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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 남은 마지막 숨구멍‘달의 호수’
『바스카 바스카』는 자연과의 화해와 공생을 촉구하는 그림책이다. 중견작가 이민희는 수년 전 ‘진실 혹은 거짓’ 같은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황당한 풍문을 접했을 때부터 기획했다고 말한다. 다음은 풍문의 내용이다. 「러시아 쿠르스크 부근 한 마을에서 덩치가 큰 검은 고양이가 '악마의 사자'로 몰려 죽임을 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처음 고양이를 발견한 아이가 “고양이한테 날개가 있어요!”라고 하자, 어른들은 날개를 펴고 느릿느릿 걷는 큰 고양이를 보고 지옥에서 온 악마의 사자라면서 두려워했다. 그러나 아이는 고양이에게 ‘바스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지냈다. 고양이에게 날개가 달렸다는 소문이 쿠르스크 전역에 퍼지자,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러 몰려왔다. 그러나 고양이는 이미 자루에 담긴 채 호수에 던져진 후였다. 호수에서 건져 올린 고양이 사체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패했다.」 이민희는 이 믿을 수 없는 허황한 소재를 오랜 시간 맵시 있게 가다듬었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바스카와 라라의 애틋한 우정과 신뢰를 중심축으로, 자연을 짓밟으며 폭주하는 인류에게 강력한 경고음을 내는 그림책을 창작했다. 『바스카 바스카』는 우리 인류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연을 파괴해왔는지를 증언하는 한편 하루라도 빨리 자연과 화해하고 공생해야 한다고 외친다. 『바스카 바스카』에 등장하는 달의 호수는 멸종에 이른 동물들을 되살리는 신비한 영역으로 설정했다. 그래서 라라는 달의 호수를 품고 있는 숲을 끝까지 지키려고 투쟁하는 것이다. 이미 고도로 문명화된 도시는 어두운 회색 빌딩들로 빽빽하다. 암울한 현실이다. 이민희는 달의 호수를 감싸고 있는 라라의 숲만이 이 인공적인 세계에 단 하나 남은 마지막 숨구멍으로 그리고 있다. 이 장면의 절망적인 위기감은 정말 압도적이다.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작가는 달의 호수로 들어가는 숲의 열쇠를 독자에게 건넨다. 더는 이 위기를 외면하지 말고, 모두 함께 행동하자고 촉구하는 것이다. 이건 숲의 문을 여는 열쇠야. 바스카와 친구가 되고 싶다면, 너도 한 번 들어와 볼래? 이민희 작가는 데뷔작인 『라이카는 말했다』부터 『옛날에는 돼지들이 똑똑했어요』 『새 사냥』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바스카 바스카』 역시 주제로만 보면 같은 범주에 든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비판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결이 조금 다르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은 신인다운 예리함으로 서늘한 충격을 줬지만, 이번 『바스카 바스카』는 거기에 더해 인간이 자연과 나누는 신뢰와 우정을 보여줌으로써 따스한 감동까지 안겨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