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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포스트 코로나, 위기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질서 1장 집중과 분산 제러미 리프킨 ―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2장 중심과 주변 원톄쥔 ― 위기 이후 어떤 세계화가 도래할 것인가 3장 성장과 분배 장하준 ―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4장 혐오와 사랑 마사 누스바움 ―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5장 개별과 보편 케이트 피킷 ― 우리는 질병과 죽음 앞에 평등한가 6장 기술과 조정 닉 보스트롬 ― 세계는 다음의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7장 분리와 연결 반다나 시바 ―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나가며 혁신은 모두를 위한 이익에서 나온다 감사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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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무엇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팽배하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광야에서 버선발로 달려와 우리를 구원할 초인도, 벼락같이 내리꽂히는 번영의 새 질서도 없다는 것을.
질문의 출발점은 코로나19 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지만, 종착지는 그간 우리의 문명이 누적해온 모순과 갈등에 있다는 것이 더욱 확연해졌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 세계적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런 것일지 모른다. 지금껏 이룩한 번영의 정체는 무엇이었나? 이제까지 거둔 성장의 결실은 어디에 있는가? --- 「안희경」 중에서 저는 이 실험들 가운에 무엇이 성공할 것이며 정확히 어떤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대신 우리가 역사적인 웜홀wormhole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들은 중단되었습니다. 몇 주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 평범한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유발 하라리」 중에서 앞으로 더 많은 감염병이 창궐할 겁니다. 이제는 팬데믹이 올 때마다 1년 반 정도 봉쇄될 것을 예상해야 해요. 초기 단계에서 봉쇄를 해도 약 6개월 뒤에는 두 번째 파고가 찾아옵니다. 초반에 완전히 봉쇄하지 않으면 두 번째 파고는 훨씬 심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와 그것이 야기한 감염병이 창궐하는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크기에 전체 커뮤니티가 참여해야 하고 제공되는 서비스 역시 커뮤니티 전체에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늘어나는 국민의 분노와 두려움에 부딪혀 국가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인 화석연료 좌초 자산 위에 앉아 있습니다. 시티그룹이 계산하길 이 좌초 자산이 적어도 40조 달러라고 합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60조 달러라고도 하고요. 석유화학 공장을 비롯하여 모든 복잡한 화석연료 관련 산업은 버려질 겁니다. 좌초 자산으로 인해 한국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제러미 리프킨」 중에서 식량 위기는 반드시 일어납니다. 지금 경제 위기는 주로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주류 국가를 중심으로 다뤄지는데, 이들은 모두 자신들을 위해 유동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거품 금융자본에 갇혀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잉여 자금이 식량 시장으로 흘러갑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만들죠. 원래 우리는 글로벌 체인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시장이었는데, 글로벌 체인이 끊어지면서 우리의 초과 생산품 이동이 막혔습니다. 이는 큰 재앙이 될 겁니다. 이 위기는 정치, 사회, 심지어 문화 위기로까지 이어질 겁니다. 복합적인 위기가 벌어지는 거죠. 저는 이 위기를 ‘세계화의 내부 통제에 의한 세계화 위기’라고 이름 짓습니다. ‘미국에는 중국을 세계화로부터 분리시키려는 강력한 정치적 힘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 체계에서 분리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영리하지 않은 지도력이다.’ 차마 ‘멍청하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그저 ‘매우 영리하지 않다’라고 하겠습니다. 역으로 이는 우리 중국인들, 또 우리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계화를 내던지고 싶어도, 우리는 할 수 없거든요.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드니까요. 바이러스는 현대화에 대한 일종의 비평문을 작성했다고 봅니다. 현대화가 우리의 머리채를 잡아 대지 밖으로 던졌어요. 인류는 자연과 분리되기를 바랐습니다. … 인류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에요. 자연의 일부입니다. 바이러스의 도전과 마주한 지금 자연은 우리에게 각성하라고 호통칩니다. 가르침을 주려 하죠. 우리는 이 수업을 잘 듣고 어떤 행동을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 「원톄쥔」 중에서 지난 3, 40년 동안 세계화를 하다 보니 전 세계가 공급망으로 얽혔어요.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마비됐을 때 한국과 독일에 있는 자동차 공장들은 영업을 못했잖아요. 중국에서 부품이 오지 않으니까요. 경제 시스템이 안전이나 유연성보다는 효율성, 특히 단기적인 효율성 중심으로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약점이 노출된 거예요. 이 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깨달은 게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에센셜임플로이essential-employees, 영국에서는 키 워커key-worker라고 부르는 사람들이야말로 모두가 생존하는데 기본이 되는 필수 노동을 한다는 점이요. … 봉쇄 상황에서 이런 말들이 나와요. ‘이제 보니 투자 은행가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이들 없으면 못 살겠구나!’. IMF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할 때 얼마나 많은 조건을 붙입니까? 중앙은행에 독립성을 줘라, 지방분권 해라, 아주 웃기지도 않잖아요. 그런데 기업들이 돈 받을 때는 조건 하나 없이 줍니다. 그게 뭡니까? 지금이야말로 잘못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우리도 부모가 자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20~30퍼센트인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평등한 조건을 만들지 않고 공정성만 이야기하는 건 기득권 세력에게 계속 잘살 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 「장하준」 중에서 “따로 함께하자Together Apart.” 텔레비전 공익 광고에 각각 작은 상자 속에 들어 있는 100여 명의 시카고 시민들 얼굴이 나옵니다. 나이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지만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요. 그러니까 정확히 분리된 상자 안에서 각자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 동의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코로나19 위기는 몇 가지 혐오를 다시금 강화했어요. 당신이 언급했듯이 미국에 있는 동아시아계 사람들이 편견과 낙인의 대상이 되었죠. 이는 지난 20여 년 동안 두드러지지 않았던 혐오입니다. 전에는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어요. 미국의 대통령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봅니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타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공감하지 않을 방법이란 없습니다. 연민의 마음을 거부하기란 여전히, 정말로 힘이 듭니다. 노인에 대한 혐오가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온다는 말을 했지요. 역설적으로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삶이 훌륭하고 세상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때로 연민과 자비 같은 사랑의 감정이 혐오만큼 강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마사 누스바움」 중에서 미국이 의료 선진국이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한 나라 국민의 건강 정도로 그 나라 의료 수준을 평가할 때, 미국은 선진국 반열에 있지 않아요. 국가의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항목이 여러 개로 나뉘는데,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유일한 항목은 지출 비용뿐입니다. 영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영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빈곤 정도가 가장 낮은 지역의 수치보다 두 배 높았습니다. 소수자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의 감염률이 가장 높았고요. 지역 병원이 내놓은 임상 결과도 이와 비슷해요. 병원에 온 사람들을 인종별로 나누면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죠.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졌을 때도 전 세계에서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는 각성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어요. 우리에게는 지금 그렇게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 「케이트 피킷」 중에서 서구 지도자들은 여러 주를 낭비했어요. 마스크가 동난 다음에야 서둘러 구비해야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요. 전 세계가 갑자기 일상을 멈춰야 하는 거대한 위기 상황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되도록 많은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야만 더 큰 위기를 맞았을 때 혼돈을 피할 수 있습니다. (취약한 세계 가설은) 미래 어느 시점, 세상이 자동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발명이나 발견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 속에 있다는 가설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명은 엄청난 충격으로 황폐해질 수 있는데, 제가 반무정부 상태semi-anarchic default condition라고 부르는 지점에 우리가 계속 있다면 문명은 몰락할 수 있다는 거죠. 반무정부 상태는 지구 차원에서 조정해야 할 중대한 문제를 푸는 강력한 협력 능력이 부족한 우리의 상황을 말합니다. 기후변화는 인류를 파멸로 몰고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그 파멸을 막을 만큼 충분히 실천하고 있지 않아요. 약간의 대응만 할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 가지 문제는 무임승차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허용함으로써 국가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어서죠. 지금까지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 국가나 미국보다 훨씬 더 잘해왔습니다. … 저는 그동안 영국에서 팬데믹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해왔는데요. 초기에 제가 제안했던 것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나라들의 팬데믹 대응 책임자들과 빨리 소통하여 정보를 취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 「닉 보스트롬」 중에서 전자상거래는 실제 생활을 꾸려가는 사람들과 경쟁합니다. 매우 집중화된 운영이고 그 분배 사슬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생계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플랫폼 안으로 더 많은 자본 집중이 일어나고 있죠. 이미 호텔 업계가 재편됐고, 택시 회사들이 무너졌어요. 우리는 월마트로 학습한 고통을 아마존으로 복습하고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19만을 분리해서 보는 접근 방식은 비과학적이라고 봐요. 지난 30년 동안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새로운 질병은 300개 가까이 됩니다. 그중 상당수는 숲에서 왔습니다. 지금 야생종들의 질병이 이동하고 있어요.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와 전쟁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수백만 명의 생계를 앗아가는 결과를 낳을 거라고 봅니다. 벌써 굶주림의 팬데믹이 시작됐습니다. 계속된다면 인류의 50퍼센트가 삶터를 잃을지 몰라요.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Samuel Huntington은 우리들이 증오로 만들어졌다고 말했어요. “만약에 내가 누구를 증오하는지 모른다면,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다.” 쓰레기 같은 말이죠. --- 「반다나 시바」 중에서 만약에 위기가 오고 노동자들이 일터를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달이 내야 하는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차를 돌려줘야 하고 집 열쇠까지 빼앗기겠죠. 대혼란이 몰아칠 겁니다. 사회구조가 작동하지 못해요. 이는 대량생산을 하는 사업가들뿐 아니라 은행과 개발업자들에게도 위협입니다. 이때 국가가 만든 실업 급여가 바로 양쪽의 생명줄이 돼요. 과세율 높은 세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카를로타 페레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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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문명의 나침반은 어디를 가리킬 것인가
전 지구적 위기 한복판에서 세계 석학 7인에게 던진 긴급한 질문 그들이 제안하는 7가지 문명 전환 시나리오! 코로나19 이후 도래할 새로운 질서가 궁금하다『오늘부터의 세계』 .수십 명의 석학에게 문명의 좌표를 물어온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그간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전방위 비평을 해온 이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어제까지와는 다를 오늘부터의 세계에 대한 갈급함을 가지고 이 일곱 명의 석학에게 질문을 던졌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인류 앞에는 어떤 선택지가 놓여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우선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대부분 이동 제한령을 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뷰는 온라인 화상이나 전화, 혹은 몇 차례의 왕복 서한으로 이루어졌지만 코로나19라는 공통 경험이 인터뷰에 어느 때보다 짙은 현장감을 불어넣었다. 위기의 원인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임박한 질서를 대담하게 상상할 수 있는 통찰로 가득하다. 최근 《글로벌 그린 뉴딜》을 발표한 제러미 리프킨은 코로나19 위기의 주요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후변화’라고 한 마디로 답한다. 물순환 교란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 야생의 터를 침범하는 인간의 활동, 그리고 그로 인한 야생 동물의 이동이 팬데믹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문명이 낳은 위기이다. 리프킨은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인 화석연료 좌초 자산 위에 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그린 뉴딜은 산업 인프라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40조 달러가 넘는 자산이 화석연료로 인한 좌초 자산으로 가늠되는 상황에서 이는 당위의 문제라기보다 절체절명의 대안이다. 인터뷰에는 이러한 인프라 전환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에 대한 특별한 당부도 담았다. 한동안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기본값이 될 전망이다. 마이너스의 시대에 우리의 삶은 안전할 수 있을까? 장하준은 성장을 하지 않아도 국민 생활의 질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하며 마이너스라는 숫자 자체에 집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가 짚는 문제의 핵심은 모든 위험 부담을 약자에게 지우는, 단기 효율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우리는 “복지 제도가 잘 된 나라 사람들은 고통을 덜 받고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재정 건전성에만 집착하는 관료들과 분배와 제도 개혁에 대한 고민이 없는 정부, 그리고 현 한국 사회에 가장 뼈아픈, 교육을 통한 계급 재생산 문제를 특히 강도 높게 비판한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담할 수 있다”라는 스웨덴 사민당의 구호를 인용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람직한 뉴딜의 방향을 제시한다. 《오늘부터의 세계》 기획 단계에서 하라리가 저자 안희경에게 한 편의 글을 보내왔다. 하라리는 “오래된 규칙은 산산조각 나고, 새로운 규칙은 아직 쓰이지 않은” 이 시기야말로 “한참 전에 이뤄야 했던 개혁을 감행할 시간이며, 불의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임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의 장章을 우리 손으로 직접 써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그 역사의 방향은 지금 내린 선택과 결정이 상당 부분 결정할 것이다. 석학들은 하나같이 “오늘의 위기를 어떻게 성찰하고, 과거의 관성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