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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별에서
김혜순
문학과지성사 199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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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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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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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1980~1981
납작납작 /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 / 귀뚜라미만큼 작아지기 위하여 / 명경양노원에서 친구를 먼저 보내는 한 노옹에게서 들은 한 마디 / 가야금 / 사랑에 관하여 / 기원의 다섯 사람 / 아지랭이 말씀 / 코페르니쿠스의 어머니 / 고층 빌딩 유리창닦이 / 전염병동에서 / 봉선화 / 물음표 하나 / 낮술 / 수화하며 걸어가던 다섯 사람 / 갈피와 실마리 / 황성맹인 잔칫날 공옥진의 춤사위 / 황성맹인 잔칫날 공옥진의 장탄식 / 출가기 / 고백

2. 1979
우리 두 사람 / 구구단 / 마라톤 / 죽은 새 / 무언극 / 노을 / 이중섭 미망인의 목걸이 / 돌 / 가난 / 마주보며 사라지기 / 새해 아침 파도 소리 / 세계사 / 노을 속에 숟가락 넣고 / 또 다른 별에서 / 기다림 / 벌목하는 변강쇠 / 막이 열리면 / 불면 / 에스더 왕비 / 소. 나. 기 / 몰매

3. 1976~1978
오월에, 라일락 꽃잎이 / 내가 방문을 여니까 / 월식 / 담배를 피우는 시체 / 세로 / 제목은 가뭄 / 시 / 어느날 신안 앞바다에 / 리듬 / 까마귀 / 국사공부 / 사람의 날개 / 서울 신기루 / 스물 둘의 저녁 식사 / 해부 / 말 1. 마지막 말의 모양 / 말 2. 말의 긴장 / 말 3. <아>자 처음 피어나는 소리 / 말 4. 소나기 말씀 / 즐거운 여행 / 진실

- 해설 : 방법적 드러냄의 세계

저자 소개 1

대상을 주관적으로 비틀어 만든 기괴한 이미지들과 속도감 있는 언어 감각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김혜순이 시를 통해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죽음에 둘러싸인 우리 삶의 뜻없음, 지옥에 갇힌 느낌이다. 그 죽음은 생물학적 개체의 종말로서의 현상적,실재적 죽음이 아니라, 삶의 내면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앉은 관념적,선험적 죽음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어느 별의 지옥』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느 별의 죽음』은 세계의 무목적성에 대한 오랜 응시로 삶에 예정되어 있는 불행을 눈치채버린 이의, 삶의 텅 빔과 헛됨, 견딜 수 없는 지옥의 느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관주의적
대상을 주관적으로 비틀어 만든 기괴한 이미지들과 속도감 있는 언어 감각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김혜순이 시를 통해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죽음에 둘러싸인 우리 삶의 뜻없음, 지옥에 갇힌 느낌이다. 그 죽음은 생물학적 개체의 종말로서의 현상적,실재적 죽음이 아니라, 삶의 내면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앉은 관념적,선험적 죽음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어느 별의 지옥』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느 별의 죽음』은 세계의 무목적성에 대한 오랜 응시로 삶에 예정되어 있는 불행을 눈치채버린 이의, 삶의 텅 빔과 헛됨, 견딜 수 없는 지옥의 느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관주의적 상상력이 빚어낸 시집이다. 그의 시 세계는 일상적이고 자명한 것의 평화와 질서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의식을 난폭하게 찌르고 괴롭힌다. 김혜순 시인은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하였다.

김혜순은 1955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초등 학교에 입학할 무렵 강원도 원주에 이사해 거기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원주여고를 거쳐 1973년 건국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가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1978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처음 써 본 평론 「시와 회화의 미학적 교류」가 입선하고, 이어 1979년 「문학과 지성」에 「담배를 피우는 시인」,「도솔가」등의 시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문단에 나온다. 대학 졸업 뒤 「평민사」와 「문장」의 편집부에서 일하던 그는 1993년 「김수영 시 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1998년 '김수영 문학상'을 받음으로써, 낯설고 이색적이어서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던 그의 시세계는 비로소 문단의 공인을 받는다. 2019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를 수상했다.

김혜순 시의 착지점은 '몸', 그것도 해탈이 불가능한 '여성의 몸'이다. 해탈이 불가능한 몸에서 출발한 그의 시적 상상력은 때때로 그로테스크한 식육적 상상력으로까지 뻗친다. 이런 점에서 김혜순의 시를 "블랙유머에 바탕을 둔 경쾌한 악마주의"의 시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는 자기 시의 발생론적 근거를 '여성'과 '여성의 몸'에서 찾는다. 이에 대해 그는 "식민지에 사는 사람은 절대 해탈이 불가능하다. 여성은 식민지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학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자에 새겨진 식민지성이 있다. 이때의 여성은 인식론적 여성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성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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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6쪽 | 128*205*20mm
ISBN13
9788932001265

책 속으로

술이 온 몸 가득 뿌리를 내리는군
뿌리 끝으로 반딧불이 날아 왔어
땅이 조금씩 갈라지는군
뿌리 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반딧불이 땅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면서
나는 반듯하게 쓰러졌어
당신은 샌드 페이퍼로 내 얼굴을 문지르는군
이봐 내 머리털 속에 반딧불이 환하지 않아?
숲 속이 환하지 않아?
나는 대낮부터 뿌리가 뽑혔어
우리 집이 조금씩 갈라지면서
별들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는군
이제 발길질일랑 멈추지 그래

--- p.32

바람아, 그대 옷고름이 열리면 먼 발치에서 파도 소리가 들리고. 꽃게 한 마리 피고, 꽃게 세 마리 피고, 꽃게 일곱 마리 피던 모래밭이 보이고. 꽃게 일곱 마리 따라서 내가 피던 모래밭이 보이고. 피어서, 피어서 기다리면 그대가 불사르던 모래밭의 전신이 보이고.
<아아, 그렇게 기다리던 바람아, 그대 가슴엔 물이 가득.>

바람은 한 겹 저고리를 벗고 머얼리 한 바다를 바라보았읍니다. 한 나라의 창문이 열리고, 세 나라의 창문이 열리고, 일곱 나라의 창문이 열리고. 열린 창문마다 물을 버리던 늙은 바다를 바라보았읍니다. 무너져내리던 스무 나라, 백 나라. 불쌍한 그 나라도 보았읍니다. 파도가 맨발을 비비며 뛰어다니던 그 나라의 모래밭도 보았읍니다.
<바다야, 그대 가슴엔 바람만 가득.>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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