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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대표작 세트 (3권)
나쁜 사마리아인들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특별구성, 전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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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구성 소개

책소개

목차

추천사
감사의 말

프롤로그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1장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세계화에 관한 신화와 진실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3장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4장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5장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 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6장 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7장 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8장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9장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에필로그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추천사
감사의 말

프롤로그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1장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세계화에 관한 신화와 진실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3장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4장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5장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 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6장 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7장 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8장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9장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에필로그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추천사
감사의 말

프롤로그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1장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세계화에 관한 신화와 진실
2장 다니엘 디포의 이중생활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가?
3장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가?
4장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외국인 투자는 규제해야 하는가?
5장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민간 기업은 좋고, 공기업은 나쁜가?
6장 1997년에 만난 윈도 98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7장 미션 임파서블? 재정 건전성의 한계
8장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에는 등을 돌려야 하는가?
9장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
에필로그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저자 소개 4

Ha-Joon Chang,張夏準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Economics The User’s Guide》, 《그들이 말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Economics The User’s Guide》,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Globalization, Economic Development and the Role of the State》 등이 있다.

장하준의 다른 상품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와 청소년 도서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오미 클라인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노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 등 환경, 사회, 경제 분야의 여러 도서를 번역했다. 또 지구와 환경,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는 청소년 도서 『빌 게이츠의 화장실』과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하는 기후 행동』을 썼다.

이순희의 다른 상품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캔자스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학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에너지공단, 현대자동차 등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금융 도둑』, 『슈독』, 『블루오션 시프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안티프래질』, 『베조노믹스』, 『로코노믹스』, 『100세 인생』,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회색 쇼크』,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경쟁의 종말』 등 다수가 있다.

안세민의 다른 상품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랩 걸』,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배움의 발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시계의 시간』, 『지지 않기 위해 쓴다』 등이 있다.

김희정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247쪽 | 153*225*80mm

책 속으로

내게는 여섯 살 난 아들이 있다. 이름은 진규다. 아들은 나에게 의존하여 생활하고 있지만, 스스로 생활비를 벌 충분한 능력이 있다. 나는 아들의 의식주 비용과 교육 및 의료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내 아들 또래의 아이들 수백만 명은 벌써부터 일을 하고 있다. 18세기에 살았던 다니엘 디포는 아이들은 네 살 때부터 생활비를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뿐인가. 일을 하면 진규의 인성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는 지금 온실 속에서 살고 있기에 돈이 중요한 줄 모르고 지낸다. 아이는 자기 엄마와 내가 저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한가로운 생활을 보조하고 자신을 가혹한 현실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에 대해 전혀 고마움을 모른다. 아이는 과잉보호를 받고 있으니 좀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경쟁에 노출시켜야 한다. 아이가 경쟁에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노출될수록 미래에 아이의 발전에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아이는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나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고 일을 하게 해야 한다. 아이에게 더 많은 직업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아동 노동이 합법적이거나 최소한 묵인이라도 되는 나라로 이주를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내 귀에는 여러분이 나를 보고 미친 사람이라고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생각이 짧다고, 매몰찬 사람이라고. 여러분은 나에게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내가 여섯 살 먹은 아이를 노동 시장으로 몰아넣는다면 아이는 약삭빠른 구두닦이 소년이 될 수도 있고, 돈 잘 버는 행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뇌수술 전문의나 핵물리학자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만일 아이가 그런 직업을 가지려면, 내가 앞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보호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단순히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아 절약되는 돈을 보고 히죽거리는 것보다는 아들의 교육에 투자를 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말할 것이다. 어쨌든 내 생각이 옳다면, 올리버 트위스트는 생각이 짧은 착한 사마리아인 브라운로우 씨의 손에 구조되는 것보다는, 늙은 악당 페긴을 위해서 소매치기를 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브라운로우 씨는 소년 올리버에게서 노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것이다.
나의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개발도상국에는 급속하고 대대적인 무역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자유 무역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근본적으로 논지가 일치한다. 이들은 개발도상국의 생산자들이 생존을 위해 자신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금 당장 가능한 한 경쟁에 많이 노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호는 안이함과 나태함만 유발할 뿐이므로, 경쟁에 노출되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경제 발전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기 부여 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이다. 진규가 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둔다면 설령 2,00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보수를 주겠다는 제의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겠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이 있다 해도, 어려운 뇌수술을 성공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의 산업 역시 너무 일찍부터 국제적인 경쟁에 노출되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선진 기술을 익히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등의 능력을 키워 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앞 장에서 미국의 초대 재무 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이 처음으로 이론화하고, 그 이전과 이후의 정책 입안자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서 사용해 온 것이라고 소개한 유치산업 이론의 핵심이다.

--- pp.107~108

세탁기보다 인터넷이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고 착각하면…
더 걱정스러운 일은 선진국 사람들이 인터넷에 매료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정보 격차(digital divide)가 국제 문제화되고,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나 자선단체, 개인들이 개발도상국에 컴퓨터와 인터넷 설비를 갖추라고 많은 돈을 기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정보 격차 해소가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일까?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마련해 주고, 시골 마을마다 인터넷 센터를 세워 주는 것이 도움은 될 터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물을 파 주고, 전기를 넣어 주며, 세탁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비록 고리타분해 보일지는 모르나 실제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에는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 Thing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중에서

결과에 따라 보상하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하지만…
애초에 일자리를 잃은 것도 온전히 그 사람의 '가치'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전망이 있어 보여 선택한 직장이 갑자기 외국과의 경쟁으로 심한 타격을 받아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많다. 1960년대에 미국 철강 회사나 영국 조선 회사에 들어간 사람들 중에 1990년대 초가 되면 일본이나 한국과의 경쟁에서 밀려 자기가 몸담은 산업이 초토화될 것이라 예측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사실 이런 현상은 피해를 입은 노동자뿐 아니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심한 고통을 당하고 역사의 폐기물 취급을 받는 것이 정말 공정한가?
물론 이상적인 자유 시장이 존재하는 세상에서라면 이런 일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실직한 미국 철강 노동자와 영국의 조선 노동자는 성장 산업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강 노동자 중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된 사람은 몇 명이나 되고, 조선 노동자였다가 투자 은행가로 변신한 사람은 도대체 몇이나 되는가? ---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중에서

자유 시장 경제학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2008년 위기를 불러올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사실 그들은 1982년 제3세계 채무 위기, 1995년 멕시코 페소 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1998년 러시아 위기 등 1980년대 초 이후 크고 작은 수십 개의 금융 위기에도 책임이 있다. 금융 규제 철폐와 무제한적 단기 이윤 추구를 이론적으로 정당화해 준 것이 바로 그들이다. 더 넓게 생각하면 그들은 경제 성장의 둔화, 고용 불안과 불평등 악화, 그리고 지난 30년간 전 세계를 괴롭혀 온 잦은 금융 위기를 불러온 정책을 정당화하는 이론을 주장해 왔다. 그에 더해 그들은 개발도상국의 장기 발전 전망을 약화시켰다. 부자 나라에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기술의 위력을 과대평가하도록 유도했고, 사람들의 생활을 점점 더 불안정하게 만들었으며,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이 상실되는 현상을 모르는 체하도록 했고, 탈산업화 현상에 안주하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만한 경제 현상들, 즉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 지나치게 높은 경영자들의 보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극심한 빈곤 등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의 본성과 각자 생산 기여도에 따라 보상받을 필요성을 감안할 때 모두 피할 수 없는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다시 말해 경제학은 그저 실생활에서 동떨어진 것 이상의 우를 범한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경제학이 한 짓은 사람들에게 실제로 해를 끼쳤다.

--- Thing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중에서

방법론으로 경제학을 정의하는 대부분의 경제학 책들은 ‘경제학을 하는’ 옳은 방법이 신고전주의적 접근법 단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신고전주의 학파 외의 다른 경제학파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경제학 책도 있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으로 경제학을 정의하는 접근법을 택한 이 책에서는 경제학을 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각 학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와 맹점, 장단점 등을 함께 다룰 것이다. 결국 우리가 경제학에 바라는 것은 특정 경제학 이론이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만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현상을 최대한 잘 설명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 p. 35

다른 사람이 내린 결정의 수동적인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경제학을 하는 다양한 접근법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최저 임금, 아웃소싱, 사회 복지, 먹거리의 안전성, 연금 등등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경제 정책과 기업의 결정 뒤에는 어떤 경제학 이론이 있기 마련이다―그 결정에 영감을 제공하든지, 더 흔하게는 힘을 가진 자들이 어차피 하고 싶었던 행위를 정당화하든지 하면서 말이다. --- p. 166

현대 사회는 공장에서 만들어졌고, 새로운 사회 또한 공장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이른바 산업화 후 사회에서도 이른바 새로운 경제의 동력이라고 여겨지는 서비스 산업은 역동적인 제조업 부문의 뒷받침 없이는 융성할 수 없다. 서비스 산업이 주도해 번영을 이룬 경제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 스위스와 싱가포르가 (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된 세 나라 중 두 나라라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 p. 269

잉글랜드 은행의 금융 안정성 담당 상임이사 앤디 홀데인은 (새 금융 상품 중 복잡한 편이기는 하지만 제일 복잡하지는 않은) CDO-제곱 상품 하나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투자자는 10억 페이지가 넘는 정보를 흡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또한 파생 상품 계약서가 수백 페이지에 달하기 때문에 다 읽을 시간이 없다고 고백하는 은행가들을 종종 만나 보았다. 이 정보 과다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수학적 모델이 개발되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좋게 말하면 매우 부족한 정도였고 최악의 경우에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잘못된 안전감만 안겨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델들에 따르면 2008년 위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확률은 복권에 연달아 스물한 번 내지 스물두 번 당첨될 확률과 맞먹는 것으로 나온다. --- p. 296

금융 시스템을 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해서 금융이 경제의 중요한 부분임을 부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금융이 갖는 위력과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 다니거나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고작해야 말을 타고 달리는 게 가장 빨랐던 시대에는 교통 신호도, ABS 브레이크도, 안전벨트도, 에어백도 없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존재하고, 규제 등을 통해 사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들이 강력하고 빠르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잘못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일한 논리가 금융에도 적용되지 않고서는 자동차 충돌 사고, 뺑소니 사고, 심지어 고속도로 다중 추돌 사고에 해당하는 금융 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p. 306

현재 14억 명, 그러니까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하루 1.25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다. 다차원적 빈곤으로 따지면 절대적 빈곤 속에서 사는 사람의 숫자는 17억 명, 즉 4명 중 1명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 숫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의 70퍼센트 이상이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현재 중국 인구의 13퍼센트인 1억 7000만 명, 인도 인구의 42퍼센트인 4억 5000만 명 이상이 국제 빈곤선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 p. 332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다. 과학이 아니고, 앞으로도 과학이 될 수 없다. 경제학에는 정치적, 도덕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확립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학적 논쟁을 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 “Cui bono(누가 이득을 보는가)?” 로마의 정치인이자 유명한 웅변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말이다. --- p. 441

“망치를 쥔 사람은 모든 것을 못으로 본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문제를 특정 이론의 관점에서만 보면 특정 질문만 하게 되고, 특정한 각도에서만 답을 찾게 된다. 운이 좋아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못’이라면 손에 쥔 ‘망치’가 안성맞춤의 도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물론 누구나 가장 마음에 드는 이론이 있다. 특정 이론 한두 개를 더 자주 사용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하고들 있다. 그러나 부디 ‘망치만 쥔 사람’, 더욱이 다른 연장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은 되지 말자. 이 비유를 조금 더 확장해서, 다양한 임무에 맞춰 서로 다른 연장이 달린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 p. 443~444

출판사 리뷰

이제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를 둘러싼 논란 중에 최소한 몇 가지는 잠잠해질 것 같다. 장 교수의 신간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을 읽고 나면 말이다. 우선 ‘정체가 뭐냐’는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인 질문은 사라질 것이다. 만일 꼼꼼히 읽은 이가 많다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흡사 1980년대 영국의 마거릿 대처가 대대적인 공기업 민영화에 나서며 했던 ‘달리 대안이 없다’는 말을 연상케 하는 질문 역시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장 교수가 처음으로 현실로서의 경제학 전반에 대해, 그것도 경제학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은 『사다리 걷어차기』(2004)나 『국가의 역할』(2006)처럼 학술적인 것도 아니고, 『쾌도난마 한국경제』(2005)처럼 우리나라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도 아니다. 이 책은 ‘개방’과 ‘세계화’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조류가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는 장 교수의 경제학 이야기 아홉 마당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제까지의 장 교수 책과는 문체나 구성 방식 자체가 다르다. ‘미국의 양심’이라는 노엄 촘스키에 의하면, 이 책은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생생하고, 풍부하며, 명료하다.” 또 영국에서 발간되는 『가디언』의 경제부장 래리 엘리엇 같은 이는 “최고의 책이다. 탄탄한 연구를 기반으로 아름답게 서술된 이 책은 그야말로 경제학의 파노라마”라고 격찬한다.
미국판 편집자는 이 책의 목적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교리 속에 도사린 함정을 폭로”하는 데 있으며, 그러기 위해 장 교수가 구사하는 무기는 “십자포화처럼 쏘아대는 풍부한 사례, 야유에 가까운 위트, 그리고 매력적인 문체”라고 평가한다.

이 중 풍부한 사례야 장 교수의 전작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또 매력적인 문체야 각자의 판단으로 넘기면 된다. 그렇지만 장 교수의 야유에 가까운 위트라…. 갸우뚱하던 고개는 다음과 같은 대목을 보게 되면 저절로 끄덕여진다.

'외국인 투자 규제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외국인 투자의 실질적인 규제가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제 초국적기업들은 어느 정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발을 빼는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나라들에게 본때를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개발도상국들로 하여금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국제 협정에 빠짐없이 서명하게 하려고 기를 쓰는 것인가? 신자유주의 정통파는 시장의 논리를 따르는 것을 좋아하니까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에게 맡겨 두면 되지 않겠는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호적인 나라에 대해서만 투자 결정을 내린다면 그것만으로도 해당 개발도상국에게 벌을 주거나 상을 주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부자 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이런 제한을 부과하기 위해 국제 협정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외국인 직접투자의 규제가 효력이 없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장 교수는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무대 장치를 선보인다. 세계화의 허구와 관련해서는 당대의 베스트셀러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곁들인다. 렉서스에 감동한 프리드먼에게 도요타 성장 신화의 이면을 통해 ‘렉서스 신화’를 무너뜨림으로써 일격을 가한다. 또 이 책에는 장 교수의 여섯 살짜리 아들까지 등장한다. 자유 무역이 언제나 정답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이 외에도 장 교수가 출연시킨 조연들은 더 있다. 최초의 경제인이라는 평을 받는 『로빈슨 크루소』를 쓴 디포에, 자의식이 강한 핀란드 사람들의 철저한 외국인 배척, 홍콩의 짝퉁 산업, <미션 임파서블>에서 IMF(?)의 역할, 부패했던 자이레와 인도네시아의 명암,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들이 잇달아 무대 위에 뛰어올라 이야기판을 벌이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제시된 대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말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각자가 하자. 다만 이 책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은 기억해 두자.

'부자 나라들이 과거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행동하지 않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 역사적인 사건은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낳았다. 그 이전과 그 이후를 통틀어 개발도상국 세계는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그 경험에서 얻은 교훈에 의거해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다.'
경제 문제에 대해 말하는 데
전문 지식은 없어도 된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는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경제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수많은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이런 지식은 너무 복잡하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실 자산 구제 조치의 효과나 G20의 필요성, 은행 국영화의 장단점, 경영진에 대한 적합한 보수 수준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지식을 샅샅이 익히는 데 들일 시간이나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이 우리 중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여기에 한술 더 떠 아프리카 빈곤 문제, WTO 업무, 국제결제은행이 요구하는 자기자본 비율 등의 문제가 나오면 솔직히 대다수 사람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 교수는 『23가지』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날마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온갖 종류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식품 공장, 정육점, 식당 등의 위생 기준이 어때야 한다는 것은 전염병 학자가 아니어도 모두 아는 사실이 아닌가. 경제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된 결정에
우리가 희생되지 않으려면…


장 교수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이다. 문제는 단지 "지난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해 온 특정 자본주의 시스템, 즉 자유 시장 자본주의"일 뿐이다.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 말해 자유 시장 체제가 자본주의를 운영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지난 30년 동안의 성적표가 말해 주듯 최선의 방법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동시에, 자본주의를 더 나은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장 교수는 『23가지』를 썼다.
그렇다. 장 교수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세상 중 가장 나은 세상이 아니다." 만일 우리가 과거에 내린 결정과 다른 결정을 내렸더라면 우리는 지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들이 확고한 증거와 제대로 된 논리에 근거한 것들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그런 후에야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에도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그런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진짜 자본주의 이야기'이자
알짜배기 '경제 지식iN'


그런 면에서 볼 때 『23가지』는 일상에서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경제 지식 부족으로 제대로 말도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알짜배기 '경제 지식iN'이자 지금의 잘못된 자본주의가 아닌 '진짜 자본주의'에 대해 알려 주는 이야기 모음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데 필요한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하는 '경제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3가지』는 어떻게 읽는 것이 효과적인가. 그 점에 대해서는 장 교수가 추천한 방법이 있다. 차례를 펼쳐 보고 거기서 먼저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내 읽는 것이다. 그렇게 읽으면 『23가지』는 경제 현실에 대한 지적으로 흥미로우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경제와 경제학에 대해 마음을 열어 주는 23가지 이야기'가 된다.
더욱이 이렇게 하는 것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이 책을 저자의 의도에 맞게 읽는 방법이기도 하다. 『23가지』 서론에도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나머지 5퍼센트도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 … 경제학적 원칙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문제들에 그 원칙들을 적용해서 설명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부분을 경제학 교과서처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토론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계가 있을 때에만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라고 나와 있듯이 말이다.

추천평

"경제학자나 정치인이 보여 주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진짜 자본주의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우 소중한 ?이다" - 『가디언』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현실 문제들을 올바로 보지 못하게 막는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장치라고 폭로한다" - 『인디펜던트』

"매력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며 세계화 시대를 공격하는 데에는 반박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 『파이낸셜 타임스』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남으로써 자본주의가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제안한다" - BBC

"우상을 파괴하는 장하준에게 노엄 촘스키와 밥 겔도프도 팬이 되었다" - 『옵저버』

"좌파와 우파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하준의 목소리는 계속 주목받을 것이다" - 『중앙일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유 시장 원리들에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 『한국일보』
금융 위기 이후, 우리가 기다리던 경제학 입문서

2011년 11월 2일 미국 하버드대학 샌더스관 앞에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거부하고 ‘교수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낭독했다. “당신의 강의는 지나치게 편향되었다. 당신이 우리에게 주입하는 경제학은, 미국 사회의 빈부 격차를 영구화하고 세계 금융 위기를 유발한 그 이데올로기 아닌가.”
학생들로부터 수모를 당한 교수는 그레고리 맨큐, 다름 아닌 『맨큐의 경제학』 저자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은 여전히 하버드대학은 물론 세계 많은 나라 대학에서 경제학 기본 교재로 쓰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 위기 이후, 시장 만능을 설파하던 신자유주의와 이를 뒷받침해 온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비난과 회의감이 팽배해졌다.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 위기가 터졌는데도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그 원인조차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대학에서 경제학 커리큘럼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다원주의적 경제학을 위한 국제 학생 운동(International Student Initiative for Pluralist Economics)’으로 번졌다. 산업계와 정책 현장에서도 주류 경제학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의 기본 체계를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누구도 쉽게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이런 상황에 딱 맞춘 경제학 입문서이다. 『맨큐의 경제학』처럼 경제학자의 이름을 내세운 또 하나의 경제학 책이 아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친, 아니 현실을 호도해 온 경제학을 근본부터 뒤집는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이자, 일부 경제학자들의 전유물이나 지적 유희 대상으로 전락한 경제라는 학문을 생산과 경제 활동의 주역인 평범한 시민, 바로 우리 자신에게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바로 이 때문에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가 25년 만에 재발간하는 펠리컨북스 시리즈의 첫 책이 되었으리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조지 버나드 쇼의 책으로 1937년 첫 선을 보인 펠리컨북스 시리즈는 당시 책값의 10분의 1 가격으로 문고본을 보급해 지식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이후 1989년 날개를 접었다가 올해 다시 날아오르면서 그 첫 저자로 장하준 교수를 지목한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최근 영국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적 사상가(WORLD THINKER) 50인’에서 지난해 18위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위르겐 하버마스, 슬라보예 지젝보다 앞선 9위에 오르는 등 대중과 가장 가까운 경제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보디블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란 무엇이고 경제학이란 무엇인지, 왜 지금 우리가 경제학을 알아야 하는지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장하준 교수는 ‘과학’이자 진리로 군림해 온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현재의 금융 위기에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문가들에게만 경제를 맡겨 둘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평범한 시민인 우리 모두가 경제와 친해질 수 있도록 1부는 ‘경제학에 익숙해지기’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장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서는 인생, 우주,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류 경제학에 강력한 ‘보디블로’를 날린다. 이어 2장 ‘핀에서 핀 넘버까지’에서는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애덤 스미스가 살던 시대와 자본가, 노동자, 시스템 측면에서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 주면서 세상의 변화에 따라 경제 이론도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이 변화상은 3장 ‘우리는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는가?’에서 조망할 수 있다. 1500년부터 2014년까지, 때로는 ‘거북이’처럼 때로는 ‘터보엔진’을 단 것처럼 달려온 자본주의의 변화가 눈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어 4장 ‘백화제방’에서는 경제학의 다양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오늘날 경제학계의 주류인 신고전주의 학파(N)뿐 아니라 오스트리아학파(A), 행동주의 학파(B), 고전주의 학파(C), 개발주의(D), 제도학파(I), 케인스학파(K), 마르크스학파(M), 슘페터 학파(S) 등 우리가 꼭 알아야 할 9가지 주요 경제학파를 알기 쉽게 정의한다. 먼저 각 경제학파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 뒤, 어떤 배경에서 태동했고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간결하게 정리해 주는데, 이를테면 신고전학파는 고도의 정확성과 명확한 논리라는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현 상황을 과도하게 수용함으로써 보수적인 경향을 띤다고 설명한다. 또 고전주의를 계승했다는 점에서 신고전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이복형제’라는 재미난 뒷이야기도 곁들여진다.
장하준 교수는 현실의 필요에 따라 우리가 여러 학파의 장단점을 취합한 ‘경제학파 칵테일’을 만들어 맛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의 활력과 생존 능력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맛보려면 CMSI 칵테일이, 왜 가끔은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를 알고 싶으면 NDK 칵테일이 제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경제 이론은 저마다 효용이 있으며 모든 이론 위에 군림하는 ‘절대반지’ 이론은 결코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5장 ‘경제의 등장인물’에서는 기업, 정부, 국제기구 등의 역할을 짚으면서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이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지를 보여 준다.
이처럼 1부는 그간 유일한 진리로 군림하며 ‘경제학 제국주의’로 치달은 신고전학파가 수많은 이론 중 하나일 뿐임을 지적하고, 다양한 경제 이론을 필요에 따라 언제든 쓸 수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경제학 자체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 준다. 그래서 『가디언』은 이 책에 대해 “경제학 입문서이자, 참고서이자, 간략한 세계 경제사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서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강력한 보디블로”라고 평했다.

가볍게, 재미있게, 가장 ‘사용자 친화적’인 가이드북

이어지는 2부는 실제 세상의 경제를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보여 준다. 말 그대로 ‘사용자 가이드(User's Guide)’인 셈. 6장 ‘몇이길 원하십니까?’는 생산량, 소득, 행복에 대해서, 7장 ‘세상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너무도 중요한 생산의 세계를 다루고, 8장 ‘피델리티 피두시어리 뱅크에 난리가 났어요’는 오늘날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경제의 불안 요소가 된 금융을 설명한다. 9장 ‘보리스네 염소가 그냥 고꾸라져 죽어 버렸으면’은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올바로 보는 시각을 제공하고, 10장 ‘일을 해 본 사람 몇 명은 알아요’는 일과 실업 문제를, 11장 ‘리바이어던 아니면 철인 왕?’은 정부의 역할을, 마지막으로 12장 ‘지대물박’은 국제 무역, 국제 수지, 초국적 기업과 외국인 직접 투자, 이민 등 국제 경제의 제반 문제를 다룬다.
따라서 각 장에는 적지 않은 숫자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경제학 공포증을 유발하는 복잡한 수식이나 함수, 그래프가 아니라 경제 현실을 알 수 있도록 딱 필요한 만큼의 숫자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빈곤을 이야기할 때는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하루 1.25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으며, 그들 대다수는 우리 생각과 달리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 주민이라고 설명한다.
또 장하준 교수는 고차원적인 경제 수학 대신 행동 재무학, 진화 경제학 등 제반 경제 이론이 거둔 성과와 경험은 물론이고 심리학, 영화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사례를 활용해 경제를 전혀 모르는 독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예를 들어, 행복도 연구를 방해하는 ‘적응된 선호’와 허위의식의 문제는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이야기와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풀어낸다.
이 책이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인지는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경제학 개론서로 쓰이는 『맨큐의 경제학』과 목차만 비교해 보아도 드러난다. 『맨큐의 경제학』은 서론에 이어 ‘제2부 시장의 작동원리’로 본론을 전개하고 ‘제3부 시장과 경제적 후생’, ‘제4부 공공경제학’ 순서로 나아가며 추상적인 시장 논의에서 출발한다. 반면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경제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 소득, 행복 등을 일상의 언어로 설명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현실 경제에 불만이 있어도 경제학이 너무 어려워 차마 도전할 엄두를 못 냈던 사람이라면 이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을 통해 그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다. 자전거를 배우듯 새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듯,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에는 실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게 될 것이다.

추천평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생생하고, 풍부하며, 명료하다. 이 무시무시한 책은 ‘현실로서의 경제학’으로 명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장하준은 흔히 통용되는 ‘경제 발전의 원리’라는 것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전개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황당한 교리인지를 폭로한다. (…) 또한 오늘날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장하준의 경고는 오싹하지만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 노엄 촘스키

세계화와 경제 발전 같은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예컨대 우리 모두에게 말이다. - 밥 겔도프 (가수, 빈곤퇴치 운동가)

명석하면서도 생생하고, 호소력까지 갖추었다. 세계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절로 새롭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 조셉 스티글리츠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최고의 책이다. 탄탄한 연구를 기반으로 아름답게 서술된 이 책은 그야말로 경제학의 파노라마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성장과 세계화와 관련해 모든 나라가 따라야 할 정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치명적 일격이다. 꼭 읽으시라! - 래리 엘리엇 (『가디언』 경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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