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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섬뜩한 공간이다. 하지만 봄이면 골짜기를 따라 벚꽃이 피어 꽃길이 만들어지고, 흐드러지게 핀 꽃에 바람이 스치면 꽃비가 흩날린다. 아름다운 풍광 속 떨어지는 무수한 꽃잎처럼, 그해 여름 수많은 넋이 떨어져 나갔던 아픈 역사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가슴 아프고 상처가 깊은 일은 잊으려 해도 잘 잊히지 않는다. 눈 감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려줄 때, 상처 입은 이들은 조금이나마 응어리가 내려앉는다. 전쟁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국민을 지켜야 할 이들이 오히려 국민을 죽였다는 게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죽임당한 이들도 억울하지만, 남아 있는 이들도 고통스러웠다. 당시의 아이가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비극의 불씨는 여전히 안고 있다. 이 그림책은 상처를 아물게 하고,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 손길이다. 작가의 따뜻한 글과 포근한 그림 덕분에 더 큰 위로가 된다. - 임재근 (북한학 박사, (사)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연구소장,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