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욘 포세의 새로운 3부작 첫 이야기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의 신작. ‘바임’이라는 외딴 바닷가 마을에 사는 두 어부가 ‘엘리네’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셋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흘러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기다리는 마음만이 찬찬히 흐른다. 리듬감 있는 문장과 여백만으로도 아름답다 느껴지는 소설.
2025.11.26.
소설/시 PD 김유리
|
|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 5
바임 Ⅰ … 9 Ⅱ … 97 Ⅲ … 135 옮긴이의 말 … 195 |
Jon Fosse
욘 포세의 다른 상품
Hwasue S. Warberg
손화수의 다른 상품
|
젊은 시절, 그때 나는 거의 매번 비에르그빈으로 왔다, 하루나 이틀 쉬는 날이 생기면 어김없이 배를 띄웠으며, 단골손님인 양 그곳의 술집을 찾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품고 있던, 스스로 인정하기조차 꺼렸던, 어떤 희망 때문이었으리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 인생을 함께할 누군가를,
--- pp.19-20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엘리네, 그녀의 이름이 양옆에 커다랗게 쓰여 있는 배가 바임 상점 아래 부두에 정박해 있는 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렇다 엘리네는 분명 그 배가 자기 이름을 딴 것임을 알았을 것이고 그 사실이 몹시 불쾌했을 것이다, --- p.30 야트게이르, 야트게이르, 다시 소리가 들렸다, 더 또렷하고, 더 크게 들렸다, 야트게이르, 야트게이르, 그 여자 목소리가 야트게이르라고 다시 불렀고 이젠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누군가가 정말 나를 부르고 있었다, --- p.48 그녀는 물끄러미 나의 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분명히 그랬다, 내가 엘리네라고 이름 붙였던 그 배를, 나는 엘리네가 사르토르 어딘가에 정착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지금 나는 분명히 보고 있었다, 나의 오랜 은밀한 사랑이 거기에 서서 엘리네라는 이름이 양편에 자랑스럽게 적힌 배를 내려다보고 있다니, 엘리네는 거기 있었다, 정말 그녀가 있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내 배에 자기 이름을 줬던 그녀가, --- p.49 솔직히 말해, 내가 갑판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배를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엘리네를, 지금 순의 부둣가에서 한여름 밤의 어스름한 빛 아래 살아 숨쉬고 있는 저 엘리네를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p.54 오랜만이에요, 내가 말한다 네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녀가 말한다 그리고 다시 흐르는 침묵 속에서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다시 만나게 되다니 참 신기하네요, 내가 말한다 저도 그래요, 그녀가 말한다 --- pp.55-56 몸이 없는 영혼, 어떤 면에서는 그런 게 바로 유령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한 건 야트게이르가 바로 그 직후에 문을 두드렸다는 거야, 문 두드리는 소리는 야트게이르가 올 거라는 예고였을까, 흔히들 말하듯, 징조 같은 거였을까, 하지만 과연 그런 게 있을 수 있을까, --- p.120 섬뜩해, 나는 생각한다, 그는 왜 죽은 뒤에 나를 찾아와 말을 걸었던 걸까, 그래 예전처럼, 마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던 것처럼, 아니 그런 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마치 그가 내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만 같아, 나는 생각한다, --- p.130 그녀는 두 손으로 탁자 모서리를 짚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때 그녀가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를 프랑크라고 불렀던 건 기억난다, 안녕 프랑크,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그녀는 아마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녀가 실수한 게 분명했고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 같았다, --- p.139 도대체 지금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나는 이 길을 걷고 있다, 여행가방을 들고, 엘리네에게서 몇 미터 떨어진 채로, 아마도 우리는 내 배로 가는 모양이다, 내가 실수로, 분명 실수로, 엘리네라고 이름 붙인 그 배는 엘리네가 이해하기 어려운 짧은 편지 한 장만 남기고 홀연히 떠났던 그다음날 내게 인도되었다, 그녀는 내게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떠났고, 다시 그때처럼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다고, 나는 생각한다, --- p.181 나는 가만히 앉아 엘리네는 왜 그토록 갑작스럽게 나를 떠났을까 생각한다, 왜 부엌 탁자 위에 짧은 편지 한 장만, 그것도 무심하게 툭 내던지듯 남긴 채, 게다가 대문도 잠그지 않은 채, 얼마나 급했으면 문을 잠글 틈도 없이 떠났을까, 그렇다 그건 참으로 이상한 작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배 엘리네는 북쪽을 향하는 주 항로를 따라 꾸준히 나아간다, 우리가 푸글렌에서 처음 만났던 날 그녀는 홀연히 내게로 다가왔고, 홀연히 나를 떠났다, 그리고 정말이지 홀연히 다시 내게 돌아왔다, 오늘 저녁에, 그리고 마찬가지로 홀연히 나를 어린 시절의 집에서 떠나게 만들었다, 아니 이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엘리네는 우리 둘이 절대 서로를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말하고 나는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 p.184 |
|
바늘과 실, 여자와 남자, 운명과 우연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한 고독, 사랑, 운명의 삼중주 이 소설은 총 3장으로 구성되며, 주요 등장인물은 네 명이다. 바임에 혼자 사는 어부 야트게이르, 그의 유일한 친구 엘리아스, 야트게이르가 십대 때부터 사랑해서 자기 배 이름으로 삼은 연인 엘리네, 그리고 엘리네가 고향을 떠나 결혼한 어부 프랑크다. 1장은 어부 야트게이르와 엘리네의 재회, 2장은 엘리아스 집을 방문한 야트게이르 이야기, 3장은 프랑크와 엘리네의 만남과 헤어짐이 중심 서사다. 1장은 야트게이르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어느 여름날, 그는 ‘엘리네’라는 비밀스러운 이름을 지어준 자기 배를 타고 바임에서 대도시 비에르그빈에 간다. 뜯어진 단추를 꿰매기 위해 바늘과 실을 사겠다는 구실로 그곳에 갔으나, 뜻하지 않게 두 번이나 사기를 당해 가진 돈을 잃는다. 그러다 거기 대도시에서 우연찮게도 십대 때 사랑한 엘리네와 재회하고, 그녀는 남편 프랑크한테서 도망쳐 다시 고향 바임으로 돌아가자며 야트게이르를 재촉한다. 두 사람은 함께 바임에서 살게 된다. 2장은 대부분 엘리아스의 독백으로 채워져 있다. 크리스마스 직전의 이른 저녁 누군가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겁에 질려 있던 그에게 오랜만에 유일한 동네 친구 야트게이르가 짧게 방문한 후 돌아간다. 잠시 후 바임 상점 근처 사람들한테서 그가 익사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3장은 프랑크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만선으로 벌이가 좋은 어느 날 일행과 술을 마시다 엘리네가 자신을 ‘프랑크’라고 부르며 다가와서는 결국 그날로 두 사람은 살림을 차린다. 갑자기 삶에 찾아온 그녀는 또다시 불현듯 프랑크 곁을 떠났고, 그러다 야트게이르라는 어부와 살다 그가 죽자 다시 그를 찾아와 짐을 싸서 바임으로 가자고 재촉한다. 프랑크는 부모한테 물려받은 고향집을 나와 그녀가 시키는 대로 운명처럼 이끌려 살다 그녀가 죽자 모든 걸 정리하고 다시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와 일흔다섯이 되도록 자신에게 일어난 수수께끼 같은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뭔가 미궁 같은 삼각관계를 다룬 이 우화는 작은 배와 큰 배, 사랑과 죽음,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남자와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여자의 만남에 관한 책이다. 또한 불안과 고독, 미련과 회한, 운명과 우연이 뒤얽히는 인간의 삶에 대한 드넓은 통찰을 하게 하는, 소란한 지상의 비밀한 신성의 흔적을 예감하게 하는 소설이다. 쉼표와 사이: 작별과 재회의 들숨과 날숨으로 짜나가는 글쓰기 이 작품에서 야트게이르, 엘리네, 프랑크는 로맨스 서사의 전형적인 삼각관계에 해당하나, 세 사람의 직접적인 갈등과 대면 없이도, 욘 포세는 자신만의 문체와 서사 전략으로 독특한 사랑과 운명의 변주를 그려낸다. 두 남자 모두 자신의 배 이름이 여자의 이름과 같거나 유사하다(엘리네/엘리노르)는 특징을 공유한다. 무엇이 그들의 운명을 불러들였는지 알 순 없다. 공교롭게도 야트게이르의 원래 이름은 게이르이고 프랑크의 본명은 올라브이지만, 관계 속에서 첫 이름은 사라지고 여자가 부르는 대로 불린다. 마치 “오래된 지인”이나 “서로 잘 아는 사이”처럼 위장한 채 다가온, 알 수 없는 거역 불능의 운명에 호명당하듯. 그리고 모두가 삶의 막바지에서 생명의 실이 다 풀리고 빈손이 되면, 만나고 다시 헤어진 얼굴들을 뒤로하고 태어나 자란 고향으로 돌아가 먼저 간 가까운 이들 곁에서 눈을 감는다. 육체와 영혼이 말끔히 연을 다하고, 거기 묘비에는 고유의 이름만 남는다. 욘 포세는 “내게 글쓰기는 듣는 행위”라고 늘 말해왔다. 2장에서 엘리아스가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 일, 대부분 그의 내적 독백으로 이뤄진 이 모놀로그 장을 별도로 할애한 이유다. 포세는 “삶 자체가 수수께끼”이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 채 “저기 바깥에 존재하는 것을 기록할 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며, 만약 알았다면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 『7부작』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역시 마침표 없이 쉼표로만 이어진다. 만남과 헤어짐, 들숨과 날숨, 침묵과 말, 현재와 과거가 뜻밖의 순간에 서로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며 관계(인연)의 태피스트리가 쉼없이 얽히고설키듯, 포세의 글쓰기 역시 인간 존재들이 짜낸 삶의 무늬를 보여주는 맑고도 투명한 언어의 바느질과 같다. |
|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다.” -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
|
“카프카, 베케트, 베른하르트의 진정한 후계자이자 중독성 있는 신비주의자, 현존하는 위대한 작가. 놓치지 마라.” - 하비에르 세르카스 (교수, 에스파냐 작가)
|
|
“포세는 마치 주문을 걸듯 우리를 불안이 지배하는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의 글은 반복을 위대한 예술로 승화시키며, 그 반복의 망치질에는 우리 시대의 정신의 공허가 숨어 있다.” - 라시오 카스텔라노스 모야 (엘살바도르 작가)
|
|
“노르웨이 작은 마을에 사는 세 인물의 얽힌 이야기를 중심으로 고독, 사랑, 죽음에 관해 쓴 놀라운 이야기……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
“인내, 은총, 운명에 관한 매혹적인 작은 우화…… 포세의 리드미컬한 문체, 유머의 분출, 삶에 스며들어 있는 기이함에 대한 예리한 통찰에 수없이 감탄하게 된다.” _ - [월스트리트저널]
|
|
“몰입감 넘치고, 심지어 트랜스 상태에 빠진 듯하다. 『바임』은 예상된 경로를 벗어나 표류하는 삶 그 자체만큼이나 오묘하고 놀랍다.” _ - [파이낸셜 타임스]
|
|
“불확실성에 대한 훌륭한 초상화.” - [커커스 리뷰]
|
|
“아름답게 구성된 소설의 세 악장은 점진적이라기보다는 - 포세라면 ‘음악적’이라고 할 법한 - 패턴에 따라 그들 삶들의 교차점을 탐색해나간다. 우리는 문법과 시간의 매듭에, 사람들을 사로잡는 완전히 매혹적인 평범함에 얽혀든다.” - [뉴 스테이츠먼]
|
|
“욘 포세다움 그 자체이면서 어딘가 새로워진 모습. 노벨상 수상자 욘 포세가 또 한번 해냈다. 이번에는 반전이 있는 유쾌한 작품이다.” - NRK(노르웨이방송)
|
|
“끊임없이 되감기는 언어, 마치 문학적인 형태의 야생 담쟁이덩굴처럼 계속해서 휘감고 맴돌며 메아리치는 언어. 여기에 당연히 익숙한 도플갱어 모티프…… 아, 그렇다, 이게 바로 욘 포세식 하드코어다!” - [베르덴스 강(노르웨이 신문)]
|
|
“독자를 사로잡는 새로운 소설. 상대적인 시공간 차원에서 펼쳐지는, 의지력 없는 남자들에 관한 독창적인 이야기.” - [베르겐스 티덴데(노르웨이 신문)]
|
|
“욘 포세 작품 중 가장 장난기 넘치는 작품. 로맨스, 유령 이야기, 누아르가 뒤섞여 있다.” - [다겐스 네링슬리브(노르웨이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