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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중의 가요
현대향가 제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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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 가요 중의 가요

주경림

노랑제비꽃
절벽 건너기
부처님 밥그릇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公竟渡河]
마음 습자지
바늘집
눈꽃서리화
철새들의 액션 페인팅화
붓꽃 그림
도깨비바늘 식 사랑
모란꽃 책가도
속거천리速去千里

정복선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이건희 컬렉션 1
가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1
가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2
꽃다발도 던지면 안 돼!
이건희 컬렉션 -천경자의 「만선」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포스트 결벽증
만복사에서 매월당에게 묻다
맹지盲地 항로
가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4
만해문학박물관에서 -님의 침묵에 부침
이건희 컬렉션 - 유영국의 「무제」

이혜선

묘적사 심우도妙寂寺 尋牛圖
수유꽃 그늘 아래
숲속 마을에는
반가사유半跏思惟
꽃무릇강물
운문호일雲門好日 겨울나무
그들은 저 달 보며
천은사에서
꽃이 되는 날
화석 연서
별의 노래
벚꽃탄환

이창호

저 꽃은
산길
기원祈願, 천년을 넘어 1
보름달을 보며 놀랍니다
바다수평
석양 앞에서
혜성가 2
자모사 2
돌이 울다
하얀 달항아리
제비부부
누가 장애인인가

이영신

2022, 원왕생가願往生歌
광덕 아내의 그리움
수로부인의 기억법
선화공주의 사랑법
지금, 여기가 거기다
희명希明이 아들에게
만원버스
별맛
신충이 부르는 원가怨歌
공것
0.01초
침계루枕溪樓

윤정구

신랑 닮은 아이
플라스틱 섬이 자라고 있다
구슬붕이
흰나비 무창춘색武昌春色

수동골 물소리
횡재
세상이 미쳤다 ― 알프레드 쥬베르 소위의 일기장에서
개미의 근면성에 관한 보고서
허공虛空의 힘
첫 외출
들국화

유소정

비꽃
사는 법

불가능한 목소리
바람자루
청련화靑蓮花
바람의 신부
찬가 1
아다지에토
찬가 2
두물머리
돌아가다

석연경

예적금강穢積金剛
나비
낙안
돌너덜
둥근 문
얼음 도시
유목

미개척지
미륵
자작나무
홍옥

김현지

소나무 부처님
세한도
청산도
불이문不二門 지나며
동백
우수雨水
해빙기
그림자
이제 삿갓을 내리시지요
대숲 화엄경
춘향 불러오기
행복 사전

고창수

시론
서정의 가락

고영섭

젊은 붓다 - 반가사유상을 보며
단맛 - 선의 꿀맛
봄날의 호미
할 공부 다 하고 될 부처 다 된 - 화두 6
인생을 낭비하지 않으려면은 ? - 화두 10
우주의 끈- 배꼽 오래된 비늘 - 화두 12
꿈의 몰락
이 순간에 살아야 - 화두 7
벚꽃 봄날
철조망 - 임미정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배꼽

해설 · 이 시대의 언어로 쓰는 현대향가 | 김효숙

향가시회 연보

동인 주소록

저자 소개 11

서울 출생. 1992년 [자유문학] 시에 당선되었으며. 시집 『씨줄과 날줄』 『눈잣나무』 『풀꽃우주』 『뻐꾸기창』 『법구경에서 꽃을 따다』(e북), 시선집 『무너짐 혹은 어울림』 『비비추의 사랑편지』. 문예진흥기금 수혜, 한국시문학상, 중앙뉴스문학상, 한국꽃문학상 대상 수상하였다. [유유] [현대향가] 동인.

주경림의 다른 상품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변주, 청평의 저쪽』 『종이비행기가 내게 날아든다면』 『마음여행』 『여유당 시편』 등 8권과 영한시선집 『Sand Relief』, 시선집 『젊음이 이름을 적고 갔네』, 평론집 『호모 노마드의 시적 모험』이 있다. 한국시문학상, 한국꽃문학상대상, 빛나는 시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문화재단지원금을 수혜했다. 현재 한국경기시협부이사장, 한국시협회원, 국제PEN한국본부자문위원, 한국시학』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현대향가], [유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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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惠仙

경남 함안 출생으로 1981년 월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세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으며 시집으로는 『흘린 술이 반이다』, 『神 한 마리』,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이』, 『바람 한 분 만나시거든』, 『새소리 택배』, 『운문호일雲門好日』이 있다. 이밖의 저서로는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 『문학과 꿈의 변용』, 『이혜선의 명시 산책』, 『New Sprouts within You』(영역시집(공저)), 등이 있으며 윤동주문학상, 한국 현대시인상, 동국문학상, 문학비평가협회상(평론), 한국시문학상 등 수상하고 2016년 세종 우수도서로
경남 함안 출생으로 1981년 월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세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으며 시집으로는 『흘린 술이 반이다』, 『神 한 마리』,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이』, 『바람 한 분 만나시거든』, 『새소리 택배』, 『운문호일雲門好日』이 있다. 이밖의 저서로는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 『문학과 꿈의 변용』, 『이혜선의 명시 산책』, 『New Sprouts within You』(영역시집(공저)), 등이 있으며 윤동주문학상, 한국 현대시인상, 동국문학상, 문학비평가협회상(평론), 한국시문학상 등 수상하고 2016년 세종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동국대 외래교수, 세종대, 대림대, 신구대 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 문인협회 부이사장. 국제 펜 한국본부 이사이다.

이혜선의 다른 상품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 후 고려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해 시집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거울』(2009)을 냈다. 삼육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역임, 현재 '시학교실 韻夕書室'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창호의 다른 상품

충청남도 금산에서 태어났다. 덕성여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했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유교경전·한국사상을 전공했다. 1991년 [현대시]로 등단하였다. 시집 『망미리에서』, 『죽청리 흰 염소』, 『부처님 소나무』, 『천장지구』, 『저 별들의 시집』, 『오방색, 주역 시』, 『시간의 만화경』 등을 썼다. 2009년 한국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향가시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영신의 다른 상품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눈 속의 푸른 풀밭』 『햇빛의 길을 보았니』 『쥐똥나무가 좋아졌다』 『사과 속의 달빛 여우』와 산문집 『한국 현대 시인을 찾아서』가 있다.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 [수주문학상] [문학과창작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시천지] [현대향가시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정구의 다른 상품

2018년 『현대향가』로 작품 활동 시작. 2020년 동국대학교 철학박사 학위 취득(불교학 전공). 현재 LREC 교육·연구 디렉터 & Music 테라피스트.

유소정의 다른 상품

시인. 문학평론가. 경상남도 밀양 출생. 2013년 [시와 문화]에서 시, 2015년 [시와 세계]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고,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석연경의 다른 상품

경남 창원에서 출생.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1988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시집으로는 『연어일기』, 『포아풀을 위하여』, 『풀섶에 서면 내가 더 잘 보인다』, 『은빛 눈새』, 『그늘 한 평』, 『꿈꾸는 흙』 등이 있으며,‘동국문학상’과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을 수상했다.현재 한국문인협회 우리말가꾸기위원회 위원,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동국문학인회, 한국시인협회 회원,‘유유’ 동인, ‘향가시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현지의 다른 상품

1956년 [시문학] 추천완료로 등단하였으며 1982년 성균관대학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1965-1996년 주에티오피아 대사. 주시애틀 총영사, 주파키스탄 대사, 외무부 본부대사 등 이무부로 근무했다. 시문학상, 정문문학상,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바움문학상, 문덕수문학상, 코리아타임즈 및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번역문학상 등과 루마니아 Lucian Blaga 세계시축제 대상 등 다수를 수상했다. 시집으로 『파편 줍는 노래』, 『산보로』, 『원효를 찾아』, 『몇 가지 풍경』, 『씨네 포엠』, 『소리와 고요 사이』, 『사물들, 그 눈과 귀』, 『말이 꾸는 꿈』(리토피아, 2
1956년 [시문학] 추천완료로 등단하였으며 1982년 성균관대학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1965-1996년 주에티오피아 대사. 주시애틀 총영사, 주파키스탄 대사, 외무부 본부대사 등 이무부로 근무했다. 시문학상, 정문문학상,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바움문학상, 문덕수문학상, 코리아타임즈 및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번역문학상 등과 루마니아 Lucian Blaga 세계시축제 대상 등 다수를 수상했다.

시집으로 『파편 줍는 노래』, 『산보로』, 『원효를 찾아』, 『몇 가지 풍경』, 『씨네 포엠』, 『소리와 고요 사이』, 『사물들, 그 눈과 귀』, 『말이 꾸는 꿈』(리토피아, 2018. 10) 등과 영문시집으로 『Landscapes, Seattle Poems』 『What the Spider Said』가 있고, 번역 시집으로 『Korean Poetry Anthologies』, 『Sending the Ship to the』, 『Stars(박제천 영역시집)』 등 번역시집 및 자작영문시집 1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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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榮燮

한국불교사 및 동아시아불교사상사 전공. 동국대학교 석사, 박사.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 회장 겸 이사장. 한국불교사학회 한국불교사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소장. 저서로는 『한국불학사』(1-3책), 『한국사상사』, 『한국불교사연구』, 『한국불교사탐구』, 『한국불교사궁구』(1-2책), 『분황 원효』, 『원효, 한국불교의 새벽』, 『한국의 사상가 10인, 원효』, 『삼국유사 인문학 유행』 등 다수의 논저가 있다. . 한국불교사, 한국불교사상, 동아시아불교사상사 전공 서울 보성고 졸업 동국대학 불교학과(불교학 인도철학) 졸업 동국대학 대
한국불교사 및 동아시아불교사상사 전공. 동국대학교 석사, 박사.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 회장 겸 이사장. 한국불교사학회 한국불교사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소장. 저서로는 『한국불학사』(1-3책), 『한국사상사』, 『한국불교사연구』, 『한국불교사탐구』, 『한국불교사궁구』(1-2책), 『분황 원효』, 『원효, 한국불교의 새벽』, 『한국의 사상가 10인, 원효』, 『삼국유사 인문학 유행』 등 다수의 논저가 있다.
.
한국불교사, 한국불교사상, 동아시아불교사상사 전공

서울 보성고 졸업
동국대학 불교학과(불교학 인도철학) 졸업
동국대학 대학원 석박사(인도불교 한국불교) 졸업
고려대학 철학과 대학원(동양철학 한국철학) 박사수료
미국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 연구학자 역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외국인연구원 역임
동국대, 서울대, 서울대대학원, 서울시립대, 강원대,
한림대 외래교수 역임

사) 한국불교학회 회장 겸 이사장 역임
한국불교사학회 회장 겸 한국불교사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교수 (현재)

유튜브: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한국불교사연구소TV

『한국사상사』, 『한국의 불교사상』, 『한국불교사』, 『한국불학사』(3책), 『붓다와 원효의 철학』, 『삼국유사 인문학 유행』, 『분황 원효』, 『한국불교사연구』, 『한국불교사탐구』, 『한국불교사궁구』(2책), 『분황원효불교사상사』, 『한국불학사』(1-3책), 『원효, 한국불교의 새벽』, 『한국의 사상가 10인, 원효』, 『삼국유사 인문학 유행』 등 한국불교사, 한국불교사상사 관련 논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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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138*224*20mm
ISBN13
9791161151847

책 속으로

향가는 예부터 ‘사뇌가詞腦歌’로 불렸다. ‘사뇌’는 ‘가사가 정밀하다[精於詞]’는 뜻[意]이다. 이 때문에 ‘사뇌가’는 ‘노래 중의 노래’이자, ‘가사 중의 가사’로 불렸다. 동시에 ‘시가 중의 시가’이자, ‘송가 중의 송가’로 불렸다. 나아가 향가는 ‘가요 중의 가요’로 일컬어졌다. 향가는 최고의 노래이자 가사이며, 최상의 시가이자 송가이다. 향가는 고대 동아시아의 시가 중 최정상의 가요였다. ……우리 〈현대향가〉 동인들은 ‘사뇌가’의 이러한 의미를 되새기며 제5집 『가요 중의 가요』를 펴낸다. 우리 고대 가요의 현대화이자 현대 가요의 고전화를 기대해 본다.
---「고영섭 시인의 서문」중에서

모두 열한 분의 시인이 122편의 ‘현대향가’로 참여하였다. 열두 편씩 시를 제출했는데,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열두 달 간 여일한 정신으로 정진한 증거가 아닐까. 시인은 오직 씀으로써, 독자에게 시를 보내어 공감대를 넓힘으로써 비로소 시인이 된다. 더구나 향가 정신을 계승하는 작업의 근간이 불도에 있기에 〈현대향가〉는 어느 시대건 퇴색하지 않는 정신세계를 언어로 기호화한다. …일문一門을 향해 가는 시인들이라 할지라도 일색으로 묶을 수 없는 특성이 있다. 〈현대향가〉의 무수한 지류는 결국에 불도라는 대양을 향하여 흘러가는 도도한 움직임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대향가〉 시인들의 개성은 의미가 있다.
---「김효숙 문학평론가의 해설_이 시대의 언어로 쓰는 현대향가」중에서

갈고리 모양의 도깨비바늘로 말라 가다가
님을 보았어요, 사랑을 만났지요
다짜고짜 님의 가슴팍으로 뛰어들었는데
탁탁 털어내더군요
다시 악착같이 바짓가랑이를 붙잡았지요
애면글면 붙어 가는데
집게손으로 뽑아내서 내동당머리치더군요
그만 혼절해 버린 내 사랑 위에
살포시, 박주가리가 씨앗날개로 덮어 주네요
한숨 푹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주경림_도깨비바늘 식 사랑」중에서

거의 놀림을 받아 왔었다, 드디어
나의 결벽증을 모두 따라하니
웃어야 하나?
물을 두세 배 더 쓰게 되었다고들 말한다
게다가 손 소독제와 물티슈로
휴대폰, 손잡이, 눈에 띄는 물건들을 의심하고 의심한다
입은 옷들, 신발들도 햇살에 널어 둔다
한번 결벽증에 중독되면 지문指紋이 남아나겠나
왜, 앙코르와트 근처에서 몇 달씩 세 들어 살며
자전거 타고 유유悠悠하던 이방인들이 생각날까?
---「정복선_포스트 결벽증」중에서

정갈하게 비질한 마당 한구석

빗방울 굴러 내리는 집 한 채 지고

사방 둘러봐도 벽뿐인 집 한 채 지고

느릿느릿 끈적끈적

온 생을 다하여 줄 하나 긋고 있다

줄에서 줄로 이어진 어름사니 한 세상

두 개의 더듬이 길게 펴서 아찔한 중심을 잡고

바람이 흔들어도 천둥소리 금이 가도 돌아보지 않는다

아으, 천삼백 년이 고요한 아침 한나절

달팽이아라한 한 분
---「이혜선_묘적사 심우도妙寂寺 尋牛圖」중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리 누웠을까
멀리서 자기를 찾아와
노래 불러 줄 이를 기다리다
저렇게 평평한 마음이 되었을까
기다림이 다 사라지고
모두가 조급하게 내닫는 세상
어디 진정 기다리는 사람이나 있을까
어느 뉘, 한 가닥 거스름 없이
수평으로 길게 뻗은 저 마음 읽을 수 있을까
---「이창호_바다수평」중에서

그날 분황사 관음님 앞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무릎 꿇어 조아리던 때

끊어질 듯 이어질 듯 간절한 노래 한 곡 부르고

아름다운 옷자락으로 너의 멀은 눈 닦아 주시자

천지사방이 환하게 다 보인다고 소리치던 어린 너

관음님, 기억하는 거니?

너랑 나랑 늘 애처롭게 지켜보시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시는구나!
---「이영신_희명希明이 아들에게」중에서

어떻게 조사했는지는 모르겠어
줄을 지어 부지런히 기어가는 백 마리 개미들 중
일하는 놈은 스무 마리뿐
나머지 여든 마리는 건성 바쁜 척만 한다 하네
나 역시 이것저것 하는 척은 하고 있네만
조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기막힌 것은 부지런한 개미 스무 마리를 모아 놓으니
그중의 네 마리만 열심히 일하고
글쎄, 나머지는 일하는 척만 한다는 게야
근면한 개미가 그러하니 영리한 동물이야 오죽하겠나
---「윤정구_개미의 근면성에 관한 보고서」중에서

명을 이어 주세요
명 짧은 이를 위해 일곱 별님께 두 손 모으다
하늘의 둥근 공 모양을 향해 청하고 있어요
선악의 저편에서, 큰곰자리의 꼬리 즈음 머물다가
별님의 인도받아 차례대로 순번을 옮겨 가며
있던 데에서 왔던 데로 칠성 매듭 타고 돌아가다
빛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그렇게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시공 너머 돌아가셨다
그때 갑자기, 허공 속 망자여, 하나가 일곱이 되었다
그리고 흰빛이 내 곁을 지나갔다.
---「유소정_돌아가다」중에서

마음 한편에 띠집을 짓고
풍경이 되는 것도 길이다
닻을 내리고 풍경을 쓰다듬는
사금파리 같은 사람의 흔적이 눈부시다
굽이굽이 금빛 모래가 쌓이는데
시간은 흐르거나 머물지 않듯
전생의 물이 후생의 물
물은 어딘가로 가는 것이 아니다
아으, 해빙기 지난 해류의 느릿한 회통
흐름의 본질을 보여 줄 뿐
---「석연경_강」중에서

본래 나는 까망이었나 봐,

밀어낼수록 찰싹 달라붙는 너처럼

지우려 하면 더 선명해지는 내 전생, 까망,

말하지 않아도 돼, 네가 나를 떠나

어느 골짜기 헤매다 왔는지 말 안 해도 돼

어느 때는 나도 수많은 슬픔들과 어울려 다니며

먹구름으로 떠돈 적 있었으므로

네 까만 발바닥 밟고 선 내가, 네가 아니라고 우길 수가 없다.
---「김현지_그림자」중에서

사물들을 시원의 꿈에서 깨우는 사람의 목소리
이글거리는 거미 눈이 노려보는 거미줄의 축제
어둠을 더듬는 손가락에 잡히는 날개의 퍼덕임
듣는 이 없는 벌판에서 소년이 외치는 사람의 이름
배 떠난 항구에서 아이들이 부르는 합창
민족어의 상처들을 내 말 속에 새겨 넣는 일
한밤중 십 리 길 이웃 마을에 호롱불을 놓고 오는 일
밤새 정성들인 물 사발에 담긴 오색 심해어
한 사람의 목청에 떨리는 우주의 진동
집단무의식의 강물에 떠내려 오는 이름 모를 형상
침묵의 바위틈에서 울려나오는 순금의 빗살무늬.
---「고창수_시론」중에서

할 공부 다 한 이들 너무 많아서

될 부처 다 된 이들 너무 많아서

덜 부처 덜 큰 나는 설자리 없네

했다 됐다 넘어선 더 큰 나는 어디?

---「고영섭_할 공부 다 하고 될 부처 다 된-화두 6」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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