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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빚는 남자
김선영
문예바다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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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바다 서정시선집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대 거기 눌러 잘 산다는 소식

달·국화
미소
어머니3 -산수유꽃 아래서
달을 빚는 남자
어머니
풀꽃 제사祭祀
초승달의 윙크
설야雪夜에
神의 옆얼굴
그리움의 식물성
겨울 축가祝歌
낙관落款
작파하다

수혈
라일락의 말
산동백

제2부 바람이 분 만큼 흔들리는 꽃

누구네 이중섭 그림
여행
보이지 않는 풀꽃
사가思歌
아득한 분홍 노을밭
목련꽃 2

그림 속 장미
백자白瓷 앞에서
달 노래

회화會話
가을 노래
잎사귀 소리
밤바람 소리는
달의 푸른 눈물
5월

제3부 풀꽃, 한 뼘 땅의 왕

기다림
달을 배웅하며
석상石像 앞에서
참매미 소리 줄 타고
달의 아이는 굴렁쇠 가지고 노네
아, 오늘 밤 달 찼군요
쓸쓸함
그림 속 들판에 집 한 채
내 님을 묻어 두고

담쟁이덩굴
산은 새를 조롱에 가두지 않네
풀꽃 왕관
달빛 해일
꽃이 길 얻다
치유 1-이지러진 봄은 없습니다
치유 3-봄을 더 하나 꺼내다
산, 이윽고 물

제4부 내 백지에 사는 달

오 오 생명아
슬픔을 자양으로
빈센트 반 고흐 씨의 어느 저녁

저녁노을
눌변訥辯의 눈이 내린다
섬진강 재첩국
꽃의 웃음
호명
아직은 꽃아, 지지 말아라
작은 발견
매일 보아도 그리운 달아
달을 그렇게 부르지 않으리
달이 좋아 시를 쓴다

서정抒情을 향하다

저자 소개 1

-1938년 개성 출생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가思歌』 『허무의 신발가게』 『풀꽃제사』(장시 탈출하는 살 1~57 수록) 『환상의 문지기』(장시 시집 1~57) 『라일락 나무에 사시는 하느님』 『밤에 쓴 말』 『사모곡』 『쓸쓸한 것들을 향하여』 『작파하다』 『달을 배웅하며』 『풀꽃왕관』 - 시선집 『그리움의 식물성』 『누구네 이중섭 그림』 『달빛 해일』 - 현대시학상, 한국문학상 등 수상 - 세종대학 교수 역임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00*160*20mm
ISBN13
9791161151939

책 속으로

지워도
지워도
생기는 초승달같이
반달에서 더 자란
만월같이
만월로 둥실 걸린
얼굴같이
사람들은 그리움 공간을
가슴에 걸어 두지요
사랑은
잊으려 하여도
드러나고 자라나는
무서운 식물성이 있어요
그래서 오늘 밤 만월이에요
---「그리움의 식물성」중에서

어느 날 내 무덤 위에
풀꽃 한 송이가 대신 피어 있으면
방문하신 그대여
알아보시기나 하시리오
뼛가루 날리는 하얀 얼굴을
내가 명부冥府에서 붉은 팔을 늘이어
벌레 같은 꽃 하나 점지하여
그대 외로움에 제사祭祀지낼 때
오 그대는 후생의 나를 기어 다니며
꽃 한 송이 속에 뛰어 들어와 꼬부리고 앉으리라
풀꽃 속에 다 데려오지 못한 발가락 몇 개는 그 자리에 떨어져
이승에서 아직도 감추지 못하리라
---「풀꽃 제사祭祀」중에서

새가 높이 날자
달의 이마에
날카로운 상채기

파란 달에서 떨어지는
파란 달의 피
한 방울

내가 쓰는
백지에
툭 떨어진다

지금 창백한 나의 시에
달의 혈액이
수혈되는
순간
---「수혈」중에서

봄보다 앞질러 산에 와 보니
산동백 웃음이 더 앞질러 있습니다
봄눈도 드문드문 깊은 골짜기
노란 웃음 이른 바람에
동동 떠 있습니다


첫사랑도 이렇게
왔었지요
---「산동백」중에서

풀꽃에 닿은
내 쓸쓸함까지는
그대 못 따라오네
풀꽃이 먼지 같은 꽃 하나
완성하고 있는 걸
그대로 크게 눈 떠도 안 보이네
그것은 그대가 부자인 때문

새 꽃들이 불밭처럼 켜지고
이 밝음 속에서는 더욱
모래같이 작은 꽃은 보이지 않아
그대는 눈멀어 저쪽에 서서 있고
나의 쓸쓸함이 가는 길을
나 홀로 비추며 비밀히 따르고 있을 뿐이니
아무리 먼 길도
내 쓸쓸함과 어깨를 나란히 걸어가면
저 산 밑 홀로 사는
풀꽃의 쓸쓸함에 초대되리라

그대여 바람이 불면
홀로 거기 욕망에 흔들리게
나는 풀꽃 속에 들어가 작은 향기로 흔들릴 터이니
풀꽃에 들어간 내 쓸쓸함을
그대는 결코 갖지 못하네

---「쓸쓸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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