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이화연의 다른 상품
임찬미의 다른 상품
|
마침내 코뿔소가 상륙하는 날, 꼬마 미겔은 부모님과 함께 아침 일찍 항구로 나갔어요. 항구에는 이미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지요.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베스티아리』라는 동물 우화집에 실린 코뿔소 그림을 봤을 수도 있어요. 우화집에 실린 코뿔소는 이마에 뿔이 달린 유니콘을 닮아 있었기 때문에 코뿔소가 유니콘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꼬마 미겔도 아마 이마에 뾰족한 뿔이 있고 멋진 날개가 달린 유니콘을 닮은 동물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른들 역시 코뿔소가 유니콘과 얼마나 닮았는지 궁금해했지요.
--- 본문 중에서 |
|
오백 년 전 가짜 뉴스의 원조?
1500년대 유럽을 뒤흔든 ‘코뿔소 소동’ 1515년은 유럽에서 ‘코뿔소의 해’라고 할 만한 해였다. 그때까지 유럽 사람들은 코뿔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그해 5월 인도코뿔소 한 마리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처음으로 상륙하게 되었다. 그 소식이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에게도 전해졌다. 뒤러는 다른 화가가 인도코뿔소를 보고 그린 스케치와 간단한 메모를 보고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목판화를 찍어냈다. 뒤러의 그림은 이후 살바도르 달리 같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만큼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뿐만 아니라 뒤러의 목판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명문가의 문장으로, 대성당과 탑의 장식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자기로도 만들어져 날개 돋친 듯이 팔렸고 동물도감 같은 책에까지 실렸다. 그 바람에 유럽 사람들은 수백 년 간 코뿔소의 모습을 잘못 알게 되었다. 나중에 몇 차례 살아있는 코뿔소 전시회가 열렸지만, 뒤러의 코뿔소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다고 한다. 꼬마 미겔네 가족을 뒤흔든 ‘철갑 코뿔소’ 이야기 인도코뿔소가 최초로 유럽 땅에 상륙하던 날. 먼 발치에서 함께 코뿔소를 본 미겔의 아빠는 뒤러의 코뿔소가 진짜라고 믿었고, ‘철갑 코뿔소’라고 부르길 좋아했다. 엄마도 날마다 코뿔소 도자기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집안의 행운을 빌었다. 할아버지와 미겔만 가까이에서 인도코뿔소를 보게 되지만, 미겔의 부모님과 다른 어른들은 두 사람의 말보다 뒤러의 그림을 더 믿었다. 결국 아빠와 할아버지는 사이가 나빠지고, 그 후 미겔은 코뿔소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미겔이 할아버지가 되고 나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뒤러의 코뿔소가 진짜라고 생각했다. 진짜 코뿔소를 볼 기회가 없었던 데다가 어디를 가든 뒤러의 코뿔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미겔 자신도 뒤러의 그림이 진짜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 손녀딸 타냐와 함께 인도코뿔소 전시회에 가는 미겔은 과연 코뿔소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될까?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어슬렁거리고 있는 ‘철갑 코뿔소’ 이 책은 질문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1500년대 유럽 포르투갈에서 실제로 있었던 ‘코뿔소 소동’에 상상력을 더해 그림책으로 펴냈다. 이 동화는 유명 화가였던 알베르히트 뒤러의 『인도코뿔소』 목판화가 인기를 끌면서, 적어도 수백 년 간 사람들이 코뿔소의 모습을 오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림 작가 임찬미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그림체로 『철갑 코뿔소』의 그림을 완성해 냈다. 『철갑 코뿔소』는 작가의 말에 나온 대로 ‘오백 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뒤러의 코뿔소가 크게 유행하면서 꼬마 미겔의 가족은 코뿔소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이 책은 어린 아이의 눈으로 어른들이 어떻게 가짜 코뿔소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요즘도 우리 주변에 ‘철갑 코뿔소’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고, 거짓 너머 진실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사람의 사람됨은 질문하는 데 있다’는 철학자 김상봉의 말대로, 무엇이든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먼저 질문하고, 곰곰 생각해 보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듯싶다. 진실을 몰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
|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차분하게 질문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질문은 그 자리에서 수학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듯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많은 물음은, 대답할 수 없지만 외면할 수도 없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그렇게 우리를 깨어있는 사람이 되도록 던지는 질문이 어떤 것인지는 여러분이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그 물음은 어린이와 어른에게 모두 해당되는 물음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여러분이 자녀와 함께 또는 부모와 함께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 책이 던지는 물음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책을 통해 마음의 거울 앞에 마주 서고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 김상봉 (철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