자리와 소득을 두고 이를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도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책과 제도, 기술적 대비는 절반의 성공(실패)라고 보여진다. 바이러스니, 검사와 역학조사 방법이니, 병원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니 하는 것은 꽤 많은 준비를 해뒀고, 메르스 등으로 학습이 되어 있었다. 결국 이만큼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사실 한국은 이 전염병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다.

정에 의한 사람과 사람사이의 접촉 다수, 음식 같이 퍼먹기 문화, 종교나 모임에서 유별나게 행동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단체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굉장히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는 편이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한국사회가 비교적 넓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한 때 대구가 유행이었을 때 호남은 거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지켜봤다. 물리적 거리가 얼마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재 서울,경기가 유행하는데 역시나 영호남은 진정세다.

감염병 유행에 대응하는 '현장'에서의 사회적 실천이 개인과 공동체의 자기결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분권화와 개별화로 인해 지자체 차원의 통제도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국가차원에서의 감염병 통제는 흔히 권위주의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조치들이 동원된다.

 

이제는 감염병을 생물학적인 사안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뉴 노멀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것은 그냥 오거나 저절로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야 하고,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또는 적어도 인간의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책은 대구에 파견된 간호사와 의사선생님들 이야기로 먼저 시작한다.

지금도 의료현장에서 여러가지 어려움과 싸우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손바닥에 엄지척을 담아 '존경합니다'의 수화를 이 글을 쓰며 다시 했다. 오늘 회사에서 사장님을 비롯해 '덕분에 챌린지'를 SNS로 접했다.

정말 '덕분에' 그래도 안전하게 믿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는 안전한 의료체계가 있다는 그 믿음, 그것은 팬데믹을 혼란으로부터 조금 떨어트려준다.

 

하지만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서 인간의 저 밑 심연에 있는 본심이 드러난다.

영화 '부산행'에서 보여준 인간의 이기심 기억하는가?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의해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칸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것 말이다.

 

중국 우한에서 알 수 없는 폐렴이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의 혐오와 낙인, 차별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비슷한 말들이 대구를 향했다. 숱한 미움과 차별의 말들 때문에 대구 시민들도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대구, 나아가 우리 사회가 코로노19를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장에서 큰 힘을 주었던 말들은 따로 있었다. (중략) 

"함께 하는 많은 사람 덕분에 팽목항의 세찬 바람을 견딜 수 있었듯, 지금도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으니 힘내세요"라고 쓰인 편지가 같이 놓여 있었다.

"코로나 환자 치료하다가 선생님이 아프면 안돼요!" 어린아이가 보내온 동영상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p.57 ~ 58

 

그렇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위로, 공감이면 되는 것을.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무능한 대처에 반대로 한국사회는 5년전 메르스를 통과하며 정부의 무능한 방역 시스템과 컨트롤 타워 부재를 딛고 일어섰다. 우리는 그떄와 견주어 보면 질병관리본부도, 혹시나 했던 정부도, 비협조적일 것 같던 사람들도 놀랄 만큼 각자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를 봐도 우리만큼 마스크를 충실히 끼는 국민은 없다. 한국 같은 나라는 없다라는 말은 당연한 칭찬 같다.

 

결국 코로나는 죽음과 맞닿아 있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고인 없이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과 공포를 느끼거나, 죽음 자체를 믿지 않으려 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고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다시 맺을 수 없다는 정서적인 고독감을 경험하며, 사망과 관련된 과정을 연거푸 그려보거나 죽음을 되돌리는 상상을 하는 등 고인에 관한 생각에 과도하게 몰두하기도 한다.

궁극적인 과제는 트라우마 경험을 우리 자신의 정체감으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회상 후 성장은 트라우마 경험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통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많은 사회적 문제점도 야기됐다. 온라인 쇼핑, 배달, 택배의 증가로 이들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나 안전 등이 위협받았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은 코로나 역시 더욱 심화시켰다. 아픔은 아픈 사람한테 항상 더 세게 다가온다.

우리 사회가 모두 공존과 같이, 불평등의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지금은 내가 살아남은 것 같지만, 다른 사람이 없다면 권력자, 부자가 무슨 소용인가. 이제 해외에서도 잘 받아주지 않을텐데 말이다.

 

2020년 많은 사람들이 처음 경험하는 규모의 팬데믹, 사회,정치,경제,문화,환경을 넘나들며 체제 변화 수준의 감염병은 과거의 일상을 낯설게 만들었다.

또한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바꾸어놓으며, 이제는 예전처럼 5년, 10년을 예측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과거 2년의 변화보다 최근 두달의 변화가 더 빠르고 컸다고 하듯이.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다.

과거와 가까운 미래 그 사이에 끼인 현재의 힘든 경험들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우리의 삶을 갈라지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의료현장, 보건, 인권, 트라우마, 국제정치, 경제, 종교, 노동자, 여성, 돌봄, 불평등에 대한 현재의 코로나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역시 코로나블루를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전염병은 우리에게 끝을, 약점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작은 바이러스에 수십억의 인류가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옆을 보자.

결국 우리는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

(코로나로 그나마 유일하게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독서다. 어디 밖에 나가지 못하니까 말이다. 글항아리의 삼국지와 법으로 읽는 유럽사도 코로나 시기 독파한 책이다)

 

코로나로 인한 독서가 늘어나면 예스24 주식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아, 투자실패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더 많이 하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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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eSuisPasUnVirus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 | 2020.10.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 사람의 예감은 예민함으로 끝나지만 한 사회의 구성원들, 지구인들의 예민함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낳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계기로 작동할 것이다. (90)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읽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현상과 용어들에 대해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털모자와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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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예감은 예민함으로 끝나지만

한 사회의 구성원들, 지구인들의 예민함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낳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계기로 작동할 것이다. (90)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읽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현상과 용어들에 대해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털모자와 털장갑이 생각나는 제법 쌀쌀한 밤이다. 작년보다 춥게 느껴지는 건 홀쭉한 주머니사정 탓일까. <위대한 개츠비>의 톰처럼 나도 아팠다고 말하는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안전한 계층의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은 ‘여러 겹의 소외와 고립’을 겪는 사람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들을 향한 따스한 손길과 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어느 책에서 병과 고통은 그때의 당사자만이 아는 아픔이라고 정의해서 쓸쓸하면서도 다행이다 싶었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지난날 이야기로 웃어넘기는 그런 날이 올까..

 

<포스트 코로나 사회>는 전공과 경험이 다른 글쓴이들이 코로나 현상을 다방면에서 다룬다. 감염병에 대해 말하지만 생물학적 차원 넘어 ‘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감염병은 ‘재난’이며 국가재난인 만큼 트라우마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외상 후 ‘성장’을 이끌어내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지지’를 요구한다. 같은 재난에 대해서도 ‘내적 경험’이 다르기에 그들이 고통과 심경을 언어화하는 창구를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나부터가 감염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인색할뿐더러 “아, 이단!” “아, 정신요양시설!” 식으로 쉽게 분류하고 일단락 짓는데 익숙하다. 나와 내 가족도 걸릴 수 있다는 불안 지수만큼이나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며 ‘타자화’하는 경향이 짙다.

 

책의 저자들은 감염병의 위험 속에 혐오와 차별에 내몰리는 취약계층에 대해 힘주어 말한다. 실버타운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냐는 질문이 매서웠다.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돌봄지원마저 끊긴 채 밖으로 나올 날이 불투명한 소외계층의 이야기는 나의 불편과 한정적인 주변 파악에만 쏠렸던 시야를 확 트이게 했다. 마스크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사정을 고려하지 못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없는 ‘불가능성’이 날카롭게 나의 무지를 찔러댔다. 지식과 문화 예술과 대기업 쪽은 거리두기가 가능하지만 생산과 유통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배달라이더나 마트계산원이나 버스기사들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대개 방역수칙대로 쉴 수도 없다. 이주노동자나 난민들은 위생과는 거리가 먼 협소한 공간에서 지낸다. 그들은 빈곤과 혐오(분노 분출)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다. 그리고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정서적 과로사’에 놓인 가정내 돌봄 종사자들이 있다. 간호와 돌봄노동을 하대하고 노동 값어치를 제대로 매기고 보상하지 않는 시스템도 감염병 사태를 통해 그 민낯을 드러냈다.

 

여러 글과 함께하는 동안 감염병을 정치화, 타자화, 개인화하는 무의식적인 동조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국가 간 협력과 연대가 이루어지기보단 이동 봉쇄와 황인종에 대한 폄하(황화론)를 재고착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피부색만으로 ‘바이러스’ 취급받고 ‘혐오범죄’의 타깃이 된다. 잘못된 설교로 교인들을 선동하는 정치화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유달리 주목한 부분은 ‘개인화’였다. 사계절을 돌면서 정부 정책이 오히려 혼선을 빚게 하고 감염병 폭발을 일으키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피해가고 싶지만, K-방역의 성공 못지않은 어두운 이면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가차원의 공공재 마련이 아닌 개인의 생활방역과 위생 수칙을 강조함으로써 ‘각자도생’과 계층간 격차를 두텁게 조장하는 부분(신자유주의적 감염병 레짐)이 있다. 시민의식의 우수함이기도 하지만 뒤집어보면 세월호 참사 집단후유증으로 알아서 제 살 길을 찾는 자구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내내 꼭지마다 다른 이유로 추천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육체적, 정신적 안녕 너머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인지 점검할 필요를 느꼈다. 모든 재난 정보는 비장애인과 성인에 맞춰있어 장애인과 취약계층은 코로나블루와는 비교도 안 될 ‘코로나블랙’을 겪고 있다는 말도 아팠다. 그러면서도 금세 개인으로 돌아가 일상의 루틴을 어렵사리 찾으며 느끼는 ‘조절감’이 한없이 소중한 요즘이다. 책이 던지는 무시무시한 질문은 코로나 백신 개발이 수익성 문제로 미진하지만, 만약 만들어진다고 해도 누구한테 먼저 갈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 ‘공동 대응’만이 살 길인데 코로나19의 정치경제는 불평등과 부정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한시적으로 이곳을 잠시 빌려 쓰는 존재들이니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생태를 물러주어야 마땅한데 갈 길이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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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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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코로나로 세상을 달리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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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0.06.05
구매 평점4점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처절하고, 사회학자,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는 버릴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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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e***n | 2020.11.06
구매 평점4점
요즘시대를 견뎌나갈수있는 힘을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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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j*****2 |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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