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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
노금희 저
청어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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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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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4 추천사_김원식 시인
5 자서(自序)

제1부 국지성 호우

12 엄마의 향기
13 빗물의 무늬
14 피리 부는 바람
15 종이컵의 지조
16 장마앓이
18 항암의 손
20 비밀번호 없는 금고
22 달동네 재개발
24 코로나19
25 수문 없는 하늘 댐
26 마스크
27 국지성 호우
28 고장 난 기억
30 각질
31 달빛 숨소리
32 물폭탄
33 푸념
34 자유
35 준비 없는 이별
36 쪽방촌의 봄날
38 호랑나비
39 막걸리 꽃병
40 시간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
42 연리(蓮理)가 되어버린 밤
44 거울
45 수박
46 폐지 위의 하루
47 홀지풍파(忽地風波)*
48 개구리 장례식
49 교정(校訂)
50 첫걸음

제2부 사투리 세상사

52 올챙이 시절 잊지 마소
54 철부지의 일기
56 쌍가마 속 노숙
58 신세타령
60 하늘에 매달린 벌집
62 식겁했다
65 옴마 귓구녕이 절벽인갑소
66 은쟁반에 구슬치기
68 은혜를 갚아야 맴이 게보와
70 장터 풍경
72 꽃불로 끓인 탕
74 거리두기
76 황금 달
78 할매 푸념
80 방굉일*
82 한 종재기 꺽정
84 주딩이가 귀에 걸린 반찬
86 먹물 시수 가문
88 창시가 요동치는 그 맛
90 두 주딩이 풍년
92 거시기 아부지
94 옛날로 가는 길목

제3부 눌러쓴 엄마의 이력서

96 천년의 향기
98 엄마꽃 필 무렵
100 참깨의 가출
101 천왕봉의 미소
102 합격 통지서
104 백두 송이*
105 들꽃 닮은 엄마
106 만학
108 고향의 그림자
110 MRI의 눈
111 절망
112 바람둥이
113 무덤의 슬픔
114 손길
115 페달
116 3일 월세방
118 박물관 농장
119 소리 없는 통곡
120 진심의 뿌리
122 스트레스 녹이는 공장
123 허수아비의 가을
124 거울
125 묵화
126 귀로 먹는 반찬

저자 소개 1

1953년 전북 정읍 출생. 현 경기도 광주시 거주. 한겨레 문인협회 이사. 천상병 문학제 운영위원. 고려대 시 창작반 수료. <수상> 고려대 평생교육원 표창 한반도통일문학상 수상 용산구 글짓기대회 시 부문 대상 계간 《스토리문학》 시 부문 신인작품상 제12회 샘문학상 공모전 시 부문 우수상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 배꼽 빠진 상 강원경제신문·토지문학 누리달공모전 문학 대상 제49회 심사임당의 날 기념 예능대회 시 부문 차상 <시집> 2025년 첫 시집 『시간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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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30*205*20mm
ISBN13
9791168553712

책 속으로

시인이 맞닥뜨린 이 세상은 은혜, 선심, 화해 같은 그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시인은 자주 질병과 공해, 궁핍과 재난, 혼돈과 분열의 현장에 독자를 데려가곤 한다. 하지만 결코 넋을 놓고 울부짖지는 않는다. 희망의 마지막 끈을 놓지 않으려는 집념을 편 편의 시에서 읽을 수 있다. 소돔 성의 의인 혹은 방주 속의 노아 같은 끈질긴 기다림이 시에 깃들어 있기에 독자는 압박감을 느끼다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될 것이다. 시인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거룩한 존재가 아니다. 해결의 길을 여러모로 모색하는 탐험가이다.

한국 시단에 막 고개를 내민 시인이 자신의 일상을 추스르거나 내면 의식을 탐색하지 않고 복잡다단한 사회 상황을 탐색하고 있다. 이웃의 각박한 삶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시의 공간적 배경이 한국을 넘어서 세계로 확대되기도 한다. 선이 굵은 민중 시의 세계를 보여주는 시인의 이름은 노금희, 독자들의 뇌리에 아주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 「본문」 중에서

모정의 날갯짓을 보며
작은 날개로 날 수도 없고
상념만 들풀 위에 앉아 있네

다 낡아버린 어미의 치마폭은
나비가 되어 나풀거리네

세월이 더디게 키워준
무지개 날개는 꽃향기를 날고

날갯짓 음표는 산천에 퍼져
인산인해를 이루고
고아한 함성이 절로 터진다

호랑나비 날개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박술녀 여사…
--- 「호랑나비 -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 여사」 중에서

남의 동전 한 잎은
하루치의 행복이었다
콸콸 막걸리 울음에
불콰한 꽃 입가에 핀다

풀썩 스러진 꽃 한 송이
바람이 꺾어 온 꽃인가
세상 바깥의 눈물 꽃인가?

이 풍진 세상
소풍 떠나던 날
팔백 송이 국화의 조문

간당간당한 노잣돈
그마저 헛되다고
삼백 송이는 관 속에 태웠는가?

꽃자리 우뚝 선 귀천 시비
시월 빈 하늘을 잘도 저어간다
--- 「막걸리 꽃병」 중에서

스위치를 끈 어둠이 세상을 잠재우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고요해지면
울음으로 하루를 버무리던 치매 할머니

두렵던 시간도 다시 그리워지는
모두가 퇴원한 3인실 605호실
홀로 덩그러니 남은 외로움의
허리를 꼭 안아주는 침대
얇은 시트가 지난한 과거를 감싸주고
희미한 불빛이 고독한 희망처럼 흐리다

비몽사몽 내 삶의 유언을 끄적이는데
쌉쌀하게 떠오르는 추억의 미소가
외로움의 등을 토닥여준다

긴 밤을 위로해 주던 가로등은 눈을 감고
새벽은 시간의 뒷덜미를 잡고 일어난다
체온계의 발걸음 소리와 링거 눈물 소리가
두려움으로 잠에 취한 눈꺼풀을 깨우고
태양은 희망의 뒤에서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어둠에서 다시, 어둠까지 걸어온 시간
빛의 그림자가 기억을 더듬고 있다

--- 「시간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 중에서

추천평

노금희 시인의 작품을 읽어 보면 K-무비 ‘시인 할매’나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연상된다. 늦깎이로 시 공부를 시작한 시인의 이력 자체가 단단한 나이테 같은 서정의 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파란의 삶 속에서 길어 올린 시어들을 벼린 흔적이 역력하다. 코믹, 액션, 최루. 서사를 잘 버무린 영화가 좋은 영화라면, 주관적 관점의 좋은 시란 함축된 시어와 이미지, 쉽고 간결한 비유의 시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노 시인의 시편들은 가족애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식에 대한 무한 사랑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풍자와 해학의 사투리 시편들은 날카로운 펜의 힘으로 우리 사회에 넌지시 지청구를 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서정의 정서가 깃든 작품들은 인정 많은 시인의 성정에서 발로된 것으로 여겨진다. 만학도의 첫 시집 상재를 축하하며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가족과 고향이 그리운 날, 노금희 시인의 시집 『시간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를 추천한다. 여여하시라. - 김원식 (시인, 한겨레 문인협회 이사장, 천상병 문학제 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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