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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양장
박경리 저
다산책방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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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불안한 서곡
2. 여수(旅愁)의 창변(窓邊)
3. 금단의 사랑
4. 연정(戀情)과 연정(憐情)
5. 산장의 재회
6. 구심력
7. 사랑의 사자(使者)
8. 애가

작품 해설

저자 소개 1

Park, Kyung-Ree,朴景利,박금이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
1926년 10월 28일(음력)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5년 진주고등여학교를 졸업하였다.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표류도』(1959), 『김약국의 딸들』(1962)을 비롯하여 『파시』(1964), 『시장과 전장』(1965)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하여 4만 여장 분량의 작품으로 26년 만인 1994년에 완성하였다. 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6백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 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문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용재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토지문화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대문학 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 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수여 받았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1999년 원주 오봉산 기슭에 토지문화관을 세우고, 문학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계간지 [숨소리]를 창간(2003)하고,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엮은 환경 에세이집 『생명의 아픔』(2004)도 출간하는 등 사회와 인간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놓치 않았다. 2008년 5월5일 향년 8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한국현대문학의 영원한 고향으로 남았다. 타계 이후 정부에서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현대문학]에 연재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수필집 『Q씨에게』, 『원주통신』, 『만리장성의 나라』,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 등과 시집으로는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등이 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애가』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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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544g | 133*215*21mm
ISBN13
9791130646923

책 속으로

다음 날 저녁때도 여인은 연구실 앞에 와서 바람을 쐬는 것이었다. 그다음 날도 역시 여인은 나타났다. 여인은 퇴원을 하는 날까지 하루의 일정처럼 해 질 시각이면 반드시 그곳에 나타났다. 그리하여 어느 날 창변에 서 있는 민호와 말을 나누게 될 기회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들의 로맨스는 시작되었다.
---「1. 불안한 서곡」중에서

푸른 하늘과 푸른 산과 푸른 바다, 민호는 일본의 어느 시인의 오월의 노래를 생각한다. 귤꽃이 피고 소쩍새가 운다던 그 오월의 노래, 그러나 이 고장에도 은행나무의 가로수가 있고, 동백꽃이 피고, 유자가 무르익는 목가가 있다. 그리고 한없이 아름다운 남국의 바다, 꿈과 같이 흰 배가 가고.
---「2. 여수의 창변」중에서

행동의 타성이라 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민호는 진수에 대한 연연한 그리움이 솟구칠 적마다 설희를 끌어안았고 고독을 느낄 적마다 설희에게 숨이 막히는 키스를 했다. 이렇게 몸이 성하게 되어 생각해보니 그것은 정신의 허탈 상태와 더불어 육체가 허약해진 탓이라 생각된다. 요사이에 와서는 설희가 옆에 있어도 비교적 감정은 고요하고 차갑다. 포옹은 고사하고 손을 잡는 일조차 삼가고 있는 그였다.
---「3. 금단의 사랑」중에서

상화는 자기를 죄의 구렁텅이에다 넣고 만 영옥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괴롭혔다. 그러나 상화는 진심으로 영옥을 불쌍히 여겼다. 아름답지도 못하고 총명하지도 못한 그 여자의 동물적인 애정이 자기에게 한결같이 쏟아질 때, 상화는 그를 한없이 미워하다가도 도리어 그를 미워한 자신이 더욱 미워지곤 했다.
---「4. 연정과 연정」중에서

그렇게 술을 마시고 각기 거처할 방으로 돌아가는데 아까 화제의 주인공인 검은 드레스의 여자가 천천히 층계를 밟고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날씬한 종아리가 희미한 불빛 아래 대리석으로 만든 비너스의 그것처럼 아름답다. 얼근하게 취한 두 사나이 눈에도 그것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여자는, 밑에서 바라보고 서 있는 술 취한 사나이들의 눈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2층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5. 산장의 재회」중에서

현회의 목소리는 작았다. 그러나 상화는 서로가 서로를 원하고 있는 강하고 끈질긴 마음들의 힘을 느꼈다. 어느 때고 그러한 마음들, 구심력은 다가설 것이고, 드디어 결합이 될 것이라고, 상화는 왜 그런지 믿어지는 것이었다.
---「6. 구심력」중에서

저녁이 끝난 뒤 민호는 일찍이 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잠이 올 리가 없다. 설희의 초췌한 모습, 눈이 슬픔과 절망에 타고 있던 얼굴, 그 단정한 여인이 치마로 땅을 쓸며 실신할 듯 걸어가던 모습, 도무지 눈앞에 어른거려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평생을 두고 이처럼 처참하고 깊은 죄의식을 가져보기는 처음이다.
---「7. 사랑의 사자」중에서

그래, 진수는 누구의 죽음 같은 것을 바라는 여자는 아냐. 너가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실과 선을 말하고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우리는 진실했다. 그러나 그 진실의 결과는 악이 되고 말았다. 이것이 누구의 죄랄 수는 없어. 우리는 그렇게 아슬아슬한 이별과 해후 속에 휘말려 들어갔을 뿐이니까. 아무튼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할 게고, 우리의 진실은 그냥 버려질 수는 없는 것이라 나는 생각해.

---「8. 애가」중에서

출판사 리뷰

“제 삶이 평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삶이 문학보다 먼저지요.”

고전의 품격과 새 시대의 감각을 동시에 담아낸
박경리 타계 15주기 추모 특별판


1957년 단편 「계산」으로 데뷔해, 26년에 걸쳐 집필한 대하소설 『토지』로 한국 문학사에 거대한 이정표를 남긴 거장 박경리. 타계 15주기를 맞아 다산북스에서 박경리의 작품들을 새롭게 엮어 출간한다. 한국 문학의 유산으로 꼽히는 『토지』를 비롯한 박경리의 소설과 에세이, 시집이 차례로 묶여 나올 예정인 장대한 기획으로, 작가의 문학 세계를 누락과 왜곡 없이 온전하게 담아낸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한국 사회와 문학의 중추를 관통하는 박경리의 방대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 구성했고, 새롭게 발굴한 미발표 유작도 꼼꼼한 편집 과정을 거쳐 출간될 예정이다.

오래전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박경리의 작품들은 새롭게 읽힐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번에 펴내는 특별판에서는 원문의 표현을 살리고 이전의 오류를 잡아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대감각을 입혀 기존의 판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책을 선보인다. 이전에 박경리의 작품을 읽은 독자에게는 기존의 틀을 부수는 신선함을, 작품을 처음 접할 독자에게는 고전의 품위와 탁월함을 맛볼 수 있도록 고심해 구성했다. 이전의 고리타분함을 말끔하게 벗어내면서도 작품 각각의 고유의 맛을 살린 표지 디자인으로, 독서는 물론 소장용으로도 손색이 없게 했다. 한국 문학사에 영원히 남을 이름, 박경리 문학의 정수를 다산북스의 기획으로 다시 경험하길 바란다.

“이 방대한 지구 속에 개미 떼처럼 우글거리는 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왜 하필이면 이민호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남긴 또 다른 유산
박경리의 첫 장편소설이자 첫 연애소설 『애가』


다산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된 『애가』는 박경리의 또 다른 걸작이다. 1950년대 말부터 박경리는 신문과 잡지에 많은 양의 대중소설을 꾸준히 연재하면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그중 1958년 《민주신보》를 통해 연재된 『애가』는 박경리 문학의 변화를 보여주는 길목의 첫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50년대에는 한글을 깨친 여성이 독서 대중으로 편입되면서 출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고, 이에 발맞춰 각종 신문, 잡지에는 연애소설이 활발하게 발표됐다. 이 시기 대부분의 연애소설은 전후 가정의 재건을 통한 국가 질서의 재구축을 목표로 가정을 신성화하면서 연애의 결론을 결혼으로 한정하면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하고 고정화된 젠더를 사회적으로 교양했으며 사회와 개인의 윤리를 국가 주도로 재구축하고자 했다. 이때부터 연애소설은 가정과 여성의 순결성, 그리고 낭만적 사랑의 완성으로써 결혼 제도와 남녀 성역할에 대한 보수성 등을 전면에 내세워 당대 지배적 이데올리기와 갈등하지 않는 서사를 추구했다.

하지만 박경리의 연애소설은 기존 연애 서사가 보여주는 전형성에서 벗어난 양상을 보여줬다. 그저 대중의 인기를 목적으로 한 소설 창작이었다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시기 창작된 박경리의 장편소설들이 모두 일정한 문학적 성과와 대중적 성취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반격이 이뤄지던 전후 사회를 배경으로 한 박경리의 연애소설을 징후적으로 독해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적 부조리에 타협할 수 없는 비극적 낭만성과 가정과 결혼으로 타협하지 않는 사랑에 관한 깊은 탐구가 이 시기 박경리 연애 서사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죽음이나, 또는 이별로써
사랑의 독점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불륜 모티프를 넘어선
박경리만의 새로운 낭만성


1950년대 박경리의 초기 단편소설 속 여성 인물들은 성적 대상화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주체적인 자의식을 갖는 순간 공동체로부터 추방되어 생존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가부장적 질서를 인식하고 이런 사회적 규율을 내면화할 수 없어 고통받는다. 이 시기를 거쳐 1950년대 말 첫 장편으로 창작된 『애가』는 박경리의 초기 단편이 보여준 문제의식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박경리 초기 연애소설은 기존 멜로드라마의 공식과 다르게 선인의 승리, 악인의 처벌을 공식화하지 않고 사랑의 결합에 장애가 되는 경쟁자를 악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결혼을 사랑의 완성이나 행복한 결합의 형태로 제시하지 않고 사랑에 영원성을 결부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족 이데올로기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확보한다.

오히려 박경리 연애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에 따른 고통마저 홀로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이르지 못해도 이상적 가치로서 사랑을 성취할 가능성을 갖는다. 결국, 박경리의 연애소설이 목적했던 것은 사랑을 통해 존재론적 고독을 온전히 홀로 감당하는 개인의 낭만성을 그려내는 것이지 않을까.

박경리의 첫 연애소설인 『애가』는 여성을 향한 이중 잣대가 얼마나 여성 혐오적인지, 이것이 순수한 사랑을 얼마나 억압하는지 비판하면서 동시에 이런 속물적인 세상에서 사랑을 지키고 이에 따른 고통을 감당하는 인간의 숭고함을 보여준다. 박경리는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변형하여 자기만의 개성 있는 인물과 서사 스타일을 통해 비극적 깨달음과 낭만성을 『애가』에서부터 보여준다. 이는 『토지』로 이어지는 박경리 문학 여정에 있어 그 시작점이자 박경리 문학작품 속 다양한 인물 군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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