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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과 칼
2. 피에르 뒤몽 3. 바느질하는 여자 4. 황금빛 상자 5. 어느 죽은 여자 6. 특이한 사람 7. 사도 8. 죽음의 무도 9. 판타지 10. 한 여자의 희생 11. 앞뜰에서 12. 일요일 13. 성스러운 봄 14. 가면극 15. 멀리 보이는 풍경 16. 조용한 배웅 17. 세대 차이 |
Rainer Maria Ril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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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넘쳐나는 사람들. 웃는 사람, 어슬렁거리는 사람, 먹어대는 사람, 그러나 뿌옇게 연기가 서린 저 밑바닥 선실엔 힘겹게 불타는 희미한 등불과 함께 가난한 사람들. 한결같이 창백하고 화난 표정의 지친 남자, 여자들. 그들을 압박하는 어떤 불안. 멍하고 슬픔으로 여윈 활력없는 얼굴들 …. 한 여자만 … 눈물에 젖은 깊고 어두운 커다란 눈을 뜨고 핼쑥한 모습으로 조용히.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는, 탐욕스레 갈구하는 그녀의 눈. 눈물을 억제하려는 듯 실룩거리는 창백한 입술, 이마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금빛 갈색의 반곱슬머리. 유연한 몸매. 그러나 마치 딱딱한 펜으로 고대 독일의 루네 문자를 새겨 넣으려는 듯 스스로의 근심을 자신의 이마 위에 새겨넣으려는 그때의 경직된 고요, 고요함. 그녀는 실핏줄이 보이는 부드러운 두 손을 불안스레 감싸쥐고 있다. 이제 다시 그녀의 눈. 마치 이런 인생의 비밀에 대한 진지한 해답을 찾는 듯 …. 언젠가 그녀는 그 해답을 찾을 것인가? 거기서? 나는 모른다. 다만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자주 그 눈이 떠오른다 … 그래, 그 눈이. 지친 듯 죽음을 갈망하는 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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