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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 ‘나’를 사랑하는 법을 일깨우는 그림책
라라는 언덕 위 작은 집에 혼자 살고 있어요. 옷감 짜는 일을 하면서요. 아름다운 옷감을 짜면 비싼 값에 팔 수 있지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답니다. 라라는 금요일 밤마다 먼 곳에 있는 아빠에게 편지를 썼어요. “아빠, 옷감 짜는 실력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일하는 게 무지무지 즐거워요.” “친구들한테 둘러싸여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어요.” 라라는 편지에다 늘 좋은 얘기만 적었어요. 그런데 이건 전부 거짓말이에요. 옷감 짜는 일은 하나도 즐겁지 않았거든요. 하루 종일 베틀 앞에 앉아 일을 하노라면 손가락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지요. 요즘은 옷감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제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그다지 인기도 없었고요. 사실은 가까이 지내는 친구도 없었어요. 어쩌다 사람들이랑 대화를 나누어도 조금도 즐겁지 않았답니다. 사람들은 라라를 보면 그저 입에 발린 칭찬만 늘어놓았거든요. “어린 나이에 대단한걸.” “참 좋은 직업을 가졌어.” “네가 무척 자랑스럽구나.” “암, 우리 마을의 자랑이지.” 언젠가부터 라라는 사람들에게서 조금씩 마음을 닫기 시작했어요. ‘이 일은 너무 힘들어. 언제쯤 그만할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어요. 누군가 말이라도 걸라치면 짐짓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하곤 했지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거예요.” 어느 토요일 아침, 라라는 언제나처럼 거짓말투성이인 편지를 빨간색 우체통에 넣었어요. 그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슬픈 감정이 훅 북받쳐 오르지 뭐예요?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라라는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부여안고서 집으로 달려갔어요. 사과 상자에 담긴 사과를 전부 밖으로 꺼낸 다음 뚜껑을 꼭 닫고서 편지 봉투가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을 얇게 뚫었답니다. 그러고는 하얀색 페인트로 상자를 꼼꼼히 칠했지요 이렇게 해서 라라네 집 뒤뜰에는 하얀색 우편함이 생겨났어요. 그 후로 라라는 금요일마다 편지를 두 통씩 써서 진짜 마음이 담긴 편지는 하얀색 우편함에, 가짜 마음이 담긴 편지는 빨간색 우체통에 넣기 시작했답니다. 여기서 하얀색 우편함은 재미없고 고단한 나날을 보내지만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이 하나 없는 라라에게 유일하게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해요. 그렇다면 이걸로 라라의 외롭고 답답한 마음이 다 풀어졌을까요? 흠, 그럴 리가요! 며칠 뒤, 라라는 진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빨간색 우체통에 잘못 넣고 말아요. 그 뒤에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난답니다. 이렇듯 《라라의 하얀 우편함》은 아빠에게 걱정 끼치기 싫어서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하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던 라라가 자신의 외로움와 힘겨움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꿈을 찾아 주체적인 삶을 열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세상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보통의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답니다. 이참에 책을 함께 읽으며 우리 아이가, 그리고 우리들이 진정으로 꿈꾸는 삶이 어떤 것인지 진지한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이야기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