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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을 선정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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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은 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아니다. 문학상이 지향하는 것처럼 어느 한 작품을 골라 그것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해당 시기의 문학적 성과들에 대한 비평적 성찰이다. 문학이란 인간의 영원한 가치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대의 시속이나 유행과 만나지 못한다면 동시대적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대의 문학적 흐름을 구체적으로 개관하고 우리 문학의 점진적 변화를 예상하고자 하는 것은 문학비평의 책무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의 의도이기도 하다.
…… 사실 우리 소설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미궁 속을 헤매고 있는 감이 없지 않다. 영화와 게임의 위력을 생각하면 소설이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을 선정하게 되는 과정에서 얻게 된 통찰이 있다면 소설은 여전히 소설만의 방식으로 구불구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 소설의 기원을 되돌아보건대 그것은 소설이 위기를 살아내는 방식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 소설은 이제 소설의 발생론적 원점에 서 있다는 판단도 든다. 이것은 분명 소설을 둘러싸고 있던 거품들이 빠져나가면서 소설의 정수만이 남게 된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2004년, 우리 소설의 현주소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기 바란다. --- p.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