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제1부 1월의 아침 겨울 들판을 거닐며 영혼의 눈 뒷굽 이제 가노니 녹을 닦으며 석양 홍매紅梅 무심無心에 관하여 파도 사랑론論 발등을 찍히다 황홀 수틀 아버지 녹슨 철조망에 달맞이꽃은 기대어 피고 오독誤讀 · 1 오직 적막 제2부 눈부신 날 통痛 가벼운 빗방울 순천만 사리를 거느리시는 분 산수국 흔적 한 생애가 적막해서 쌀벌레 한 마리 종심從心의 나이 그늘이라는 말 안개 우주의 중심 어머니 그립어서 첫차 봄날 금물로 쓴 글씨 제3부 가는 길 상처 허리안개 고요가 고요를 이끌고 평화의 소녀 다매화茶梅花 휘추리 화개동천에서 우주의 틈새 내 몸이 화살 거경居敬 저, 그늘 밤비 입 맞추기 있으라 하신 자리에 배롱나무 부처 동전 한 닢 제4부 깃털 어머니의 손 가랑잎처럼 가벼운 숲 붉은 핀 하나 나뭇잎은 물고기를 닮았다 박경리 외할머니 빨랫줄 양귀비꽃 허송씨許宋氏 바람칼 참 아늑하다 시가 잠든 사이 맨발 생명의 무게 작은 몸짓 우리는 모두 가슴속에 섬 하나씩 품고 산다 음성 빈산 서정抒情을 향하다 · 너무 좋아서 미운 시 |
허형만의 다른 상품
|
장미 화관을 엮듯
사랑하는 시를 엮은 앙증맞은 시집을 당신께 바칩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있으라 하신 자리에 있사옵니다. 떠나시면서 하신 말씀 잠시라고 하시면서 있으라시기에 다시 만나올 그 머언 시간을 위해 흔들리는 바람결 속에서도 있사옵니다. 있으라 하신 자리에 있사옵니다. 티끌보다 연약한 삶 하나 떠나시온 그 순간부터 이어진 끈으로 지탱하고 서서 애오라지 견고한 만남을 위하여 젖어드는 비바람 속에서도 있사옵니다. 있으라 하신 자리에 있사옵니다. 깨어 일어나 기도하는 새벽부터 감사 찬송으로 끝맺는 밤중까지 때로는 고달프고 때로는 서러우나 오실 날짜 그 순간 기다리면서 휘날리는 흙먼지 속에서도 있사옵니다. 있으라 하신 자리에 있사옵니다. 떠나시면서 하신 말씀 잠시라고 하시면서 있으라시기에 다시 만나올 그 머언 시간을 위해 흔들리는 바람결 속에서도 있사옵니다. --- 「있으라 하신 자리에」 중에서 너, 큰 실수한 거야 나를 잘못 읽었어! 사람이 한세상 살면서 행간과 행간 사이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넌 모른 거야 오독誤讀은, 오, 독毒이란 걸 알아야지 행간과 행간 사이 때로는 쉼표와 마침표에도 스며 있는 순수한 영혼 빛살과 바람의 그림자도 읽어야지 너, 정말이지 큰 실수한 거야 나를 잘못 읽었어! 얻어도 놀라고 잃어도 놀라는 세상에 혼자, 혼자, 라는 것도 지우고 조용히, 조용히, 라는 것마저 버려 나에게 내 몸이 없으니 나에게 아무 근심도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온전히 읽었어야지 덧칠하고 비틀고 뒤집는 오독誤讀이야말로 오, 독毒이란 걸 알아야지 너, 큰 실수한 거야 나를 잘못 읽었어! --- 「오독誤讀 1」 중에서 “아무 생각 없는 듯 그린 것이 너무 좋아서 미울 정도네[行其所無思可愛可憎].” 조선말의 화가 석연 양기훈의 「영모도翎毛圖」 중에서를 보고 백련거사 지운영이 쓴 찬의 첫머리처럼 저는 이 순간도 ‘너무 좋아서 미울 정도’의 시를 쓰고자 합니다. 무자서無子書를 읽고 무현금無弦琴을 들으며. 그렇습니다. 횔덜린의 말처럼 시인은 신이 내리는 번갯불을 끊임없이 쐬면서 제비처럼 자유롭고, 사람은 날지 않으면 길을 잃기 마련이므로 파블로 네루다의 말처럼 새들의 비상을 보며 나는 법을 배우면서, 오로지 써야 할 때 쓰지 않으면 쓰고 싶을 때 쓸 수 없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시와 함께 있습니다. --- 「抒情을 향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