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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의 해석학 ㅣ 김지하
연탄이 있던 집 ㅣ 안도현 그가 살았던 골목 ㅣ 신경숙 연탄, 따스함을 전해주는 희마의 연료 ㅣ 김근태 다시 돌아가지 못한 방 ㅣ 방현석 추운 시절 함께한 다용도 연탄 ㅣ 임백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동부이촌동 ㅣ 조선희 우리는 누구나 한 장의 연탄이다 ㅣ 박민규 연탄불 ㅣ 이명랑 연탄 그리기 ㅣ 황주리 연탄불이 있던 풍경 ㅣ 한창훈 연탄 나르기 ㅣ 이철환 내 추억 속의 연탄 ㅣ 이순원 차가운 겨울을 건너는 온기의 방주 ㅣ 박사 어머니의 단골 가게들 ㅣ 이선희 따끈따끈한 아랫목, 그 가공할 보온의 내공 ㅣ 오지혜 "도와줘요, 번개탄!" ㅣ 백은하 연탄, 그 숨막히는 트라우마 ㅣ 최보은 별 이야기 아닌 걸, 난 왜 이토록 오래 기억하나? ㅣ 노희경 막장의 풍경 ㅣ 이동섭 연탄 세 장 ㅣ 원재훈 삼천리연탄과 바이올린과 나 ㅣ 김지호 하후돈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 연탄에 관한 세 가지 기억 ㅣ 김국주 추억이라는 나무 등걸에 기대서면 ㅣ 한태숙 |
金芝河, 본명:김영일(金英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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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없이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연탄 창고 가득 연탄이 쟁여져 있으면 겨우내 마치 큰 부자가 된 듯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없나?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없나? 나는 나에게 오늘도 묻는다. 안도현(시인)
더없이 고난한 지상의 한켠에서, 지금 하나의 연탄이 타오르고 있다. 돌려, 불 문을 열던 손가락의 동작을 떠올리면, 그 추억만으로도 나는 지금 훈훈하다. 눈물겨워라, 이 뜨거운 기억의 통풍이여. 박민규(소설가) 지금도 십구만 가구가 연탄으로 난방을 한다.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에서는 이들과 북한 주민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매년 연탄 백만 장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 따뜻한 나눔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정말 좋겠다. 김근태(보건복지부 장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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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데우는 스물네 장의 따스한 추억
필진이 다양한 만큼 연탄에 관한 추억도 각양각색이다. 시인 김지하는 연탄에서 유독한 가스를 피워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기도 하는 ‘독극물’인 연탄이 온기로 사람을 살린다는 형용 모순의 미학을 발견하고, “바로 그 연탄이 곧 분단된 나라, 흩어진 겨레, 황량한 반도에 대해, 마치 ‘죽음 속에서의 살림의 불’처럼 차원이 다른 어떤 풍요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새로운 ‘연탄의 해석학’을 제시한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70년대 수배를 받아 쫓기던 시절, 가족이 연탄가스를 마셨던 아찔한 기억을 털어놓는다. 이야기는 연탄불에 음식을 장만하고 한밤중 정성스레 연탄을 갈던 어머니에 관한 추억으로 옮겨간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은 암투병중이던 어머니가 연탄불에 구워 드시던 고구마를 떠올리며 그리움을 되새기고, 소설가 이명랑은 어린 시절 행상을 하시던 부모님이 단속에 걸려 돌아오지 못한 어느 겨울밤의 공포를 녹여주던 연탄불의 기억을 되살린다. “다음날 아침 일찍 어머니가 돌아오셨다. 부엌 한가운데 빈 화덕을 놓고 둘러앉아 있던 우리들의 공포에 질린 얼굴을 내려다보시던 어머니. 슬픔에 목이 멘 채로 어머니는 불을 얻으러 가셨다. 지난밤에 우리가 겪었던 공포와 배신감과 서러움의 응어리가 어머니가 들고 오신 그 연탄불에 서서히 녹아내렸다.” 연탄을 가느라 고군분투한 에피소드, 연탄난로에 도시락을 데워 먹은 일 등 보편적인 기억을 넘어 불 피운 연탄을 팔던 구멍가게 아저씨가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던 어두운 시절(신경숙), ‘연탄 시인’ 안도현이 저 유명한 시 「너에게 묻는다」 「연탄 한 장」 등을 쓰게 된 이야기(안도현), 청소부 아저씨의 머리에 연탄재를 투척한 사건(조선희), 지하 600미터 막장에서 겪은 생생한 체험(이동섭, 대한석탄공사 감사), 아버지를 도와 연탄을 나르다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맞닥뜨린 연탄집 아들(김지호, 출판편집인) 등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연탄불 위의 고구마처럼 달콤하고 연탄가스처럼 알싸한 연탄 이야기를 읽다보면 연탄불 하나로 견뎌낸, 추웠지만 사람들 사이의 정만큼은 훈훈했던 어느 해 겨울의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따뜻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