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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의 밤

페스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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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소설 74위 | 소설/시/희곡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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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780쪽 | 892g | 140*225*37mm
ISBN13 9788937442568
ISBN10 893744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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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오르한 파묵의 팬데믹 소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오 년의 매진 끝에 발표한 이야기. 『페스트의 밤』은 1901년 오스만 제국하의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에 페스트가 퍼지면서 시작한다. 곳곳에서 오늘의 상황을 마주하게 하는,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교묘하게 엮어낸 역사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 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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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영혼을 가진 몇몇 선장들은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에서 “분홍색 돌로 만든 초록의 다이아몬드”라고 표현한 멋진 모습이 수평선에 나타났을 때 민게르 풍경을 만끽하도록 승객들을 갑판으로 초대했고, 동양으로 가는 화가들은 폭풍을 머금은 검은 구름들을 추가해 이 낭만적인 풍경을 열정적으로 화폭에 옮겼다. --- p.18

“안타깝게도 민게르섬에서 페스트가 발견되었습니다.” 본코프스키 파샤가 말했다. “발병력도 아주 높고요.”
“무슨 말씀이신지요?”
...
“상황은 기사에 쓰인 것보다 훨씬 나쁩니다.” 본코프스키는 권위적인 태도로 말했다. “인도와 중국에서 수천만 명을 죽인 것과 같은 균이고 같은 전염병입니다. 이즈미르에 온 것도 같지요.” --- p.27

환자는 어디에 있지? 사람들은 환자를 보여 주는 대신 비난하는 듯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본코프스키 파샤는 갑자기 너무 불안하여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때 갈색 머리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당신은 우리를 파멸시키기 위해 또 이곳에 질병과 방역을 가져왔소! 하지만 이번에는 성공하지 못할 거요!” --- p.92

“파샤, 이 사람이 진짜 살인잡니까? 아니면 혹독한 심문을 견디지 못하고 자백했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당신에게 보낸 전보만 아니라 나에게 온 칙령에서 우리 파디샤께서는 살인자를 즉시 색출하기를 무척 원한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 없이 당신도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습니다!”
...
“파디샤께서는 이런 식으로 본코프스키의 살인범을 찾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폐하가 무엇을 원하시고 어떠한 방식을 원하시는지 마치 아는 바라도 있는 듯이 말씀하시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폐하는 셜록 홈스 이야기에서처럼 살인에 관한 세부 사항들을 조사하고 구타와 고문이 아닌 증거에 의거하여 본코프스키 파샤의 진짜 살인범을 찾기를 원하십니다.”
“셜록 홈스가 누굽니까?” --- p.223

무슬림들 사이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적대심은 때때로 오스만 관료, 총독, 군인을 향한 분노로 변했다. 섬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기본적인 감정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지난 오십 년 동안 유럽인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선포된 모든 개혁 조치,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평등을 위해 반은 유럽의 압력으로 반은 진심으로 행해진 개선과 개혁이 진행된 후 섬이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유럽은 도움을 주기는커녕 섬을 섬사람들의 운명에 맡겼다고 생각했다. --- p.368

“이제 아무도 우리 말을 듣지 않을 거요!” 사미 파샤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말했다.
“정반대입니다, 파샤!” 콜아아스가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유명한 답변을 했다. “지금 우리가 한 걸음 나아가 혁명을 선언한다면 진보를 사랑하는 민게르 민족은 우리와 함께 한 걸음이 아니라 두 걸음을 내디딜 겁니다.” --- p.465

이제 콜아아스는 발코니의 난간까지 다다랐다. “이스탄불로부터 전보를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를 다스리기 시작하면 방역은 끝날 것이고, 질병은 잠잠해질 것이며, 우리 모두 안전해질 겁니다.” 그는 진짜 정치인처럼 말했다.
그런 다음 광장을 향해 몸을 돌리고 온 힘을 다해 외쳤다. “민게르 만세! 민게르인 만세! 민게르 민족 만세!” --- p.467

그토록 많이 분주하게 일하고, 도시에서 도시로, 전장에서 전장으로 뛰어다니던 군 생활 이후 드디어 인생에서 두 달 반 동안 행복을 맛보았다.
신이여, 정말 너무 짧습니다! 아내가 아프다면 모든 것이 끝났다는 의미였다. 단지 아내와 아내의 배 속에 있는 아이만이 아니라 그도 분명히 죽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민게르 민족의 마지막이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 p.560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누리가 말했다. “더구나 당신은 어제까지만 해도 방역을 반대하셨잖습니까?”
“한 민족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전환점에서 우리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국무총리 니메툴라흐 에펜디가 말했다. “우리의 실수가 부끄럽소. 우리는 이곳을 떠나 테케로 돌아갑니다.” --- p.649

아이들은 랜도를 타고 아르파라 마을에 와 선물과 말린 생선, 비스킷 꾸러미를 전달한 여왕과 무척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지만 그녀가 민게르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더욱이 여왕을 굉장히 좋아하는 한 여성은 안고 온 파란 눈의 여자아이를 예뻐해 달라는 의미에서 여왕의 품에 안기고 남편이 전염병으로 죽었을 때 손해를 입은 집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상금을 안타깝게도 받지 못했다는 사연을 울면서 이야기했고, 자신은 혼자이며, 그 고통을 여왕에게밖에 말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 p.285

여성 교육감은 민게르의 모든 교실에 걸려 있는 지휘관과 아내의 사진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돌아서서 나를 향해 말했다. “파키제 여왕도 이 어린 민게르인을 자랑스러워하셨을 거다!”
--- p.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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