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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뒷굽 들고 따박따박 태어나면서 행복과 불행 평생 쓸 양을 똑같이 타고나도 쓰기에 따라 달라질 거다 하얀 가슴 반…14 덕과 복…15 폼 잡고 걷다가…16 화풀이…17 새터 할매…18 너 때문에…19 구석구석이 눈물이다…20 나들이…21 어름어름…22 고향만큼 그리운 곳…23 기다림 1…24 기다림 2…25 냄새…26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27 비둘기 1…28 비둘기 2…29 생각과 달리…30 손님…31 개미 구조작전…32 허망한 꿈…33 깨달았을까…34 2부/ 어떻게 살았느냐 물으신다면 결혼 전엔 바위고개 황성옛터 흥얼거렸고 결혼 초엔 여자의 일생 눈물로 부르다 중년이 되어서는 사랑만은 않겠어요 어둠에 맘 둘까…36 동네 방을 모르고…37 마스크1…38 마스크 2…39 마스크 3…40 잡초…41 밤새도록…42 과거사…43 카톡 치킨…44 엄마 생각…45 귀가 먹던 날…46 똥파리…47 청소하는 날…48 장날마다…49 다짐…50 노랫말 속에…51 추억이 사라졌다…52 치매인가…53 친구…54 피서…55 3부/ 소나무와 대나무같이 변함없는 쏟아지는 불볕 화살 서바람도 엎드리고 가는 해 오는 해…58 감사 또 감사…59 난방…60 부러움…61 잔소리 덕에…62 믿음…63 고마운 표시…64 가족…65 칠월 땡볕…66 군불…67 까치밥…68 냇가랑…69 너는 내 모습…70 알밤…71 쌍가락지…72 흉년…73 주름살…74 놋그릇…75 말과 다른 마음…76 흔적…77 씨나락…78 4부/ 투명한 저 고운 이슬은 이 몸도 저 이슬처럼 반짝 살고 가기 전에 숨은 보시해 볼까나 일곱 살…80 안 봐도 다 안단다…81 씀바귀…82 자반고등어…83 옛날 명절에…84 상사화…85 한옥 살문…86 잠 못 든 밤…87 이슬…88 형체…89 전화…90 단풍…91 석류나무 꽃 곱게 피는 봄날에…92 가위바위보…93 고목…94 꿈…95 대추 향 그득 날려…97 펜촉에 마음 실어…98 밀수제비…99 복개천 새벽시장…100 5부/ 아직도 기다리는 등 뒤에 우거진 숲과 새들 흐물흐물 헤엄을 치다 물 밑으로 사라진다 옛 화장터…102 약속…103 자화상…104 진즉에 알았다면…105 김장하는 날…106 나비의 꿈…108 하품…109 연지 찍고 분 발라도…110 보리 바리…111 장 담그기…113 너는 졸음…115 삶…116 산그림자…117 보릿고개…118 마지막 동반자…119 막내둥이…120 18번 곡…121 삐알밭…123 할미꽃…124 겨울 시위…125 귀빠진 날…126 6부/ 목을 씻고 하늘을 마신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퉁퉁 불어 꺼억꺼억 시가 되어 올라온다 까치…128 어머님…129 왼손과 오른손…130 햇살…131 수태골 벚꽃길…132 곱창과 막창…133 세월은 간다…134 고향의 봄…135 사라진 폴더 폰…136 시가 되어…137 긴 낮 짧은 밤…138 백 살을 앞두고…139 틀니…140 별난 엄마…141 고마워…142 가족 그림…143 노부부…144 절레절레…145 수험생…146 목화와 삼…147 이치…149 7부/ 짭짝짭짝 구경만 하다 네가 왜 거기에 있어 반가워 다시 보니 내 삶의 흔적들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달집에 묻었다…152 소나기와 야시비처럼…153 후회…154 못 잊어…155 옛 고향…156 월간지…157 한세월…158 강가 사람들…159 계절…160 아버님의 실수…161 우리 엄마…162 적당히…163 산책…164 부엉이 울음…165 마음 비우고 떠날 수 있는 것은…166 마지막 가는 길…167 우연히 너를 만나…168 허무…169 *작품해설_김영태…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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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 행복과 불행
평생 쓸 양을 똑같이 타고나도 쓰기에 따라 달라질 거다 복을 먼저 쓰면 말년이 고달프고 슬픔을 먼저 쓰면 노후가 행복하려니 한날한시에 태어나도 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행복하기만 한 자가 있는가 하면 평생을 눈물과 한숨 가난에 찌들리다 마지막 떠날 때까지 허둥대는 자도 있다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없다지만 어떻게 사느냐에 삶도 바뀌지 않을까 인덕 많다 부러워 말라 자기가 베푼 게 덕이 되어 돌아온 것 남 탓하지 말고 모자라듯 살다 보면 세상은 분홍빛 그 삶이 행복이다 --- 「덕과 복」 중에서 등 푸른 똥파리 몇 마리가 베란다 화분 꽃잎에 죽은 듯이 앉아 있다 도시 적응이 안 되는지 필사적으로 방충망에 매달렸다가 시골 정랑을 그리워하며 우왕좌왕 날고 기더니 열어놓은 문도 못 찾고 온 집을 헤집는다 훑어내고 때려잡고 구석구석을 뒤지며 닦아도 파리의 출처는 일도 없다 시골 친척이 택배로 보낸 타박이 감자 부엌 베란다에 놔둔 지 오늘이 일주일째 삶으려 열어보니 박스 밑바닥 썩은 감자 주변에 파리 번데기 빈 껍질이 소복하다 영리한 똥파리 자식들은 성내에 가 살라고 감자에 실어 유학 보냈나보다 --- 「똥파리」 중에서 앞 냇가 맑은 물은 버들치 떼 일렁이고 철부지 벌거숭이 피라미 몰고 놀 때 수양버들 그늘 아래 빨래하던 젊은 아낙 지금은 백발 되어 지나쳐도 못 알아보니 모두가 낯설어 고향도 타향 어릴 적 떠난 고향 그리워 들렀더니 경지정리 개울 막아 흔적만 남은 옛터 푸른 물에 놀던 고기 꿈에 볼 수 있을까 돌부리 틀어 안고 홀로 선 고목 버들 오늘도 고개 숙여 누구를 기다리나 아이들 떠난 옛 고향 찾을세라 서 있네 --- 「냇가랑」 중에서 저승길도 짝지어 나란히 누운 고등어 부부 감지 못한 두 눈 위에 얼음 이불 덮어둔다 넓고 푸른 바다 파란 등 햇살 씻으며 군무 추던 지난날 전설이 되고 왕소금 수의 입고 쌍쌍이 짝지어 나무 관에 누운 자반 어시장 경매 거쳐 한 손 두 손 장바구니 타고 간다 --- 「자반 고등어」 중에서 칠월 땡볕 열대야와 가뭄에 기우제를 지내던 비도 계속 오면 해가 되고 푸른 잎은 사라진다 칠 년 대한과 가뭄에도 씨앗은 있다지만 긴 장마에 녹는 풀잎 이삭 구경 어렵다 덥고 따갑고 지겨운 여름 땡볕도 며칠만 안 보면 못살 것 같으니 해를 두고 자식이라 했던가 그리워하던 형제도 만날 땐 반갑지만 삼 일 넘게 머물면 지겨워 형제를 두고 장마라 했나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도 오면 반갑고 가는 뒷모습은 더 반갑다는데 형제간의 왕래는 여름날 쏟아졌다 그치는 소나기와 야시비처럼 --- 「소나기와 야시비처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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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시인의 시집『따박따박 걸었다』는 시인이 살아온 삶의 시간을 '천천히 신중히' 되짚어가는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본 이영주 시인은 차분하고 포근하며 단아한, 깊은 배려심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따뜻한 품성과 주변을 너그럽게 보듬는 고결한 품격은 몇 번 만나본 시인의 자녀들에게서도 그대로 느껴져, 시인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좋은 영향이 파문을 일으켜 번지고 번져서 자연스레 이어진 듯하다. 이러한 깊고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좋은 영향은 시 곳곳에서도 여실히 느껴진다. 자녀들의 적극적인 권장과 헌신적인 손길로 세상에 나온 이 시집에는 시인의 단아한 품격과 함께 자녀들의 정갈한 마음마저 깊이 스며들어 빛을 발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들이 어우러져 탄생한 시집『따박따박 걸었다』는 따박따박 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돌고 돌면서, 묵묵히 세상을 살아온 시인의 삶의 궤적을 고요하고 따스한 감동으로 독자들의 가슴에 펼쳐내어 깊은 울림과 잔잔한 긍정의 파동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