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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네가 일을 똑바로 못하면 너 같은 애들이 다 욕먹는 거 알지? 나는 괜찮은데 어디 가서 남들한테 미움받을까 봐 그래.”
“…….” “내 말 무슨 뜻인지 알 거야.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깻잎 두 장을 미리 챙길 걸 그랬다. 눈물이 흐르려 하기에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 겨우 참았다. 울지 않아야 했다. --- pp.13~14 “요즘엔 이것저것 복지 혜택이 많던데, 너희는 편하게 살아서 좋겠네!” 아줌마는 우리의 삶 겉면의 가장 얇은 보호막을 ‘혜택’이라 표현했다. (…) 물론 그것들을 다 누려서, 삶의 외피가 조금 두꺼워진다 해도, 아줌마가 경계할 정도로 삶이 부유해지는 건 아닌데, 당신은 무엇을 염려하는 걸까. --- pp.31~32 이상하게 입꼬리가 움찔거렸다. 배시시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라이벌에게 인정받은 게 기뻐서? 아니었다. 라이벌 채연보다 여전히 내 춤이 뛰어나서? 그것도 아니었다. ‘보깅 댄서야.’ 채연의 평가였다. 그 애의 눈에 나는 그저 보깅 댄서였다. 미숙한 알바, 불쌍한 세입자,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가 아니라 댄서. 내가 그토록 바랐던 모습이었다. --- p.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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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봄은 오니까.'
이른 봄, 세상에 홀로 핀 열아홉의 이야기. 자립준비청년은 보육 시설에서 지내다 만 18세가 되어 퇴소한 청년들을 말한다. 서울에서만 매년 300여 명이 사회로 나오고 있으며 2023년 2월 기준, 약 1,500명의 아이들이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매스컴을 타고 대중의 관심이 늘면서 지원과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일 뿐, 내딛은 발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편견과 차별이 먼저 해소되어야 한다. 『열아홉의 봄』은 꽃에 달린 가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깃집 사장과 집주인 아줌마는 ‘너 생각해서 하는 얘기야.’라는 말로 운을 떼며 나름의 꽃을 서영에게 건넨다. 하지만 정작 서영의 손에 닿는 것은 꽃이 아니라 가시였다. 그럴싸한 꽃 아래 솟아 있는 뾰족한 미움과 우월 의식이 서영의 마음에 상처를 냈다. 그러나 보깅 댄스로 서영과 경쟁하고 있는 채연은 서영을 꼭 꺾고 싶다고 말하며 손을 내민다. 서영은 일으킨 건 꽃도 가시도 없는 같은 땀, 같은 온도의 손이었다. 어쩌면 좋은 세상은 애써 친절을 베풀기 보다, 그저 무례를 범하지 않을 때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멋대로 규정 짓지 않고, 섣불리 동정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이와 어른, 고용주와 노동자, 집주인과 세입자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