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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숙경의 경우 산가 사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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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어쩌면 그래, 인제서야 올까. 남의 눈이 빠지게 기다리게 해놓고 그래, 지금이 열시우? 내 참, 그래두 열한시든 열두시든 오기나 했으니 장허시우. 난 또 접때처럼 고랑떼를 먹이는 줄 알고 이때껏 혼자서 안달바가질 했지.
뭣이라고? 저 하는 소리 좀 봐. 어디 다시 한마디 해봐요? 어쩌면 너무 그렇게 사람의 맘을 몰라주시다간 괜히 죄받아요. 아우님두, 어쩌면 장난의 말이라두 그렇게 한담! 아우님이야 나 같은 것 아니고도 친구도 있고 말벗도 있고 또 고국에 돌아가시면 정말 친누님도 계시고 하겠으니까, '그까짓 것!'하고 발 새에 때꼽만치도 날 생각하지 않겠지만서두 참 난 안 그렇다우! 내야 아버지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어머니가 계시는 것두 아니구. 이 넓은 세상과 그 많은 인총에 나란 계집과 촌수 닿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구려. 그런데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런 땅에 와서 고국 사람들의 얼굴까지 그리고 사는 내가 어쩌자고 아우님을 소홀히 생각하겠수? --- “취향” 중에서 "통 못 채셨어요. 그런 눈칠?" 밑도끝도없이 불쑥 말을 하는 것이 아내의 버릇이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싶어 돌아다보려니까, 아내는 마구리도 빠진 헌 맥고모자에 모기장을 어깨까지 뒤집어쓰고는 몸이 달아서 왕봉을 찾고 있다. 언제 누가 얘기를 걸었더냐 싶게 소광(巢?) 양 귀퉁이를 엄지와 둘째손가락으로 가벼이 들고 뒤적인다. 인제 아주 손에 익은 솜씨다. 벌〔봉[蜂]〕들은 자기들만의 세계를 뒤집어놓았다고 끄무레한 날씨 탓도 있기는 하지만 적의 본거지를 발견한 전투기처럼 아내의 머리를 에워싸고 법석이다. 그도 아내의 그런 물음에는 언제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버릇이 되어 있는 터라, 그저 '응?' 코대답을 하고는 날로 파래 가기는 하면서도 어딘지 아직 여름다운 하늘의 뜬구름을 지칠 줄 모르고 바라다보고 있었다. 우수(雨水) 때부터 물이 못나게 일을 한 농부들도 밭걷이도 대충 끝내고 논물도 빼고서 한숨 돌릴 무렵의 어느 날 오후였다. 하늘도 가을다워 여름의 그 초조해하는 기색이 없다. 그것은 마치 한가로운 소떼들이 끝없는 대초원을 유유히 거닐며 풀을 뜯고 있는 그림에 흰구름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았다. 그는 갑자기 향취 있는 담배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스무 개에 십육전짜리밖에 없었다. 그래도 꿀처럼 달다. --- “사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