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아직 읽히지 않은 마음
피지 못한 이름 15 · 아무리 17 찢어진 우산 18 · 한여름에 떠난 소년 21 비의 단상 23 · 혼자가 아닌 이유 26 산책 30 · 소멸 31 · 어깨동무 32 아직 그리고 여전히 35 · 비겁한 나이 36 그녀가 전시를 보는 방법 38 그녀가 음악을 듣는 방법 41 그녀가 드라마를 보는 방법 45 비의 대화 47 · 무게를 견디는 일 50 아픈 날엔 혼잣말만 는다 55 · 벽에는 문 56 라떼 한 잔 58 · 흐르는 모든 것을 애정해 61 그녀의 마일리지 62 · 검은 호수 64 소울메이트 66 · 단짝들 67 그녀의 간격 68 ·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 70 삶이라는 서사 73 · 여고시절 80 총알 박힌 사나이 83 · 앨범 97 상세 이미지 2부 여전히 나란한 기대 이탈자 102 · 언제나 뒤에 선 105 그때, 우리가 있었다 107 · 아무렇지도 않아 113 동창회 115 · 젊은 날의 슬픔 116 티비를 보다가 118 · 언젠가라는 이름으로 121 푸른잠 123 · 순간을 애정해 124 일리 있는 이별 125 · 전환점 127 · 우연 128 길 130 · 청혼 132 · 터널을 지나다 138 궤도 140 · 절망 없이 그리워 하는 법 144 불행이라는 이름으로 146 · 거짓말 147 그녀의 종착지 148 · 가스레인지와 드라이기 154 엄마라는 이름 162 · 너로 일어나 163 만연 165 · 나를 닮은 당신에게 182 3부 서서히 마주보는 세계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187 가면을 쓰지 않은이방인 189 고백 192 습관 194 · 그릇의 크기 198 무너짐의 황홀함 199 · 길이 되어 200 4월의 눈동자 201 · 손끝 210 · 유효 211 벽 212 · 허기 213 · 숨바꼭질 214 썸머를 위한 변명 216 · 9월의 고백 222 언니의 잠꼬대 224 · 흙 묻은 운동화 229 마이너적 취향 231 epilogue 우리의 삶이 영화라면 235 |
가랑비메이커의 다른 상품
|
나는 여전히 이런 것에 마음을 빼앗긴다. 나 하나쯤은 반드시 기억해야겠다 싶은 것들. 빠르게 지나는 걸음들 사이에 홀로 멈춰 서서 문장을 솎아내게 하는 장면들은 언제나 빛바랜 것들이다. 오래되어 낡아 보이지만 사실은 더 갈 데 없이 무르익은 것들, 깊어진 것들.
--- p.30 「산책」 중에서 일곱 번 넘어지기도 전에 여덟 번 일어서겠다던 어린 날의 다짐은 어설픈 흔적만이 남아서 넘어진 자리에서 나름의 합리를 찾고 앞서 걷는 이들에게 보냈던 존경의 시선은 타오르는 시기에 사그라져버리고 곁에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두 손은 굳은 팔짱을 풀 줄 모르고 누군가의 불행 앞에서 함께 울다가도 돌아서서 자기 위안을 찾게 되는 나는 지금,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비겁한 나이를 지나고 있다. --- p.37 「비겁한 나이」 중에서 서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건 언제나 사람을 읽는 시선이에요. 서사 속 인물들이 얼마나 근사하게 비춰지는지가 아니라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오늘의 아름다움과 명성은 〈다음 이 시간에〉 중에서 얼마든지 무너져 내릴 수 있고 서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흐를 테니까요. 최종회에 다다를 때까지. 아니, 어쩌면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에서 를 시작으로 보이지 않는 어디에선가 그들의 삶이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르죠. --- p.45 「그녀가 드라마를 보는 방법」 중에서 지금 이 순간이 그저 우리 삶이란 서사의 위기일지 모른다는 거야.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내가 쓰는 이야기에도 위기가있어. 그 삶을 모조리 휩쓸어버릴 것만 같은 페이지들이지.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얼굴이 절망에 사로잡히는지. 위기에 삶을 잡아먹힌 채 영영 그 시간이 끝나지 않을까 두려워해. 모두가 우리처럼. 그러나 나는 알아. 착실히 몇 페이지를 채워 나가고 나면 그들에게 넘겨주었던 시련에도 끝내 끝이 있을 것이고 새로운 절정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내가 그들의 삶을 쓰고 있으니까. 그들을 위기에 빠트려 놓은 건 나지만, 누구보다도 그들의 삶을 소중히 생각해. 그들에게 서사를 부여한 게 나니까. 끝까지 그들의 삶을 지켜낼 거야. 마침내 몇 줄의 결말만이 남겨지겠지. --- p.79 「삶이라는 서사」 중에서 왜였을까. 난 늘 그랬다. 어떤 서사를 만나든 주인공보단 주인공 친구의 절절한 짝사랑을 응원했다. 잘 보지도 않는 드라마에 간만에 꽂혔다 하면 언제나 저조한 시청률의 것이었고 한 달에 몇 번이고 극장을 찾는 내게 경적을 울리던 것은 언제나 아무도 모르게 오르고 내리던 영화였다. --- p.231 「마이너적인 취향」 중에서 |
|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필름 에세이)
“주인공 친구의 짝사랑, 저조한 시청률의 드라마 오래된 노래와 낡은 책을 애정하는 당신에게” 모두가 반짝거리는 걸 사랑한다면 나 하나쯤은 그렇지 않은 것을 사랑하고 조명하겠다는 작가 가랑비메이커. 장면집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은 드라마 속 주인공보다는 주인공 친구에 가까운, 웃음보다는 뒤돌아 눈물 짓는 날이 잦은, 자주 흔들리고 종종 잊혀지는 얼굴들과 이름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하여 이따금 놓쳐버렸던, 그 시절과 그 사람들을 서사의 주인공으로 데려왔다. 우리의 영화는 이렇게 시작할 테니까. / 작가 필름 사진 수록 우리가 지나온 시절, 지켜온 자리에 대한 이야기 더 많은, 더 높은 것을 갈망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뻣뻣해진 고개와 텅 빈 가슴을 어루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나온 시절과 지켜온 자리가 우리에게 준 건 권태와 지루함이 아닌 삶이란 영화의 프롤로그이자 지속되는 삶의 흐름, 위안이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방 안, 도심 속으로 유영하는 고속 버스, 들뜬 여름밤 야외 벤치에서 흐르는 대화 그리고 다양한 마주보는 관계들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한 줄의 대사처럼 풀어낸 책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은 우리가 묵묵히 걸어온 일상을 다정한 어루만진다. 독립출판 베스트, 스테디셀러 그리고 더 깊고 짙어진 장면들 2017년에 독립출판으로 출간되어 작은 책방을 돌며 많은 이들의 삶 속 영화를 발견해준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이 개정 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섬세한 관찰력과 깊게 파고드는 문장으로 사소하고 작은 순간들을 조명하는 작가 가랑비메이커가 직접 담은 필름 사진(컬러/흑백)이 함께 수록되어 책을 펼치는 그 순간, 한 편의 영화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