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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 양장 ]
리뷰 총점8.8 리뷰 88건 | 판매지수 9,102
베스트
휴먼 에세이 6위 | 국내도서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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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02쪽 | 190g | 113*180*11mm
ISBN13 9788934992097
ISBN10 893499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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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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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무라카미 하루키가 오랜 시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아버지와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회상을 시작으로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 과거를 되짚어간다. 아버지의 시간으로부터 이어져온 작가 하루키와 하루키 문학의 궤적을 좇는 단 하나의 서사. - 에세이 MD 김태희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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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언젠가는 문장으로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시작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 가족에 대해 쓴다는 것은(적어도 내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일이고, 어디서부터 어떤 식으로 쓰면 좋을지 그 포인트가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그 짐이 내 마음에 오래도록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해변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 그 이야기부터 쓰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문장이 술술 자연스럽게 나왔다.
내가 이 글에서 쓰고 싶었던 한 가지는, 전쟁이 한 인간―아주 평범한 이름도 없는 한 시민이다 ―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내가 이렇게 여기에 있다. 아버지의 운명이 아주 조금이라도 다른 경로를 밟았다면, 나라는 인간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라는 건 그런 것이다―무수한 가설 중에서 생겨난 단 하나의 냉엄한 현실.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주 미소한 일부지만 그래도 한 조각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하지만 나로서는 그 말을 ‘메시지’로 쓰고 싶지는 않았다. 역사의 한 모퉁이에 있는 이름 없는 한 이야기로서, 가능한 한 원래 형태 그대로를 제시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과거 내 옆에 있었던 몇 마리 고양이들이 그 이야기의 흐름을 뒤에서 조용히 떠받쳐주었다.
--- p.96-9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출간 즉시 아마존 재팬, 오리콘, 기노쿠니야 베스트 1위★
★〈문예춘추〉 선정 2019 ‘문예춘추독자상’ 수상작★

세월에 잊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세월에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있다


1917년 교토 어느 절집의 6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야만적인 전쟁의 나날을 견딘 후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 생활을 하다 2008년 고인이 된 무라카미 지아키. 작가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아버지 지아키는 소년 하루키에게 끔찍한 전장의 기억을 공유한다. 그중 중국군 포로를 군도로 척살해버린 무도한 기억의 조각은 현재까지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그 일은 대학살이 일어났던 악명 높은 난징전에 아버지가 참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으로 발전했지만 작가는 어쩐지 아버지에게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게다가 대학을 졸업한 뒤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린 채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서고부터는 절연에 가까운 부자 관계가 된 탓에 작가는 끝내 그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아버지와 사별하고 만다. 그러던 칠십대의 어느 날, 작가는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는 아버지의 삶의 풍경들을 글로 써 정리해보자고 결심한다.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렇게 출발했다. 독자가 직접 뽑아 그해 최고의 글에 수여하는 ‘문예춘추독자상’을 수상하는 등 열렬한 박수를 받는 한편, 일부 극우 역사수정주의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작가로서, 역사 속 개인으로서 ‘1949년생 무라카미 하루키’
그 시원과 궤적을 좇는 유일무의한 글쓰기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를 읽으면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첫머리에 등장하여 일 년 가까이 행방불명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고양이 와타야 노보루는 물론, 산 사람 가죽 벗기기 등 소설 속 잔인한 풍경들이 작가의 삶의 조각에서 비롯되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중국행 슬로보트》라는 작품의 출발점도 《후와후와》의 보드라운 회상이나 《기사단장 죽이기》 속 난징전 에피소드도 마찬가지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은 물론, 직간접적으로 식민지의 아픈 역사를 경험한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일 것이다.


[작가 인터뷰에서 ]

Q1- 충격적인 에세이였습니다, 아무래도 70세를 맞아 써야겠다고 생각하셨을까요.
무라카미- 지금 써서 남기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가족에 대해서는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써서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썼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하나의 책무로서.

Q2- 그것은 아버지가 세 번이나 소집된 전쟁, 특히 일본에 의한 중국 침략에 관한 일이어서일까요.
무라카미- 그것이 꽤 컸을 겁니다. 그런 일은 없던 것으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으니 일어난 일은 써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역사수정주의가 만연하고 있는데 큰일이지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아무래도 쓸 수가 없었습니다만 (2008년에) 돌아가시고 시간을 조금 둔 뒤 쓴 것입니다.

Q3- 학살이 일어난 난징 공략전에 아버지가 참전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에 좀처럼 기록을 뒤적여보지도 못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결국 난징전에는 아버지가 참전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셨죠.
무라카미- 그런 내용도 있어서 좀처럼 손을 데지 못했습니다만, 이제는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조사해보니 아버지의 부대는 우한 부근까지 진군했더군요. (코로나 뉴스에서) 우한(영상)을 봤을 때도 떠올랐습니다.

Q4- 중국은 초기 작품부터 여러 형태로 다뤄졌습니다. 중대한 문제인 만큼 계속 등장하는 것이겠지요.
무라카미- 그렇습니다. 확실히 하나의 테마랄까, 모티프가 되었습니다.

Q5- 아버지의 부대가 포로인 중국 병사를 처형한 일 등 직접 들은 이야기가 컸을까요?
무라카미- 아무래도 어린 시절이었으니 충격이랄까, 지울 수 없죠.

Q6- 과거 오랜 시간 ‘절연’ 관계였다는 부자에 대한 묘사에서 독자들이 많이 놀랐습니다.
무라카미- 그 문장은 쓰기 꽤 힘들었습니다. 나에 대한 사실을 쓴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니까요. 어떻게 써야 할까 스탠스를 정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지요.
_출간 기념 인터뷰에서┃마이니치 신문(2019.7.11)


[짧은 옮긴이의 말]

“옛일을 잊고 싶은 거겠지. 잠재적으로 그런 거겠지.”_ 《중국행 슬로보트》에서

잊고 싶은 옛일이 기억의 저편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끝끝내 붙들고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평생의 짐으로, 무거운 어깨와 함께.
작가 자신은 한 번은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었던 ‘아버지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가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얘기부터 쓰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술술 나왔다고 하지만, 도입부의 쉼표로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일말의 머뭇거림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무튼’이라는 접속사가 몇 번이나 등장하는 점에서도.
‘전쟁’이 한 인간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도 소설적으로 다루어졌지만, 《고양이를 버리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개인의 영역에서 다뤄진다. 그리고 나아가 인류의 모진 역사에 새겨진 무수한 ‘조각’의 기록으로.
_ 김난주(번역가)

회원리뷰 (88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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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고양이를 버리다 - 무라카미 하루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시**낙 | 2020.12.09 | 추천15 | 댓글16 리뷰제목
무라카미 하루키는 쉬지 않고 쓴다.아버지와 같이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이야기그의 글은 소설, 에세이, 어떤 형태이든 집중하게 만든다.담담한데 마음을 흔든다.세월을 벼려 단단해진 글이 마음을 뚫는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각자 세대의 공기를 숨쉬며 그 고유한 중력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틀의 경향안에서 성장해나갈 수 밖에 없을;
리뷰제목

무라카미 하루키는 쉬지 않고 쓴다.

아버지와 같이 바닷가에 고양이를 버리러 간 이야기

그의 글은 소설, 에세이, 어떤 형태이든 집중하게 만든다.

담담한데 마음을 흔든다.

세월을 벼려 단단해진 글이 마음을 뚫는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각자 세대의 공기를 숨쉬며 그 고유한 중력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틀의 경향안에서 성장해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되고 싶은 것이 되지 못한,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으른 나에게 하루키의 말은 위로다. 못하고 안했던 이유가 오직 게으름뿐이지만 그가 말한 고유한 중력을 짊어지고 보고 들었던 모든 것의 영향 하에서 범위 내에서 범주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자연의 섭리라는 말이 나의 핑계에 맞춤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책은 위로다. 휴식이다. 살아가는 양식이다.

누구든 어떤 방식으로든 조그만 위로와 격려를 받으면서 살아가면 된다.

 

살아갈수록 사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리는데 

날마다 읽을 책이 있어 날마다 책을 읽어서

내가 나로 살게끔, 나를 뒤돌아보게끔,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것 같다.

 

웬만한 신보다 낫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16
파워문화리뷰 『고양이를 버리다』역사의 한조각, 그 틈에 서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0.10.26 | 추천15 | 댓글1 리뷰제목
처음에, 이 책의 가제본을 읽었을때는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나 그의 생각들을 다 드러내지 않아 답답한 면이 컸다. 그의 글에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했음을, 말을 아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종종 이러한 불편한 관계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가 아버지와의 갈등을 이기고 비로소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컸다고 볼 수 있는데 어쩐지 미진;
리뷰제목

처음에, 이 책의 가제본을 읽었을때는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나 그의 생각들을 다 드러내지 않아 답답한 면이 컸다. 그의 글에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했음을, 말을 아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종종 이러한 불편한 관계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가 아버지와의 갈등을 이기고 비로소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컸다고 볼 수 있는데 어쩐지 미진한 면이 없잖았다. 책을 다시 읽으니 비로소 알겠다. 그가 그간 꾹꾹 눌어왔을 감정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토해낸 것임을. 우리 또한 사적인 감정들을 다 내비치지는 않지 않는가. 감춰두고 싶은 것을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젠가 하루키의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일본의 난징대학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사건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하루키는 아버지가 그 기간에 복무하였던 것을 큰 마음의 짐으로 생각하였던 듯하다.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시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그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작가는 아버지가 세 번의 참전으로 같은 시기에 있었던 난징 대학살 사건에 참여했을 거라는 기억에 일부러 관련 서류를 찾아보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뒤 비로소 찾아 보았고, 같은 부대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 그의 안도감이 조금쯤은 이해가 되었다. 




아버지와의 생각이 달라 오랜 시간을 보지 않고 살았던 하루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비로소 아버지에 대한 글을 남기기로 했다. 아주 개인적인 일들을 이야기해야 하므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그가 왜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들을 줄곧 썼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하루키의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는 절집의 차남으로 태어났다.어려운 시절이라 어느 절에 동자승으로 보내져 그 집의 양자가 되기로 하였지만 그곳에 적응을 못하였던지 다시 교토로 돌아왔다. 불교 학습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에 다니다가 전쟁이 터져 참전을 세 번 하였다. 돌아와서는 교토 대학 문학부에 들어가 나중에 교사 생활을 하였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아버지가 참전하게 된 상황을 그렸다. 그리고 초병들을 군인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포로인 중국 병사를 죽이게 했다는 이야기다. 아버지가 직접 가담했는지, 지켜보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의 고백을 들었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 이 이야기를 듣고 작가는 충격이 컸었던 것 같다. 진로때문에 아버지와 소원해졌고 굳이 관련서류를 찾아보지 않았던 것 또한 역사적 진실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점이 컸을 것 같다. 




언젠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야 할테지만 쉽게 글이 써지지 않았다고 했다. 어릴 적에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러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고양이를 박스에 넣어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해변으로 달려가 고양이를 버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그 고양이가 그들보다 더빨리 집으로 돌아와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안도감을 느꼈던 기억이었다. 비교적 가까운 장소라 바람같이 달려왔을 고양이를 생각하니 애틋한 면이 없잖았다. 그에 대한 일화는 우리 시부모님에게도 일어난 일이 있다. 새끼를 하도 많이 나아 성가셔진 들고양이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30분을 가 먼 곳에 버리고 왔더니 한 달만에 다시 집에 찾아와 할 수 없이 밥을 주었다는 말씀이셨다. 노란색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는 우리가 그 집을 방문했을때 얼굴을 비추지 않다가 한밤중이면 담 사이를 걸어다니곤 했다. 이처럼 고양이에 관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작가는 아버지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듯하다. 


그 자신 또한 '한 평범한 인간의 한 평범한 아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진실'이 그의 마음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그마나 어린 시절의 고양이를 떠올려서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이십 년쯤 아버지를 보지 않았다면 어릴적의 다정한 기억들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을테니. 




바꿔 말하면 우리는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 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고유하기는 하지만, 교환 가능한 한 방울이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빗물에는 한 방울의 빗물 나름의 생각이 있다. 빗물 한 방울의 역사가 있고, 그걸 계승해간다는 한 방울로서의 책무가 있다. 우리는 그걸 잊어서는 안 되리라. 가령 그 한 방울이 어딘가에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가, 개체로서의 윤곽을 잃고 집합적인 무언가로 환치되어 사라져간다 해도. 아니,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집합적인 무언가로 환치되어가기 때문에 더욱이. (93~95 페이지)


꽤 짧은 글이다. 아버지에 관한 개인적인 일들이므로 굳이 다른 책과 엮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타이완의 일러스트레이터 가오 옌의 일러스트와 함께 얇지만 묵직한 책 한권이 되었다. 많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쓴 글이었다. 번역자 김난주는 이 글에서 머뭇거림을 보았다고 했다. 나 또한 그가 많이 머뭇거렸음을, 말을 아꼈다는 것을 느꼈다. 머뭇거림에서 깊게 배어있는 묵직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글이다. 다 담아내지 못해 애써 갈무리한 글이다. 


더불어 가오 옌의 일러스트는 하루키가 가졌을 그 모든 마음들을 어루만져주는 듯 하다. 아련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위안(慰安)의 그림이다. 


#고양이를버리다  #무라카미하루키 #가오옌  #김난주 #비채  #하루키  #하루키에세이  #책  #책추천  #책리뷰  #에세이  #에세이추천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1
아버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21.03.18 | 추천12 | 댓글2 리뷰제목
지난해 말 직장을 그만 둘 때 같이 근무하던 분이 주신 책입니다. 얄팍하지만 무게감이 적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책을 받았을 때는 고양이를 버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아버지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성장해서 기억하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일상적인, 엄하셨던 모습일 것 같습니다. 작가 역시 ‘아주 평범한 일상의 흔;
리뷰제목

지난해 말 직장을 그만 둘 때 같이 근무하던 분이 주신 책입니다. 얄팍하지만 무게감이 적지 않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책을 받았을 때는 고양이를 버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아버지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성장해서 기억하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일상적인, 엄하셨던 모습일 것 같습니다. 작가 역시 아주 평범한 일상의 흔한 풍경이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고 했습니다.

 

작가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무렵 집에서 키우던 암고양이가 임신을 하자 버리기로 했던 모양입니다. 작가는 아버지를 따라 집에서 2km 정도 떨어진 북적거리는 해수욕장에 고양이를 버리고 왔다고 적었습니다. 고양이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집에 돌아온 고양이가 반기는 바람에 놀랐다고 합니다. 결국 고양이를 계속 키우게 되었다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꼬투리로 하여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사의 한 조각이라는 작가의 후기를 보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글로 정리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가족에 대해 쓴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실 무렵의 일을 글로 정리해보려는 생각을 수십 년째 하고 있지만 막상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어 충분히 공감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가족과 관련된 일을 줄줄 풀어놓았던 고 최인호작가님은 참 대단하신 분 같습니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는 부제를 단 고양이를 버리다를 읽다보면 고양이를 버리러 해변에 갔던 일에서 시작한 작가의 아버지에 관한 일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지난한 세월을 살아야 했던 선친의 발자취를 뒤쫓는 일이었습니다. 하루키의 선친은 동자승으로 시작하여 장성한 뒤에는 주지승이 되어 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1917121일에 태어났으니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했을 터인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해야 할지....’라고 표현합니다.

 

참전 군인들의 경우는 전쟁터에서의 일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 역시 선친의 생전에 전쟁중의 일을 자세하게 묻지 않았고, 선친 역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족적을 뒤쫓는 일이 수월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루키의 선친은 일본군 보병 16사단의 16연대에서 치중병으로 참전했는데, 16사단 20연대 소속으로 착각했다고 합니다.

 

20연대는 난징전투의 선봉에 섰던 부대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20연대에 배속된 사람들은 난징전투에서 참혹한 일들이 있었다고 증언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난징전투는 일본군이 30만명에서 10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하여 작가는 선친이 난징대학살에 관여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 망설임 끝에 시작한 본격적인 취재를 5년 만에 마치고 보니 하루키의 선친은 전투병이 아나리 치중병이었고, 전쟁 중에 소집이 해제되어 대학에 다녔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키의 선친은 전쟁 중에 포로를 살해하는 현장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가는 결국 전쟁이 한 인간-아주 평범한 이름도 없는 한 시민이다-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쓰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어떻게 굴러갔기 때문에 자신이 태어날 수 있었는지도 궁금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역시 선친께서 참전했던 6.25 동란의 종전을 전후하여 수태되었던 터인데, 전쟁 기간 중의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줄 분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너무 늦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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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서 아쉽지만, 읽어볼 만했다.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s*******4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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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전쟁터에서 위안부로, 인부로, 포로로 끌려간 분들의 모습들이 겹쳐 환불하고 싶었
4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4
YES마니아 : 골드 라*라 | 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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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매자님들의 잫은 리뷰를 보고 기대하고 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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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b********u |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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