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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절벽의 신자들
조예은
오리지널스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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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역대급 장편소설로 돌아온 조예은
오연은 사고 이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유일하게 인식하는 얼굴은 친구 제언뿐. 그러던 중 한 교생이 둘 사이에 끼어들고, 제언이 실종된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진실을 좇는 그를 따라가다 보면, 충격적인 결말이 우리를 덮쳐온다.
2026.09.11.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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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제언
2부 환영
3부 오연
4부 8월
5부 그들
에필로그 0

저자 소개 1

2016년 단편소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을, 같은 해 장편소설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스노볼 드라이브』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입속 지느러미』 『적산가옥의 유령』, 연작 소설 『꿰맨 눈의 마을』, 단편소설 『만조를 기다리며』 『토마토로 만들어줘』, 짧은 소설 『초승달 엔딩 클럽』 등을 썼다. 2025년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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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36g | 128*188*30mm
ISBN13
9791169087520

책 속으로

오연은 타인의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몇 년 전 여름 휴가 길에 있었던 가벼운 사고 이후 갑작스레 생겨난 증상이었다.
--- p.9~10

특유의 시원한 눈매도 한 치의 왜곡 없이 망막에 담겼다. 이제언. 오연의 옆집에 사는 가장 오랜 친구이자 동급생, 그리고 사고 후유증이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얼굴이 변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 p.15

오연도 사고 이전에는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후유증으로 진로 고민이 깊어지자 친근하고 아늑한 이 둥지가 요즘 들어 답답하게 느껴졌다. 떠날 수 있는데 떠나지 않는 것과 떠나지 못하는 건 엄연히 다르니까.
--- p.16

“정말 외로웠겠다, 오연아.” 그동안 외롭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주연의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다. 내내 허공에 붕 뜬 것처럼, 나만이 깨어 있는 꿈속을 걷는 것처럼 외로웠다는 걸.
--- p.38

마을에서는 어떤 문제도 문제가 아닌 게 돼요. 그건 분명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데, 제 이유 모를 불안은 가시지 않아요. 너무 평온해서 곧 끔찍한 일이 닥칠 것만 같아요.
--- p.45

여러분, 망설여도 괜찮습니다. 녹색 절벽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2015년 8월 8일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날이 되면, 인류는 끝납니다.
--- p.130

기대감. 그건 오연의 삶을 오래 떠나 있던 감정이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타인에게 바라지도 않으며 삶에 무관심하게 구는 건 편리한 일이다. 오연은 자신이 온갖 방어기제로 무장한 겁쟁이라는 걸 잘 알았다. 제언이 괴로운 이유는 그의 안에 사랑이 많기 때문이다. 그가 매사에 온몸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오연은 그렇게 되고 싶었다.
--- p.246~247

“진실에 증거가 왜 필요해요? 증거가 없으면 본 것도 못 본 게 되는 거예요? 증거가 있으면 아닌 것도 맞는 게 되는 거고요?”
--- p.350

출판사 리뷰

***〈군체〉 〈부산행〉 감독 연상호 강력 추천***
***밀리의서재 밀리로드 연재 역대 최고 기록 경신***
***당신이 기억하는 ‘조예은 월드’를 넘어설 단 한 권의 장편소설***

한국 문학의 새로운 보석 조예은이 던지는 진실과 거짓,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한 질문


어떤 믿음은 너무 오래되어 언제부터 믿었는지조차 알 수 없고, 어떤 믿음은 삶이 무너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생겨난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무언가를 믿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단 한 번도 그걸 믿어본 적 없다는 진실을 뒤늦게 목도하기도 한다.

외계인 세팔로포디언과 UFO가 언젠가 도래해 세상을 멸망시키리라고 믿는 종교 집단 녹색 절벽과 그 교주 정환영. 오연은 환영에게 입양되어 녹색 절벽의 신자로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녹색 절벽에서 살아온 오연에게 믿음은 선택이 아니라 삶의 일부다. 반면 일그러진 가정에서 벗어나 흘러가듯 우연히 녹색 절벽에 들어오게 된 제언은 줄곧 시큰둥한 태도로 환영의 말을 거짓이라 일축해 버린다. 환영을 전혀 믿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살가움과 싹싹함으로 공동체에 스며드는 제언을 보며 오연은 불쾌함을 느끼지만, 제언 때문에 느끼는 또 다른 감정에 동요한다. 의심해 본 적 없던 환영의 말을 제언이 한 겹씩 벗겨낼 때마다 묘한 고양감 혹은 해소감과 같은 것이 차오르는 것이다.

당연했던 진실은 언젠가부터 검증하고 의심해야 할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며 오연과 제언의 위치는 몇 번씩 뒤바뀌고, 뒤섞이고, 반전된다. 신도에서 비신도로, 비신도에서 신도로, 무조건적인 믿음에서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삶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실을 겪고,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과 마주하며 제언의 단단했던 불신은 조금씩 무너진다. 믿을 이유가 없었던 사람에게 어느 순간 무조건적으로 믿을 이유가 생기는 것. 조예은은 그 변화를 단순한 광신이나 미혹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세계를 이해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이토록 절실한 하나의 설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3년 만에 장편 신작, ‘조예은 월드’를 넘어
믿음과 인간의 심연으로


조예은의 이야기에 들어서면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안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부지불식간에 뒤틀리고, 친밀한 얼굴들 사이에서 기묘하고 낯선 존재가 튀어나온다. 호러와 스릴러, 오컬트와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가 만들어온 세계들은, 독자의 감각마저 날카롭게 벼려줄 정도로 서늘하다. 진짜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소름을 돋게 하는 공포의 끝에 결국은 연대하여 살아남거나 버텨낸 삶이 있다. ‘조예은 월드’는 서로 다른 존재들의 공존 속에서 삶이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그려낸다. 분명 기괴한 이야기를 읽었음에도 이상하게 다정한 마음이 남는다. 그렇게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자신만의 색을 견고히 다져온 조예은은 2025년 예스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자들이 사랑하는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하는 일, 그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넘어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3년 만에 출간하는 장편 《녹색 절벽의 신자들》은 그 긴장 속에서 분명한 변곡점을 그리며 태어났다.

외계인과 이상한 공동체, 사이비 종교와 악몽. 익숙한 조예은의 재료가 섞여 있으나 이를 직조하는 작가의 손길이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이상한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오래 궁리했다면, 이번 이야기는 ‘여전히 이상한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하는가(살아갈 수 있는가)’에 집중하며 한층 깊이 들어간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구석이라고 할 만한 욕망과 잘못된 집착이 뒤엉키면서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거대한 풍랑에 휩쓸리듯 활자가 풀어낸 선명한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뜻밖에도 도리어 인간의 가장 순수한 지점을 맞닥뜨리게 된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은 정말 진실인가’ 하는 낯선 질문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증거가 있어서만 믿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에, 두렵기에, 누군가에게 속하고 싶기에, 견디기 어려운 현실에서 아슬아슬하게 지탱할 최소한의 발판이라도 갖고 싶기에 믿는다. 반대로 그토록 오랫동안 믿어온 세계라도 작은 균열에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녹색 절벽의 신자들》 속 오연과 제언은 바로 후자의 궤적을 그린다. 믿음 속에서 출발한 오연은 의심하는 법을 배우고, 불신에서 출발한 제언은 광신도가 되어간다. 서로 믿음의 반대편에서 출발한 두 사람과 그 중심에 자리한 환영을 통해 결국 우리는 알게 된다. 믿음과 불신은 사실 서로 완전히 다르지 않다는 걸. 믿기에 믿지 못하고, 불신하기에 믿게 된다는 것을.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끊임없이 흔들며, 마지막까지 무엇을 믿을 것인지를 독자에게 되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굳게 믿는 것은 과연 진실일까? 아니, 당신은 정말 진실을 진실이라고 여기고 있는가?

추천평

조예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공포는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장르적 공포와는 전혀 다른 결의 공포이다. 그 낯선 공포는 늘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던, 하지만 한 번도 작품에 의해 발굴되지 않은 종류의 감정이다. 그 때문에 그의 소설은 기묘한 낯섦과 내 안에 있던 감정을 들킨 것 같은 대립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 소설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모를 혼란에 갇힌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런 우리가 결국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지 끝까지 따라가 보고 싶다. - 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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