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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의 별 에렌델 08
2. 행복한 피아노 22 3. 마음속에 숨은 바보 36 4. 벚꽃 하얀 숲속 46 5. 할머니의 비밀 탐정 58 6. 무사의 코로나 일기 74 7. 엄지 척 88 8. 왕따 당한 예수님 100 9. 요술거울나라 선생님 122 10. 평화의 탑 피라미드 134 11. 게르 학교의 꿈 150 12. 달나라로 간 토끼님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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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할머니, 어떻게 하지요?”
정우는 큰일 저질렀다 싶어 울먹였다. 탐정 체면이 다 구겨졌다. “내 전화기 가지고 있지? 차 앞 유리 밑에 전화번호 놓여 있네. 여기로 전화 걸어보자.” 정우는 할머니 전화기로 검은 차 유리 앞에 적힌 차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정우라는 아이인데요. 제가 아저씨 차 옆구리를 밀차로 긁었어요.” 그때 농협에서 전화를 받으며 나오는 아저씨를 보았다. “정우라는 아이라고?” 아저씨가 정우의 이름을 되뇌는 게 아닌가? 정우가 울먹울먹하자 할머니가 아저씨 앞에 나섰다. “안녕하시우? 이 차 주인이시군요. 밀차로 이 차 옆구리를 긁어서 수리비라도 좀 물어야 할 것 같아 전화했다우.” “할머니, 잘못했어요. 조심해서 밀고 가야 했는데…….” 그러자 아저씨가 정우 옆에 와서 말을 걸었다. “네가 정우구나. 울 것 없다. 너는 다친 데 없냐?” “예.” “그러면 됐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할머니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르신, 급히 돈 좀 찾으러 오느라 길가에 차를 세워놓아 손주를 놀라게 했네요. 죄송합니다.” 울먹이던 정우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아저씨를 보았다. “호호 세상에나. 이런 배려심 깊은 양반을 봤나.” 할머니는 연신 허리를 굽혀 미안하다 하셨지만, 아저씨 두 눈이 갑자기 황소 눈알만큼 커졌다. ‘내가 잘못했는데, 할머니가 저 아저씨한테 혼나면 어쩌지?’ 정우는 한 발짝도 못 떼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데 아저씨는 할머니에게 점점 더 가깝게 다가섰다. “저, 혹시 박헤픈 선생님 아니세요? 저 잘배움이에요. 선생님!” 아저씨는 할머니가 30년 전에 가르쳤던 할머니의 제자라고 인사를 했다. “호호, 그러고 보니 배움이구나. 훌쩍 컸는데도 그 옛날 얼굴이 고대로 남아 있네! --- pp.70-72 “아니, 재석아!” 어머니가 산소 앞에 앉아 있다가 재석이를 보자 달려와 품에 안았다. “이 녀석아. 이 빗속에, 이 빗길에. 이 밤중에…….” 어머니는 재석이가 가엾어 벌벌 떨면서 자기 윗도리를 벗어 재석이 몸을 감싸 품에 안았다. “몰라. 몰라. 다 엄마 때문이야. 엉엉!” 재석이는 엄마 가슴을 치며 울었다. “그래, 내가 너를 직접 낳지 못해 미안해. 친엄마가 너를 낳다가 죽자 시집왔지만 네가 엄마, 엄마 불러줘서 친아들인양 생각하고 살았어.” “엄마, 미안해요. 누가 낳았든 엄마는 우리 엄마야. 엉엉!” 재석이와 엄마는 서로 엉겨 붙어 몸을 의지하며 어두운 산길을 내려왔다. 대문에 들어서니 차를 몰고 나가려던 아버지가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어디들 갔다 오는 거요. 대체. 난 지금 파출소에 실종신고 하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그 말에 재석이가 나섰다. “엄마를 제가 찾아왔어요.” “어디서?” 아빠가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 엄마도 얼른 대꾸했다. “그건 비밀이죠. 엄마와 아들 간에만 알고 지낼 비밀!” 재석이는 자기 잘못을 덮어주는 엄마가 고마워서 엄지척을 해 보였다. ‘이 세상에서 엄마가 최고!’ 엄마도 웃으며 재석에게 엄지척을 다시 해 보였다. ‘넌 멋진 내 아들이야!’ 엄마의 엄지척을 보면서 재석이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엄마같이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어른이 될래요!’ --- pp.97-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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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삶을 꿈꾸다
동화의 주된 배경은 코로나19 시기로, 소통보다는 단절과 경계심이 더 익숙했던 때였다(〈무사의 코로나 일기〉). 그러나 작가는 그 시기에도 어려운 처지의 사람과 노인들을 보살피는 마음 따뜻한 이들을 등장시킨다. 윤서 어머니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행복한 피아노〉), 향기네 어머니는 떠돌이 개를 거두며, 사랑의 집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무사의 코로나 일기〉). 이러한 온정은 피아노를 갖고 싶어 했던 윤서의 꿈을 이루게 해 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베나”의 정신은 곧 아이들 마음도 움직인다. 박헤픈 할머니의 선행을 알게 된 손자 정우와(〈할머니의 비밀탐정〉), 동네 할머니께 음식을 나누는 엄마를 보고 자란 베나도(〈달나라로 간 토끼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한다. 세계 아이들의 꿈 작가는 윤서, 정우 같은 한국 아이들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아이들의 꿈도 보여 준다. 가난하여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네팔의 초등학생 3학년 비셀이 마침내 자신이 동경하던 굿시크 선생님이 되어 고향에 돌아오고(〈요술거울나라 선생님〉), 왕따를 당하는 자신을 보듬어 준 교장 선생님을 따라 한국에서 가서 마침내 선생님이 된 유목민 바운이(〈게르 학교의 꿈〉) 그들이다. 꿈을 꿀 수 없는 아이들 이 책에는 아이들의 다양한 꿈이 나오지만, 그런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아침의 별 에렌델〉에서 감동이는 예전에는 별 박사로 불렸으나 교통사고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뒤로는 꿈이 없다. 또한 〈왕따 당한 예수님〉에 나오는 고아 남석이는 보육원 생활을 하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왕따를 당하며 예수님을 원망한다. 그러나 형과 형 친구들이 만든 마술로 에렌델 별로부터 온 부모님의 모습을 본 감동이와 교회 학교 선생님의 사랑과 배려를 받은 남석이는 그동안 부정해 왔던 꿈을 마음속에 다시 품으려 한다. 꿈은 아이들의 특권이다. 그러나 누구나 꿈을 꾸지는 않는다. 작가는 아이들이 꿈을 꾸게 하는 자양분은 바로 어른들한테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야기로 보여 준다. 온정을 베푸는 어른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남을 돕는 사람을 꿈꾸고, 꿈이 없는 아이들은 선생님 등 선한 어른들의 도움으로 꿈을 품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최고 희망직업이 유튜버인 이 시대에, 작가는 바로 우리 어른들이 함께 돕는 “베나”의 세상으로 아이들을 이끌자는 권유를 하고 있다. 작가의 바램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 메시지는 하늘 어머니 성모님이 “은총의 벚꽃을 뿌려 주듯이” 아이들의 꿈을 영롱하게 빛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