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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7
#1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현관 열쇠 … 15 비디오 테이프 … 21 두부 아저씨 … 28 2002 월드컵 … 34 싸이월드 … 43 디스켓 … 52 학교 앞 문구점 … 58 우유 당번 … 65 MP3 … 66 PMP … 73 컴퓨터 시간 … 75 공룡 … 82 선이 사라진 세상 … 88 주판 … 92 #2 자네 아직 거기 있었소? 필름카메라 … 103 만원의 행복 … 110 두발 검사 … 119 보리차 … 129 주전자 … 132 정수기 물통 … 134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 136 밥상 … 139 양반 다리 … 144 프로레슬링 … 146 공중전화 … 153 철가방 … 160 #3 기억 속 어디선가 미사가 끝났으니 복음을 전합시다. … 167 패배의 기억 … 172 선물 같은 아르바이트 … 182 그때 그 장소 … 186 주문이 두려운 세상 … 190 방에서 발견한 보물 … 196 에필로그 …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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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철저한 문단속은 부작용도 있었다.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평소처럼 초인종을 눌렀다, “엄마 나야!” 이상하게 문이 열리지 않는다. ‘엄마가 화장실에 있나?’ 조금 기다려본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기척이 없다. ‘혹시 초인종이 고장 났나?’ 다시 초인종을 눌러본다. 문밖에 서 있는 내 귀까지 초인종 소리는 선명하게 들린다. ‘아... 엄마가 없구나.’ 핸드폰도 없고, 시계도 없던, 하필 주머니에 pc방 갈 돈조차 없던 그때. 나는 묵묵히 창밖을 보며 엄마를 기다렸다. --- p.17 한컴 타자 연습’에는 ‘산성비’라는 게임이 있었다. 단어가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온다. 우리가 할 일은 내려오는 단어를 빠르게 타자로 치는 것이다. 타자로 친 단어는 사라지고, 미처 치지 못한 단어가 바닥까지 내려오면 게임은 끝이 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비가 내리는 속도가 빨라진다. 우리는 경쟁하듯 이 게임을 했다. 나도 모르게 타자가 늘었다. --- p.78 주판 두 개를 발로 밟고 롤러스케이트 타듯 방 안을 누빈다. 물론 잘 굴러가진 않지만, 상상력이 중요하다. 여긴 방 안이 아니다. 빙상 경기장이다. 안톤 오노에게 억울한 패배를 당한 김동성 선수. 그의 복수를 해줄 사람이 바로 나다. --- p.97 셔터 한 번 누를 때 아주 신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진 한 장을 소중히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작은 구멍에 윙크해야 했던…. 한 번 찍고 태엽 감듯이 필름을 감아야 했던…. 사진을 찍고 나서 잘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도 없던…. 동그란 통에 필름을 담아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관에 들어가던…. 모두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그 시절. --- p.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