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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두 번째 소가 들어온 것은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긴 장마가 조금 누그러지자 나는 아이들과 함께 옥강 둑으로 나가 불어난 강물에서 떠내려오는 물건을 건져냈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아이였을 때로부터 내려오는 일이었다. 병, 깡통, 양은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가재도구, 버드나무에 걸린 비닐 조각 따위를 대작대기로 끌어내느라 우리는 며칠째 강둑에서 낚시꾼마냥 붙어 지냈다. 모두 엿하고 바꿔 먹기 위해서였다. 간혹 수박이나 참외를 건져 내는 운도 따랐다. 그 몇 해 전에 마을 청년들이 염소를 주운 것을 빼면 그만한 횡재도 없었다. 그런데 그해 나는 염소 따위는 댈 것도 아닌 큰 횡재를 하게 되었다. 소를, 그것도 숨이 붙어 있는 소를 줍게 된 것이다.
--- p.14 “소는 집으로 데레다놀 거여. 주인이 찾어올 때까장만 집이서 키우는 거닝께 정붙이지 말어라 잉?” 나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말처럼 되는 일인가? 아침저녁으로 나는 꼴을 베어 나르고, 오후에는 소를 몰아 풀을 뜯겼다. 아버지는 그런 내 행동을 못마땅해했다. “행, 그걸 두고 소 궁둥이에 꼴 던지는 격이라고 하는겨. 이런 염병할, 소가 널 주인으로 뫼실 성싶으냐?" 하지만 근 한 달이 지났는데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는 점차 기력을 회복해 제법 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 아버지의 매운 눈은 퍽 부드러워지고 가끔 당신이 직접 고구마 줄기를 뜯어다가 지게로 부려 놓는 일도 생겼다. “내불기 아까워서 소나 믹이는 거여.” 나는 매일 이부자리 속에서 제발 주인이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늘 가시지 않았던 것이다. --- pp.4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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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이가 소를 줏었다!”
강물에 떠내려 온 소 한 마리로 시작된 소년과 가족의 가슴 뭉클한 성장 이야기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새로운 대상과의 만남, 뜻밖의 인연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배우고, 때로는 이별을 겪으며 마음의 깊이가 더 깊어지지요. 특유의 토속적 언어와 해학적 문체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 깊은 울림을 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전성태 작가는 《소를 줍다》를 통해 이런 우리 삶 속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소년과 가족이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냈습니다. 이야기는 물살이 거세게 불어난 강물 위로 떠내려 온 커다란 소 한 마리를 동맹이와 친구들이 발견하며 시작됩니다. 소를 집으로 데려온 동맹이는 기쁨에 들뜨지만, 정직하고 올곧은 성품의 아버지는 소의 주인을 찾아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갈등이 생깁니다. 결국 동맹이와 아버지는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만 소를 돌보자는 약속을 하게 되고, 동맹이는 소를 돌보며 책임감을 배우고, 늘 매사에 정성을 다했던 아버지 역시 동맹이가 주워 온 소에 깊은 애정을 쏟게 됩니다. 하지만 마침내 소의 주인이 나타나고, 동맹이와 아버지는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하고 서로를 위로합니다. 책은 우리 삶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끝없이 반복되며,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소와 함께 한 그 짧은 시간 동안, 훌쩍 성장한 동맹이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합니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에 대하여 《소를 줍다》는 자연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아름답고 따뜻해질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줍니다. 이야기 속 동맹이의 아버지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물입니다. 그는 사소해 보이는 일을 할 때에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습니다. 농사일조차 예술처럼 접근하며 밭고랑을 반듯하게 만들고, 돼지 한 마리를 키울 때도 새끼들이 고루 젖을 먹을 수 있도록 밤낮으로 세심하게 돌봅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태도는 강물에서 떠내려 온 소를 돌보는 과정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아버지는 소를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생명으로 바라보며 정성껏 돌보고, 동맹이의 생각과 마음가짐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되지요. 동맹이는 아버지와 소를 키우고 보내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동맹이와 아버지의 이야기는 자연과 교감하는 태도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자연과의 공존이 주는 아름다운 가치를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공존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병호 작가가 힘있고 아름답게 그려낸 정겨운 자연과 사람들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한 전문가의 작품해설 수록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그림으로 사랑을 받는 한병호 작가는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편안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농촌의 풍경과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그는 농촌 생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단순히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삶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어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강물에 떠내려 온 소를 구해내는 아슬아슬한 장면, 소를 돌보며 생기는 동맹이와 아버지의 갈등, 가족이 소와 함께 지내며 점차 변해가는 과정 등에서 등장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소를 돌려주게 되는 장면에서는 가족이 느끼는 깊은 슬픔과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독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깁니다. 더불어 책 말미에 수록된 서영인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은 등장인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물론,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분위기를 살펴보며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소를 줍다》는 따뜻한 그림과 정감 있는 이야기, 그리고 전문가의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그림책으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