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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진 신부
2. 며느리의 죽음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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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탐偵探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말입니까?” 박순애의 물음에 김금원이 동료들과 한 번씩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개 억울한 사람들은 힘이 없거나 여성이기 때문이지. 나라나 법이 지켜줄 수 없다면 우리라도 나설 수밖에 없잖아.” --- p.113 “여자로 태어났다고 규방 깊숙이 들어앉아 여자의 길을 지키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것을 단념하고 분수대로 사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우리는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왔어.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울함에 눈물을 짓고, 희생당했는지 봐왔잖아. 나는 남편이 나를 기생 명단에서 빼주는 날, 결심했어. 죽는 날까지 억울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기로 말이야. 우리가 시회를 만든 것도 풍류를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남들을 돕기 위한 것도 있었잖아.” --- p.129 “내가 열네 살 때 금강산을 갔었네. 참으로 천하 절경이더군. 그 앞에 서니 양반이니 상놈이니, 남자니, 여자니 구분 짓는 것들이 참으로 가소롭게 느껴졌어. 지금 세상에 여자로 태어난 건 아쉬운 일이지만 사람이 하고 싶은 걸 전부 다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 특히 정양사라는 절의 헐성루에 올라가서 내금강산을 봤는데 말이야.” 술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사방의 시야가 확 트여 막히는 곳 없이 금강산 일만이천 봉이 다 눈 아래로 굽어 보였지. 어떤 것은 눈 쌓인 언덕 같고 어떤 것은 불상과도 같고 어떤 것은 곱게 단장한 것 같고 어떤 것은 칼 든 군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도 같고 어떤 것은 연꽃과도 같고 어떤 것은 파초 잎과도 같았어. 떠받치고 있는 것도 있고 공손히 읍하는 것도 있고, 비껴 있는 것도 있고 세워져 있는 것도 있고 일어서 있는 것도 있고 쭈그리고 있는 것도 있어 그 천태만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어. 내가 본 세상은 그런 곳이었어. 그리고 지금도 그곳에 가는 꿈을 꾸고 있지. 나에게는 삼호정이 내금강산이고, 일만이천 봉이라네. 그 봉우리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고 나약한 존재인지 알게 될 거야. 다만, 억울함과 원통한 일이 없도록 도울 뿐이지. --- p.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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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을 하고 전국일주를 한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가 한 팀이 되어
아무도 풀지 못한 미제 사건을 해결하다! 팩션의 대가 작가 정명섭은 열네 살의 남장을 하고 전국일주를 한 김금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여성의 삶이 매우 척박했던 시대에 김금원의 행보는 가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전국 일주를 다녀온 뒤, 양반의 첩이 되었지만, 그녀의 영혼은 여전히 자유로웠다. 같은 처지의 여인들을 모아 용산 삼호정에 ‘삼호정 시사’라는 조선 최초의 여류문단을 만들어 시와 그림으로 자신의 자유로움을 표출했다. 작가는 이 역사적 인물에 미스터리 컨셉을 첨가했다. 낮에는 시를 읊고 보름달이 뜨는 밤에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클럽’으로 말이다. 이 탐정 클럽은 삼호정 시사의 리더이자 브레인을 맡고 있는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다모는 공식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기에 현장을 수사하는 역할을 했고, 김금원을 비롯한 ‘삼호정 시사’ 구성원들은 다모에게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김금원이 등장하는 작품을 쓰고 싶어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읽어왔다고 한다. 실제 그녀가 안락의자형 명탐정이었는지, 핍박받는 여성들에게 관심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호동서락기』를 쓰고 ‘삼호정 시사’를 만든 김금원이라면 분명, 주변의 억울한 일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 권의 품을 완성했다. 「사라진 신부」 · 「며느리의 죽음」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누명과 죽음, 우리는 반드시 밝힌다!” 이 책은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사라진 신부」는 남편의 임지로 따라가던 부인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사건은 실제 세종대왕 때 박아생이라는 관리의 아내 복비가 남편과 함께 임지로 가다가 중간에 종적을 감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다. 김금원과 박순애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부가 갑자기 왜 남편의 눈을 피해 사라진 것인지 이유를 밝혀낸다. 두 번째 이야기인 「며느리의 죽음」 역시 웃대에서 벌어진 실제 살인 사건을 각색한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두 여인의 우연한 만남이 한 여인을 죽음으로 이끈다. 죽임을 당한 여인과 죽음을 방조한 여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조선시대 여인의 기구한 삶과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시대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두 사람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여인들의 억울한 죽음과 사연을 조사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주고 한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사실성과 반전을 거듭하는 짜릿함, 그리고 조선시대 여인들의 고된 삶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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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실존 인물과 실록에 남아 있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조선 여성 탐정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조선의 여인 다섯 명이 여성 피해자 사건을 해결해가는 서사가 눈에 띈다. 마치 여성판 〈별순검〉을 보는 듯하다. - 2022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부산스토리마켓 심사위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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