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3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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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80쪽 | 892g | 140*225*37mm |
ISBN13 | 9788937442568 |
ISBN10 | 8937442566 |
발행일 | 2022년 03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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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80쪽 | 892g | 140*225*37mm |
ISBN13 | 9788937442568 |
ISBN10 | 8937442566 |
MD 한마디
[오르한 파묵의 팬데믹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오 년의 매진 끝에 발표한 이야기. 『페스트의 밤』은 1901년 오스만 제국하의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에 페스트가 퍼지면서 시작한다. 곳곳에서 오늘의 상황을 마주하게 하는,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교묘하게 엮어낸 역사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 MD 박형욱
서문 13 페스트의 밤 18 많은 세월이 흐른 후 723 옮긴이의 말 777 |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는 와중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제목부터 시의적절한 소설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부터 집필하고 있었고, 소설이 나온 이후에야 팬데믹은 시작되었다. 그렇게 보면 그가 놀랄만한 예언을 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은 언제고 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이런 식으로 전 세계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겠지만). 소설가로서 그는 강력한 재난 앞에서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재난으로 전염병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재난을 다루는 소설이나 영화는 제한된 공간에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그렇게 했을 때 재난은 증폭되고, 사람들은 본성을 드러내며, 사회는 인간의 본성에 여지 없이 휘둘린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1901년 ‘유럽의 병자’로 불리며 기울어가는 제국 오스만의 한 섬 민게르 섬에서 일이 벌어지며, 그 섬은 고립되고 만다.
민게르 섬은 이슬람교와 기독교(정확히는 그리스정교)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페스트를 막기 위해 오스만 제국의 황제는 제국에서 가장 뛰어난 방역 전문가인 기독교인 본코프스키 파샤를 파견한다. 그러나 그는 몇 일 지나지 않아 거리의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이어 민게르 섬으로 파견된 이는 자신이 폐위시키고 감금한 자신의 형이자 전임 황제의 셋째 딸 파키제 술탄과 그녀와 결혼시킨 이슬람교인 의사 누리였다. 그들은 의화단 사태로 혼미한 중국에 특사로 파견되어 가던 중이었다. 파키제 술탄은 결혼 전까지 하렘에 갇혀 밖의 세상을 보지 못하고 살았다. 사실 왜 황제가 자신과 자신의 남편을 중국으로 가는 배에 태웠는지 영문도 모르고 있었다.
부마 누리는 민게르 섬의 총독 사미 파샤와 함께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지만 정부의 체계는 허술했고, 주민들은 그 방역 체계를 의심하며 따르지 않았다. 결과는 방역 실패였고, 사망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만다.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섬을 봉쇄하기 위해 전함을 보내고, 이스탄불도 그 압력을 굴복하여 섬의 봉쇄에 동참하고 만다. 민게르 섬은 본국에게도 버림받은 신세가 되어 버렸고, 자력으로 페스트를 극복해야만 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극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그 일들은 의도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여러 우연적 사건이 필연처럼 받아들여지고, 필연은 다시 여러 우연을 통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모든 역사가 그렇고, 소설은 역사가 그러함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오르한 파묵의 이 소설은 매우 정교하다. 가상의 섬이며, 가상의 역사이지만, 실제의 섬처럼, 실제의 역사처럼 여기게 만든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실제의 역사가 있었으며, 그런 역사 속에서 동지중해에 떠 있는 한 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연적인 사건이 필연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 우연적인 사건들을 우연적으로만 그리고 있지 않는다. 그 다음에 일어나는 사건들과 아귀가 맞으며, 또 먼 훗날의 운명과도 연결되어 있다.
오르한 파묵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이 소설을 완성시켰음에도 이 팬데믹이 어떻게 악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통찰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읽으며 씁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1901년 버림받은 한 섬의 풍경이 21세기 세계 곳곳에서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대의 징조를 느낀다고 했었다(황지우). 소설가는 역사를 현재처럼 그린다. 현재를 역사처럼 그린다.
2006년 터키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은 작가.
전 세게적으로 이름이 나 있지만 한국에서도 익히 널리 알려진, 많이 읽히는 소설가이다.
'내 이름은 빨강'이란 소설로 알려져 있다.
터키 내에서 진보적 정치발언으로 우파들에 의한 협박과 위기를 느껴 조국 터키를 떠나 프랑스에, 그리고 미국으로 가서 터키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우연치고는...
이 소설을 위해 5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지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고, 이 상황은 파묵이 마치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예견한 듯한 상황이 눈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선 까뮈의 페스트가 생각나고 책을 받고 책의 분량에-780페이지 정도-....
1900년대 초 오스만제국하의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에서 일어나는 페스트와 살인과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을 향해가는 이야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며 읽는 것도 무척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