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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과의 대화
기우제 유모 두 훈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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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죽어서 병원 문을 나오던 장 교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꿈이 아닌가 해서다. 간밤 꿈에도 병원 문밖을 나오려니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젯밤 꿈처럼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소나기는 아니었지만 눈이 쏟아진대도 망발이 아닐 섣달에 비가 오고 있는 것이다. 순간 장 교수는 간밤 꿈의 연장인 것처럼 느끼어졌다. 그러기를 바라서 일지도 모른다. 사실 꿈이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그는 병원 간판을 다시 한번 돌아다보았다. 역시 틀림없는 김 내과다. 꿈에도 그랬었다. 암이라니, 너무도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서였다. 그럴 수가 있으랴, 시체와 삼 년을 산 자기한테 또 하나의 시체가 안겨질 수는 없다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악한사람은 아니니라 했다.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은 한 선량한 인간한테 그런 가혹한 운명이란 주어질 리가 없느니라 했었다.
"하느님은 그렇게 공평치 않은 어른이 아니니라!" 그러다가 깼었다. 역시 꿈이었다. 꿈에서 깨이니 몸이 흠씬 젖어 있다. 꿈이란 정말 고마운 존재라고 눈물이 나게 고마웠다. --- “시신과의 대화” 중에서 유모 제도(?)에 대한 아무런 비판도 없이 나는 유모를 두었다. 아내한테 쪼들리는 것도 쪼들리는 것이려니와 첫째 나 자신이 아이한테 볶여서 못살 지경이었다. 어떤 편이냐면 아내는 사대사상(事大思想)의 소유자였다. 아내 자신은 자기는 그렇게 크게 취급하지도 않는 것을 내가 되게 크게 벌여놔서 자기가 사대주의자가 되는 것처럼 푸우푸우 하지마는 입덧이 났을 때부터 벌써 산파 걱정을 하는 것이라든가, 아직 피가 엉기지도 않았을 때건만 아이가 논다고 수선을 피우는 것이라든가, 당신 친구 부인에 혹 산파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아침마다 한마디씩 주장질을 하는 것이라든가, 그것을 나이 어린 탓으로 돌리면 못 돌릴 것도 없기는 하지마는 어쨌든 사대주의자라는 것만은 면할 도리가 없었다. 물론 나이 어린 탓도 있기는 했다. 그런데다가 어머니 아버지가 등잔덩이처럼 살아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식구가 꿀벌처럼 엉겨들어서 버젓한 외딸이면서도 아기자기한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라난 아내였고, 나 자신이 또한 이렇다는 이유는 없으면서도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눈을 못 맞추고 십여 년을 제멋대로 굴러다닌 사람이라 아내라기보다는 친구의 누이에게 대하는 것 같은 애정으로 아내에게 대해온 관계로 아내는 나를 어려워하는 대신 응석을 한다. --- “유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