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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풍경
이레 200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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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2.눈을 감고 보는 길 - 정채봉
3.내 마음의 풍경. 운주사 와불님 - 정호승
4.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 박완서
5.내 작업실. 구이구산 - 안도현
6.사랑하라. 지금이 달려간다 - 강은교
7.가을밤 - 오정희
8.누가 말려 - 임의진
9.아. 그리운 집 그 집 - 김용택
10.선물 - 곽재구
11.서성임의 풍경들 - 장석남
12.거지 노래 - 재연
13.길에서 쓰는 편지 - 김하돈
14.불혹의 바다 - 김재일
15.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 김훈
16.새나 돌멩이에게 상을 드리는 사람들 - 최성각
17.이웃 - 이인환
18.그때 참새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권정생

저자 소개 3

등저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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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海仁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 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부산에 있는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수십 년간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시는 교과서에도 여러 편 수록되어 있고 전국의 산과 공원에 수많은 시비로도 새겨져 있다.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 1945년 강원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 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부산에 있는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수십 년간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시는 교과서에도 여러 편 수록되어 있고 전국의 산과 공원에 수많은 시비로도 새겨져 있다.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 봉직중이다. 1964년 수녀원(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한 후 오늘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다.

1970년 『소년』지에 동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후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작은 기쁨』 『희망은 깨어 있네』 『작은 기도』 『이해인 시 전집 1· 2』 등의 시집을 펴냈고, 동시집 『엄마와 분꽃』, 시선집 『사계절의 기도』를 펴냈다. 산문집으로는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기쁨이 열리는 창』 『풀꽃 단상』 『사랑은 외로운 투쟁』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시와 산문 을 엮은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등이 있다. 기도시 그림책 『어린이와 함께 드리는 마음의 기도』, 동화 그림책 『누구라도 문구점』을 냈다. 그밖에 마더 테레사의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외 몇 권의 번역서 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짧은 메시지에 묵상글을 더한 『교황님의 트위터』가 있다. 그의 책은 모두가 스테디셀러로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초·중·고 교과서에도 여러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 제5회 천상병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1976)를 펴내고 “고독의 진수를 깨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을 호명하며 우리 곁에 다가온 수녀는 수도자임에도 꾸준히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하는 친근한 시적 주제와 모태 신앙이 낳아준 순결한 동심과 소박한 언어 때문’일 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넘치는 사랑과 정갈한 자기 반성이 읽는 이까지 물들이고, 일으켜 세우는 수녀 시인. 수녀는 시집 『작은 위로』에서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임을,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임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면서/사실은 용서하지 않은/나 자신을 용서하기/힘든 날이 있습니다”라는 고백도 털어놓았다.

이해인 수녀의 시를 읽다보면, 우리가 왜 시를 찾고 시를 읽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해인 수녀는 지상의 모든 대상들과 “기도 안에서 만나고, 편지로서 만나고, 그리움으로서 만”난다. 그리하기에 수녀의 시는 기도로서, 편지로서, 그리움으로서 다가온다. “뒤틀린 언어로 뒤틀린 세계를 노래”한 시들이 줄 수 없는 “위안, 기쁨, 휴식, 평화”를 주기에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또한 이해인 수녀는 악기의 소리로 시를 쓴다. 우리가 불안해하지 않고,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감동과 전율로 그녀의 시를 읽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 리듬에는 “사기(邪氣)”도 “불화”도 없다. 오묘한 화성의 조화, 부드럽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하다. “평생을 죄지은 자, 상처받은 자들을 감싸 안아 성모 마리아의 마음으로 사랑해온 수녀님의 순결한 영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소리다. 그리하여 수녀의 글을 받는 이들은 “행복하다.”

한편 이해인 수녀는 어머니 1주기(2008년 9월 8일)를 기념한 열 번째 시집의 원고를 탈고하자마자 뜻밖의 암 선고를 받았다. 곧바로 대수술을 받고 잠깐 동안의 회복 기간을 거쳐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한 이해인 수녀는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아픈 걸 다행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이같은 마음은 열 번째 시집 『엄마』에 잘 담겨 있는데,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 해인 수녀에게 선물로 주신 도장집, 꽃골무, 괴불주머니 등 어머니의 유품 사진들과 잔잔한 사연을 함께 담고 있다.

시인으로서 40년, 수도자로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이해인 수녀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시 편지를 띄운다. 삶의 희망과 사랑 의 기쁨, 작은 위로의 시와 산문은 너나없이 숙명처럼 짊어진 생활의 숙제를 나누는 기묘한 힘을 발휘한다. 멀리 화려하고 강렬한 빛을 좇기보다 내 앞의 촛불 같은 그 사랑, 그 사람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지상에서의 남은 시간들’, 아낌없는 사랑의 띠로 우리를 연결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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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저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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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度眩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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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薰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지리·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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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599337

책 속으로

혼자 하는 생각입니다만, 해질 무렵의 시골 풍경은 세상의 그 모든 흐르는 것들을 아주 잠깐 동안이나마 멈추어 서게 하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이미 흘러간 이야기와 미처 흘러오지 못한 이야기가 서로 만나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손잡고 엷게 얼굴빛 물들입니다. 바야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어느 때고 분주히 날아다니던 새들이 이 무렵에 유독 여러 마리씩 눈에 들어 오는 까닭도 바로 그때문입니다.

논둑길로는 염소 몇 마리가 주인을 따라 느릿느릿 집으로 돌아가고 늙은 할머니 혼자 사는 오두막 굴뚝에는 하얗게 빛 바랜 그리움 한줄기가 저녁 연기처럼 피어오릅니다. 그대여, 그럴 수만 있다면 저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고 싶습니다. 적고 가난한 도량으로 이 험난한 세상에 와서 결코 함부로 꿈꿀수 없는 게 '머무는 일' 인 것을 알지만, 때로는 머무는 일 이 곧 참으로 흐르는 일인 줄 또한 압니다.

길을나선 사람만이 머물 수 있고 머문 사람만이 길 떠날 수 있습니다. 한 삶이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그렇게 떠나고 돌아오는 일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 집을 오롯이 다 지은 사람만이 마침내 또 유유히 길 떠날 수 있지요.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일도 지난날 그 어디에선가 우리가 진작에 집 한 채를 지은 덕분입니다.

--- p.99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안 들리는게 정적이어야 하는데 나는 분명히 정적을 듣고 있었다. 이 부드럽고 포근한 정적의 감촉은 청각이 아니라 촉각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엇다. 일어나 부스럭거릴수록 잠이 멀어질 것 같은 위험성을 무릅쓰고 창호지 문을 열었다. 창호지문 밖 유리문을 통해 저만치 길모퉁이를 밝히는 가로등이 보였다. 가로등 불빛 속으로 눈발이 분분히 날리고 있었다. 아아, 바로 저 소리였구나. 여인의 옷 벗는 소리로 비유한 시인도 있었지만 내 귀는 그렇게 밝지 못하다. 나를 깨운 건 소리가 아니라 느낌이었다. 고요, 평화, 부드러움의 감촉이었다. 나는 다시 자리에 들어 황홀하고 감미로운 수면 속으로 서서히 침몰했다...p.29

나는 잠시 그곳에 들어오는 바람들을 읽는다. 나뭇잎 밑에 놀던 바람, 살구꽃을 붙잡고 놀다가 살구꽃과 함께 떨어진 바람, 나무 밑동에 코를 대고 자던 바람, 나는 그런 것들을 모아다가 청동거우로 하나 건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모습들을 하나씩 그려보기 위해서다. 그동안 살며 사랑하며 미안했던 사람, 보고 싶은 사람들, 애달픈 이들.... 바람은 멀리서 온다. 그리고 바람의 눈은 멀리 본다. 어떻게든 머리 갈 수 있는 것이 바람이다. 그런 바람 속에 나는 거을 하나 거는 것이다. 혹은 죽은 사람, 혹은 잊었다가도 꽃 피고 새울면 생각나는 사람, 잊혀지지 않는 거리, 맥줏집, 철길, 우드스탁, 팔과 이분의 일 등등의 모습들을 그 흐릿한 청동 거울로 들여다 본다.

--- p.81

나는 내 영혼에게 조용히 내가 마련한 선물 꾸러미를 펼쳐 보였다. 나와 함께 네팔에 가는 거야. 그곳에 히말라야 산맥이 있지. 눈 덮인 세계의 지붕, 만년설이 지상의 가장 푸른 공기와 만나는 곳이지. 네게 그 설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 번도 훼손되지 않는 눈부신 햇살들이 그곳 산 정상에 쏟아지는 모습을 네게 선물하고 싶어.

내 영혼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나는 내 영혼이 나직하게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비행기가 이륙을 시작했다. 나는 눈을 떴다.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눈인사를 했다. 하이. 짧게 답례했을 때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It's christmas music. 여자는 두 어깨를 움찔해 보였다. 기내에 흐르는 음악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클래식인가 아니면 팝? 거두절미의 나의 영어에 그녀가 웃었다. 세월의 흔적이 적당히 밴 그 웃음이 따뜻했다. 클래식. 그녀의 대답이 이어졌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이지요.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 곡은 나도 크리스마스 이브 같은 때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었다. 곡 중 '꽃의 왈츠'를 제목으로 시를 쓴 적도 있지 않았던가. 크리스마스가 진즉 지났는데... 여자는 다시 어깨를 움찔해 보였다. 호프만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그 음악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야기의 배경이었다. 여자의 얘긴즉 때가 지난 음악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얘기했다. 크리스마스는 눈에 덮인 계절이다. 지금 우리가 가려는 네팔은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 속에 자리한 나라다. 그곳에선 일년 내내 눈 덮인 하얀 산들을 볼 수 있다. 그곳은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 시즌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음악은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썩 어울리는 음악이다. 결코 철늦은 음악이 아니다. 내가 천천히 얘기를 마쳤을 ...

--- p.

출판사 리뷰

<마음의 풍경>은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18명의 최고 필자들의 글로 엮어져 있다. 사는 동안의 고비에, 또 언제나 있기 마련인 갈림길에서, 이들의 글 한 줄 한 줄은 읽는 이들에게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준다. 더불어 글 중간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 박항률 화백의 그림 19점은 행간의 여유를 읽는 데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신디아 펄 마우스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많은 사람들을 알기 때문에 자신은 누구보다도 부자라고 했다. 굳이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여기 저기서 참 많은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어떤 이야기는 기쁨이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오히려 슬픔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각각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듣는 일이다. 그것이 말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정중한 예의이고 선물이다. <마음의 풍경>은 이처럼 가만히 귀기울여 들어보면 들을 수 있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와도 같은 책이라기보다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산책길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도 만날 수 있고, 음악을 들으며 편안히 누워서도 펴볼 수 있는 친구와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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