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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가을 끝에서 나를 만나다 11월 14 두 장 남았네 15 고독아 16 동산 길 17 되돌아보니 18 어쩌다 보니 19 가을아 20 혼자라 21 맑아야 잘 보인다 22 밥상 23 거짓말 24 관악산 25 금 간 거울 26 늦가을 27 혼자여라 28 행주처럼 29 여기까지 와보니 30 은근히 31 내 자리 32 2부 인연은 계절을 건너 월락산아 34 모임 35 첫눈 36 옹달샘 37 사랑더러 38 월락산이여 39 어찌하리 개미야 40 모르지만 41 차(茶) 맛 42 아까워 버리듯 43 한 해 끝날 44 사별 45 구름아 46 미소의 간호 47 어쩌라고 48 봄바람 49 동창회 50 미워해 주오 51 잠든 전화기 52 3부 세월이 가르쳐 준 마음 진눈깨비 54 차 한 잔 55 욕심처럼 56 사람 같이 57 겨울밤 58 또 새해로 59 깍쟁이 60 몽당 싸리비 61 마음을 보는 손 62 남향 63 우리 집 64 동기동창 65 세월아 66 울음소리 67 구십구 세 68 선물 69 삶은요 70 손녀 71 마땅히 건강도 72 4부 겨울에도 희망은 핀다 어떤 시 74 섣달그믐 날 75 설날 76 겨울나무 77 눈물 78 뿌리 79 겨울 부채 80 늙었다오 81 창호지 문 82 말 83 정 84 이름 모를 꽃 85 삶은「거나」였네 86 눈 오는 날 87 솔잎 88 때 89 잔소리 90 절망아 희망을 91 그냥 92 꼭대기 93 노을을 보며 94 안녕 95 마음아 96 5부 평범한 하루의 행복 겨울 화분 98 몰래 사는 것 99 친구 100 보니 101 산 102 맑은 샘물 103 아침 104 엄니 105 말 한마디 106 2월 107 밤을 덮은 눈 108 일 109 입춘 110 주말 111 꿈 112 한참 길 113 보내 놓고 114 내일 115 나 116 겨울비 117 새봄 118 거품 119 입맛 다셔지네 120 6부 추억 끝에 남은 삶의 노래 세배 122 그 목소리 123 촌놈 124 밥상 125 굴뚝 126 흘 위에 서서 127 투정 128 기다린다고 129 세월아 130 소천 131 하품이 나네 132 구경하세 133 원망하는가 134 거울아 135 그날 136 가끔은요 137 모른다고 138 아직까지 139 꿈길 140 비가 아니여 141 있었지 142 있다면 143 아범 144 *작품해설 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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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디곱게
물든 잎들이 늙은 노인네들아 가을바람 부는 대로 노래 들려주지 않나 향기 없다 투정 마세 덥지도 춥지도 말아 달라는 때가 몽땅 간다 하네 ---「11월」중에서 여기까지 왔구려 애써서 힘들여 걷고 뛰고 했나 그럭저럭 한 생을 겪어내며 이겼다나 하루거리 걸려보고 한여름 햇볕에 추위를 달래던가 허약한 몸이여 백발의 영광을 지금아 ---「어쩌다 보니」중에서 화장한 얼굴을 금 간 거울이 곱다 하던가 안됐다 하던가 눈에 보이는 대로지 귀로 듣는 대로지 마음이 보이던가 시기하고 탐내던가 ---「금 간 거울」중에서 거기서 여기 보고 있으리라 날마다 여기서는 그쪽 빈 하늘을 봅니다 쌓인 겹겹 들축이며 섭섭다 외롭다 이렇게 보고 싶을지 찬바람에 흩날린다 별빛 시샘하듯 반짝이에 더 감사했던가 늘 기뻐할 것은 지금 내일은 사랑아 ---「사별」중에서 새벽 먼 빛에 앞산 꼭대기 밤사이 거기에 그대 있네 노인네 자랑거리 백발을 흉내 내나 하얀 모양이 웬 말이더냐 깨끗한 기쁨을 즐기느냐 보이느냐 욕심보다는 참아서 새 마음의 다짐이겠지 ---「꼭대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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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 시인의 제9시집 『있었지』는 한 사람이 지나온 생의 자리를 돌아보며 그 안에 남아 있는 사랑과 그리움, 고독과 감사의 흔적을 담담하게 길어 올린 시집이다. 시인은 특별하거나 거창한 사건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사물과 순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늦가을의 낙엽, 혼자 차린 밥상, 금이 간 거울, 식어 가는 차 한 잔, 겨울나무, 오래된 창호지 문, 손녀의 목소리와 고향의 굴뚝까지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지나간 시간이 다시 살아난다.
시집의 제목인 ‘있었지’는 단순히 지나간 사실을 확인하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곁에 있었던 사람과 사랑, 젊음과 고향, 가족과 친구,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다정한 회상의 말이다. 동시에 ‘있었지’라는 말에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들에 대한 쓸쓸함과, 그것들이 분명히 존재했기에 오늘의 자신도 존재한다는 감사가 함께 담겨 있다. 이 시집에서 과거는 사라진 시간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떠받치는 뿌리이다. 시인은 지나온 시간을 아쉬움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상실과 고독을 말하면서도 그 끝에는 늘 감사와 사랑, 희망을 남긴다. 그리하여 『있었지』는 노년의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집인 동시에, 남아 있는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생의 찬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