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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 애지문학회 제17집 | 『북극 항로』를 펴내면서 5 1부 강우현 | 파쇄 외 1편 12 강익수 | 사람과 돌의 간극 외 1편 16 권혁재 | 밤 도계읍을 지나며 외 1편 18 김군길 | 너는 꽃이다 외 1편 20 김도우 | 몸살 외 1편 24 김명이 | 목장 카페 외 1편 27 김선옥 | 빈집 외 1편 31 김소형 | 공명 외 1편 34 김외숙 | 끈목 외 1편 37 김정원 | (화)접도 외 1편 39 김정웅 | 산책 외 1편 42 2부 김재언 | 사람을 한다 외 1편 48 김평엽 | 에스프레소와 아다지오 외 1편 50 김형식 | 애호박 외 1편 52 김행석 | 아카시아꽃 외 1편 54 남상진 | 평형수 외 1편 56 박 영 | 멸치 외 1편 60 박설하 | 화요일의 목록 외 1편 64 박은주 | 혀의 자각몽 외 1편 67 박정란 | 왜 너까지 그래 외 1편 70 사공경현 | 사색의 방식 외 1편 73 손경선 | 감의 노래 외 1편 75 3부 신혜진 | 어떤 미투 외 1편 78 유계자 | 눈사람 에덴 외 1편 81 유안나 | 장롱 속 포효 외 1편 85 이국형 | 노래를 듣다가 외 1편 89 이미순 | 허기 외 1편 91 이병연 | 사구 식물 외 1편 94 이선희 | 거울 속의 사막 외 1편 96 이원형 | 담뱃불이 외 1편 99 임덕기 | 태생적 밤벌레 외 1편 101 이희은 | 혼잣말 외 1편 103 정가을 | 최저임금 외 1편 105 4부 정해영 | 응시 외 1편 108 조성례 | 즐거운 제사 외 1편 112 조순희 | 홍매루 낮달 사용설명서 외 1편 114 조영심 | 별빛 실은 그 잔바람은 어떻게 오실까 외 1편 118 조옥엽 | 착불, 택배가 도착했어요 외 1편 120 최병근 | 문제들 외 1편 122 최윤경 | 관계 외 1편 124 허이서 | 사이 외 1편 126 현상연 | 어미 소의 이별 외 1편 130 현순애 | 봄바람 외 1편 133 명시감상 | 반경환의 명시감상 ― 장옥관, 김기택, 김정웅, 정해영, 현순애의 시 | 반경환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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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춘래불사춘出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이 오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소련과 중국과의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자원전쟁과 보호무역주의, 저출산-고령화의 덫, 세계일등국가와 문화선진국의 길은 더욱더 요원하기만 하다. 북극 항로, 북극 항로, 이상낙원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을 향하여 43명의 시인들이 가장 힘찬 돛을 올렸다. ― 애지문학회 제17집 『북극 항로』를 펴내면서 바다를 깨뜨려// 나아가야 하니까/ 배가 달려야 하니까/ 개척한다는 것은/ 결국은/ 누구에게는 등을 보여야 하는 일 ― 김정웅, 「북극항로」 부분 쉽고 빠른 길, 즉, ‘수에즈 운하’로 가는 길은 함께 가는 길이고, 어렵고 힘든 북극 항로로 가는 길은 등을 돌리는 길이다. 만인들의 의사에 반하는 길은 등을 보이는 길이고, 등을 보이는 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길이다. 김정웅 시인의 “나침반이 N극을 잃은 낯선 북극”: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꿈을 꾸는 자는 명예에 살고 명예를 위해 죽는 자이며, 그는 끝끝내 그 북극 항로를 황금노선으로 개척해 내고 만다. 무겁고 완강한 돌이/ 미풍에 날릴 때까지/ 두드리고 매만지고/ 쪼갠 흔적으로// 예술인줄 몰라/ 예술이 된 돌//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슬쩍 쓸어 올리고 있다 ― 정해영, 「응시」 부분 하지만, 그러나 「응시」의 진짜 주인공은 돌도 아니고, 조각가도 아니다. 소설 속의 소설을 격자소설이라고 부르듯이, 「응시」의 진짜 주인공은 그 조각가에게 천재성을 부여한 시인인 것이며, 정해영 시인은 그 ‘응시’를 통해서 “예술인 줄 몰라/ 예술이 된 돌”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슬쩍 쓸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응시는 대상을 바라보는 힘이고, 응시는 대상을 사유하는 힘이며, 이 두 힘의 결합에 의하여 최고급의 「응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봄물결 출렁이는/ 목덜미 붉은 어린 사월이 초상/ 수채화로 완성하고/ 홀연히 떠나가는 화공이다// 싱싱하게 물오르는 오월이년 엉덩짝 그리며/ 지느러미에 근육 만들고 있다는/ 풍문,/ 뜨겁다 ― 현순애, 「봄바람」 부분 현순애 시인은 무정형의 「봄바람」을 인간화시키고, 그 봄바람을 너무나도 엄청난 ‘성의 향연’의 주인공이자 명품인간으로 변모시켜, 이 세상의 최고급의 ‘성의 향연을 연출해놓는다.현순애 시인은 하늘도 감동하고, 시신詩神마저도 감동할 만한 명시名詩, 즉, 「봄바람」의 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반도체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예술품/ 인공지능 시대의 꽃이요 시다 ― 김형식, 「반도체」 부분 내 몸을 함께 살아줘서 고맙다/ 내 아픔 견뎌준 내 사랑 고맙다/ 제 몸의 생살 갈가리 찢고 나서야 고맙다고/ 비로소 환하게 가슴 여는 가시연꽃 ― 최윤경, 「가시연꽃」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