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멈추었던 사진 작업을 다시 시작한 도진호가 포토에세이를 내놓았다. 책에서 그가 보여준 사진 화법은 비유법을 재치있게 구사하는 것으로 진한 감성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해준다. 그의 사진과 글에는 삶의 애환과 감성이 듬뿍 담겨있다. 만약 글을 읽지 않고 사진만 본다면 소재주의적인 사진들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삶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적인 글을 잘 버무림으로써 사진의 가치를 바꿔 놓았다. 누구든 이 책을 보면 분명 자신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들을 여러 번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보는 이는 작가와 감정을 공유하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흑백사진은 분명 컬러사진과는 다른 감성이 있다. 도진호는 그것을 잘 다루었다. 고통이 예술을 낳는가. 불현듯 찾아온 건강의 위기를 이겨 나가면서 그는 예전에 내려놓았던 카메라를 다시 들고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이렇게 삶의 여정을 헤쳐 나가면서 사진과 글로써 들려주는 도진호의 넋두리는 들을 만하다. 감성을 잃어버리고 기계처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그의 책 『괜찮아, 오늘 하루』를 권한다. 도진호의 책을 읽고 나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어떤 사람의 삶의 여정,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고통과 행복, 좌절과 희망, 위기를 극복하는 용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잔잔한……. 그러나 여운이 긴 감동을 얻게 될 것이다.
- 전성영 (역사문화사진가, 『천리장성에 올라 고구려를 꿈꾼다』 저자)
흔히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좋은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자의 예술인 경우가 많다. 밝게 드러난 빛이 그리는 그림은 화려함 속에 금방 스쳐 지나가지만, 그 너머에 자리 잡고 우리에게 말을 거는 그림자의 이야기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힘이 있다. 도진호의 사진과 글이 그렇다. 얼핏 빛을 이야기하지만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 일상 속에 감추어진 속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자와 마주하게 된다. 그림자 속에 감추어진 일상의 본 모습은 여간한 관찰력으로는 대면하기가 쉽지 않다.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태도와 진지함은 저자의 글 한 줄, 사진 한 장에서 오롯이 배어난다.
무심한 듯 스치는 눈길 한 번에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사진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경 따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사진 속 풍경에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그 모든 사진에는 사람과 삶을 향한 애정이 숨겨지지 않고 드러난다. 200여 장의 사진은 글과 함께 한 해를 담아내고 마지막 12월 31일의 격려와 함께 끝나는 듯하지만, 다시금 책장의 앞머리로 돌아가 새로운 1월 1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날마다 두고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 홍상표 (사진가, 『청소년을 위한 사진 공부』 저자)
꽤 오래전부터 들어온 이야기가 있다. 어느 젊은 출판사 영업자가 본디 사진 전공자인데, 정말 잘 찍는다고. 처음에는 희한한 일도 다 있네, 라고만 생각했는데, 지인이 책을 낼 적에 그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재주가 아깝다 싶었다. 그런 재주를 살려 사진작가로 나섰으면 좋았을 텐데, 삶에 무슨 곡절이 있어 출판계에 들어왔을까 궁금했던 것. 그러다 페이스북 친구를 맺으면서부터 일상을 찍은 그이의 흑백사진과 단상을 자주 보게 되었다. 이 스펙타클한 시대에 흑백사진이라니, 뭔가 어색해 보이고 뒤처진 듯했지만, 어떤 쓸쓸함 같은 것이 느껴져 좋았다. 늘 번잡하고 바쁘고 빛나는 시대에 호젓한 쓸쓸함을 느끼는 것도 드문 일이지 않은가.
이제는 다니던 곳을 그만두고 버젓한 출판사 대표가 되었건만, 사진에 품었던 그 열정을 식힐 수는 없는 모양이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과 썼던 글을 갈무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냈으니 말이다. 다시 찬찬히 보니 이념이나 정치성이 흑백으로 나뉘는 것이야 잔뜩 경계할 일이나, 사진은 흑백이 좋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빛이 있어 백이 먼저 보일 테고, 그 덕에 흑이 생기는 것, 그건 대립이나 모순이 아니라 합일이거나 통일을 뜻할 테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다. 삶의 단상을 사진으로 찍는 일은 한 편의 시를 쓰는 것과 같다. 무슨 말인가 싶으면 도진호의 『괜찮아, 오늘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보면 된다.
- 이권우 (도서평론가)
거리에서 풍경을 보는 것과 집에서 창문 너머로 바깥을 보는 건 다르다. 1층에서 보는 것과 2층에서 보는 그것도 엄청 다르다. 같은 풍경인데도 같지가 않다. 두 눈썹 사이의 작은 간격이 세상의 엄청난 깊이를 발굴해 낸다. 네가 보는 세상과 내가 만나는 세상도 서로 다를 것이다. 분명 같은 장소, 같은 시간 속에서도 그렇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상을 우리는 늘 하나의 세상이고 같은 세계라고 여기며 아무런 의심을 않는다. 이를 착각이라고 불러도 될까. 어쩌면 이 착각 속에서 태연하게 사는 게 나날의 일상이다. 사진은 그 범상한 일상 속에서 움푹움푹 한 숟가락씩 그 무언가를 떠내어 우리 눈에 퍼먹이는 것. 도진호의 사진은 저 찬란한 착각의 정수리에 일침을 놓는다.
-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이미지 전성시대입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사진은 찍기도 저장하기도 손쉬워졌지요. SNS로 찍은 다양한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덮친 뒤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각별하게 느낍니다. 비상 상황에서 살면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내가 사는 일상의 공간을 음미하는 일입니다. 사진은 나의 일상 공간을 세심하게 톺아보는 데 으뜸가는 도구이고요. 이 책에 등장하는 공간들은 제가 사는 공간과 꽤 많이 겹치는데, 제게 익숙한 공간들이 어찌나 낯설고 새롭게 느껴지던지요.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사진들을 보면서 작은 마음의 평온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나의 일상 공간을 찍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힘든 때에 마음 공부와 사진 공부를 겸할 수 있는 책으로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