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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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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ji Sakamoto,さかもと ゆうじ,坂元 裕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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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住 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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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 하치야 키누는 스물한 살이었다.
--- 본문 중에서 세련된 척하고 싶은 사람들은 교통이 불편한 동네에 모이고 싶어 한다. --- p.33 “하치야 키누입니다.” 키누가 양손으로 잔을 감싸고 꾸벅 인사했다. 무기는 잔을 내려놓고 같이 꾸벅했다. 정면에서 보니 키누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눈이 부셔서 엉겁결에 고개를 숙였다. --- p.52 ‘가로등 오렌지 불빛에 도려내져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는데, 그는 몹시 수줍어하며, 감기 걸려요, 하고 화장실에서 드라이기를 갖고 왔다. 콘센트에 간신히 닿는 드라이기로 내 젖은 머리를 말려줬다. 무언가가 시작되는 예감이 들어 심장이 뛰었지만 드라이기 소리가 지워주었다.’ --- p.76~78 ‘시작은 끝의 시작.’ 만남은 언제나 이별을 품고 있고 연애는 언젠가 파티처럼 끝난다. 그래서 연애하는 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것을 갖고 와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수다를 떨며 그 안타까움을 즐길 수밖에 없다고. --- p.99 온 나라 여자 대학생이 클론처럼 똑같은 차림을 하고 있지만, 인사 담당자들은 개성을 요구한다. 이 인생의 모순, 웃기지도 않는다. --- p.109 ‘그 여름, [신 고질라]가 개봉해도, 『골든 카무이』 8권이 나와도, 신카이 마코토가 갑자기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부상해도,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이 휴업해도, 우리의 취업 준비는 계속됐다.’ 키누는 2016년 여름을 그렇게 기억했다. --- p.139 “금요일은?” “금요일은……안 돼. 회식이 있어.” “뭐…… 영화는 아무 때나 보러 가도 되니까.” 키누는 대수롭잖다는 듯이 말했지만, 무기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곤, “아아” 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스타벅스 커피가 조금 썼다. --- p.151 “아, 패배한 뒤 브라질 주장, 줄리오 세자르의 인터뷰는 알아?” “어, 몰라.”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한 시합이 끝나고 줄리오 세자르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 우리가 지금까지 온 길은 아름다웠다. 약간 아쉬웠을 뿐이다.” --- p.220~221 |
“내 인생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사카모토 유지 각본 스다 마사키,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노벨라이즈 *영화 속 무기의 일러스트 수록* 한없이 흔하고 더없이 특별했던 우리 모두의 사랑 이야기 무기와 키누는 대학생일 때 서로를 만났다. 같은 컨버스 흰색 잭 퍼셀을 신고 같은 작가를 좋아하며 같은 공연을 예매할 정도로 취향이 비슷한 스물한 살이었다. 막차를 놓친 바람에 우연히 만났지만 서로에게 필연적으로 빠져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백을 하고 연인이 된다. 함께 영화 얘기를 하고, 함께 막차를 놓친 채 첫 키스를 하고,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함께 여행을 가 맛집에 줄을 서고, 함께 만화를 보며 훌쩍이고, 함께 맥주를 손에 든 채 밤 산책을 한다. 한없이 흔하디흔한 데이트였지만 둘은 서로에게 더없이 특별한 존재였다. 사랑에 끼어든 삶이라는 사실주의 우리 사랑은 그저 낭만에 불과했을까? 차고 넘치는 사랑만 있다면 늘 함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들의 사랑에도 사실주의가 침입하고 만다. 사랑이 아무리 견고해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두 사람에게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사주지 않으니까. 결국 무기와 키누는 여느 대학생들처럼 검은색 정장을 입고 똑같은 표정을 한 채 면접을 보러 다닌다. 이 느낌 이대로 줄곧 함께 있기 위해서. 몇 번의 눈물을 흘리고 수십 번의 모욕을 참아낸 끝에 취업에 성공하지만, 꾸역꾸역 해내야 하는 일은 사랑과 꿈을 구석으로 내몬다. 사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다툼과 한숨과 체념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사랑은 그저 낭만에 불과했던 걸까? 그들의 사랑도 끝의 시작이었을 뿐일까? 젊음의 한가운데에서 피어난 사랑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러브스토리 2021년 1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귀멸의 칼날]을 누르고 6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021년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흥행 요인은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러브스토리였다. 운명적인 첫 만남, 서로를 담았던 필름 카메라, 이어폰을 나눠 끼고 들었던 노래, 취업 준비를 하며 흘린 눈물, 면접을 보러 갈 때마다 건넸던 응원, 마침내 합격했을 때 보냈던 눈물 어린 축하, 잦은 야근과 성가신 듯한 얼굴, 자꾸만 미뤄지는 약속, 기꺼이 무릅쓰지 않는 태도, 상처 주기 위한 비아냥과 체념뿐인 다툼, 함께 있을 때 커지는 외로움…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가 스물다섯 살 직장인이 되기까지 이어진 5년간의 연애는 모두의 사랑과 꼭 닮아 있다. 무기와 키누의 사랑은 부질없이 확신했던 우리의 사랑 또한 소환해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