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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독락당 오르는 길 너구동의 봄 너구동의 여름 너구동의 가을 너구동의 겨울 사랑한다, 인마 하늘다람쥐 눈 노올자 고흐의 별 굴뚝새 복음 참새 발자국 글씨 삼매 붉은 뜰 독락당獨樂堂 오르는 길 상강霜降 산수유 화엄 가파른 저녁 제2부 채송화 축지법 세인트 히말라야 수매미는 알지 못한다 닥나무숲 속의 우물 각다귀 고신첩告身帖 수렴동 물소리 한 뼘 성불成佛 요 요런, 사람 같으니라구 청와헌聽蛙軒 백일홍 그리운 사람은 모두 부처가 된다 채송화 축지법 귀룽나무 초저녁별 매직아이 단 한 번만이라도 제3부 다시 아산만에서 아버지의 아버지 봉인封印 단적短笛 히이힝, 권진규 나마스떼 다산초당의 노을 다시 아산만에서 첫눈 속을 혼자 걷는 사람이 있다 말복 옥잠화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를 엿듣다 홍도 적멸락寂滅樂 와 하 하 하… 별 신전 앞에서 제4부 소나기를 맞은 염소 꽃다지에게 사슴벌레 강아지풀을 읽다 수석水石을 바라보다 흰 옷 입은 아이 설청雪晴 사과 속의 달빛 여우 겨울 제의祭儀 아득한 별을 향하여 초대 금강초롱 경포대에서 눈 속의 푸른 풀밭 소나기를 맞은 염소 유리시경琉璃詩境 일편단심一片丹心 서정抒情을 향하다ㆍ서녘 하늘에 뜬 별을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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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을 꿈꾸다가 일생을 탕진했다
본전 생각 뭉클한 석양 무렵 빚을 갚아야 하는데 어느새 반짝 떠오르는 서녘 별 뜨끔하다 --- 「시인의 말」 중에서 너구동의 봄 햇살은 돌멩이도 움을 틔우나 보다 따끈해진 돌멩이 속에서 삐약! 삐약! 병아리 소리가 들렸다 돌멩이의 부화孵化라니! 천년을 기다린 돌 속의 병아리가 마침내 부드러운 부리로 딱딱한 돌껍질을 두드리다니! 무심無心 속에 저리 유정有情한 목숨 줄을 심는 햇살의 염력念力으로 돌멩이 하나씩 깨어난다 너구동 골짜기 가득 햇병아리 소리다 날아라 돌멩이들! --- 「너구동의 봄」 중에서 어디를 그렇게 서둘러 가느냐고 각다귀 한 무더기 길을 가로막는다 또 하루 저물어 꽃잎처럼 지고 있다고 나는 말없이 노을 비낀 해를 가리킨다 아직도 못 뛰어넘은 시간의 수레바퀴 억만 겁 숨은 뜻이 한순간 뜨끔했다 그렇다, 단 한 번 다녀간 다음에는 하루나 백년이나 다 똑같다 흔적 없다 --- 「각다귀 고신첩告身帖」 중에서 다리가 없다 팔도 없다 눈도 없고 귀도 없는 캄캄한 몸뚱어리로 적멸보궁 앞마당까지 밀어 왔다 장맛비에 혼비백산 아아, 모두 떠내려갈 때 온몸으로 밀고 올라온 지렁이 보살 --- 「성불成佛」 중에서 매일 애타는 가락으로 암매미를 부르느라 제게 주어진 두 주일의 일생을 홀딱 다 써 버린 수매미는, 제 영혼이 몇 년씩이나 땅속에서 물속에서 참고 꿈꾸며 공들여 저를 나무 위로 밀어 올렸는지 알지 못한다 --- 「수매미는 알지 못한다」 중에서 절대 들여다보지 마라 닥나무숲 속의 우물 당나귀 가죽보다 질긴 닥나무 껍데기에 걸리면 천하의 여우 호랑이라도 그 골짜기 못 빠져나온다 제 얼굴 한번 보려다가 우물에 빠진 귀신 많다 --- 「닥나무숲 속의 우물」 중에서 한 줌 가루가 된 그대를 봉인하고 돌아서서 절 앞뜰을 에돌아 흐르는 늙은 느티나무 아래 와서야 낮은 소리로 울음 우는 가을 물소리를 들었습니다 여름 내내, 살아가는 일이 죽어 가는 일이라 해도 사는 동안은 결코 함부로 살 수 없다던 그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다 내려놓으세요 물소리를 닮은 낮은 목소리 주지스님은 왜 절 앞 산책길에 나무아미타불을 새기는 것조차 못하게 하셨을까요? 그대 만났으므로 비로소 나 세상에 나온 일이 의미 있어졌는데 그대 봉인의 세계로 돌아간 지금 나는 눈 속에 갇힌 짐승처럼 아무것도 읽어 낼 수 없습니다 봄이 오면 봉인된 당신의 마음도 한 잎씩 파랗게 돋아날까요? 맑은 물은 처음 흘러가는 것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흔들리는 잎새들을 읽어 내려갈까요? --- 「봉인封印」 중에서 내 시의 궤적을 따라가노라면 어느덧 내가 태어난 고향에 이르게 된다. 나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유년에 형성된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순박하고 곧은 성품의 아버지와 자애롭고 인정 많았던 어머니는 결국 내 시의 시작점이었다. --- 「서정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