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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다니는 나비 / 홍수 / 전염병자들아 / 프레베르의 아침 식사에 대한 나의 저녁 식사 / 사연 / 일몰 / 공룡 / 비명 / 대결 / 떠오른는 섬 / 참숯 / 순장 / 연기의 알리바이 / 적 1 / 적 2 / 나의 방주 / 묵시록의 사기사 / 진흙과 같은 날 빚으사 / 흙만 보는 사람 / 함박눈 / 되돌아오는 말 / 상습적 자살 / 수화합창 / 복수 / 날씨 / 화 / 너 / 희망 / 임철우의 투망 / 지구를 베고 잠들어보면/어른의 꿈 /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 / 현재 / 무덤에 간 아버님 / 깔깔 웃는 저 여학생을 바라보며 / 꽃만 말고 / 상상 / 사랑에 관하여 2 / 통화 / 딜레마 / ELO의 노래 Ticket to the Moon / 신문 / 잃어버린 것들 / 아파트 13층의 봄 / 우리 배추와 무들은 / 내 두 발의 운전 / 기쁨 / 막차 / 해산 / 딸을 낳던 날의 기억 / 존 케이지의 강습소 / 껍질의 노래 / 엄마 / 판토마임 강사 / 버림받은 여자 / 꿈속에서도 줄어들며 / 어느 날의 꿈 / 나의 시의 발전사 / 고층 빌딩 유리창닦이의 편지 / 일월 십사일에서 이월 이십일까지
-해설 : 조화의 이상과 방법적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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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을 치는 소리
따귀를 때리는 소리 울음 소리 내 목을 네가 자르는 소리 ……물 소 리…… 시간이 흘러드는 소리, 추억이 풀리는 소리. 추억을 버리는 소리, 시간의 두레박이 힘없이 풀리는 소리, 시간의 목을 내리누르는 네 고함 소리. 시간에 바퀴를 다시 거는 소리. …… 물 소 리 …… 세상의 소리란 소리는 모두 합쳐져 한소리를 내지. 포도주 항아리에 술 찰랑이는 소리 같은, 즐겁고 신나는 노래 같은 물소리를 내지. 지구에 귀 대고 잠들어보면. --- pp.7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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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허수아비를 만드신다
어머니 저고리에 할아버지 잠방이를 꿰어서 허수아비를 만드신다 아버지가 가을 한낮에 허수아빌 만드신다 낡아빠진 군모에 구멍 뚫린 워카를 꿰어서 녹슨 메달을 매다신다 하버지가 허수아빌 세우신다, 넓고넓은 가을 들판에 아버지가 허수아빌 세우시고 넝마들에게 준엄하게 이르신다 활산벌에 계백 장군 임하시듯 늠름하게 쫓아뿌라, 잉 황산벌에 계백 장군 펄럭인다 장검 대신 깡통 차고 늠름하게 펄럭인다 단칼에 베어버린 처자식은 논두렁 자갈 되어 굴러 있고 단칼에 흩어버린 신라 경계는 세월이 지워버렸는데 계백 장군 홀로 남아 나이롱 저고리 입고 혼자서 흔들린다 그 뒤편에 전쟁보다 더 무서운 입다무고 귀 막은 적막강산이 호올로 큰 눈 뜨고 있다 --- pp.79-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