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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거짓말쟁이 뇌와 함께 살아가는 법 1부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 1장 우리는 정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내가 보는 세상을 그들은 보지 못하는 이유 눈의 사각지대가 만들어내는 잘못된 해석 마술 트릭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진실 뇌는 모호함과 공백을 견디지 못한다 2장 뇌는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거짓을 들려주는가? 뇌가 허황된 이야기를 꾸며내는 이유 기억은 ‘출력’이 아닌 ‘재창조’다 기억 조작이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갈 때 하지도 않은 선택을 애써 정당화하는 이유 3장 우리는 왜 그토록 자주 어림짐작하는가? 추론, 혹은 12월 31일에 택시를 잡는 기술 우리는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는가? 생각의 일탈이 우리를 오류로 이끌 때 직관 vs. 고찰: 생각의 두 가지 길 세상살이에 도움이 되는 빠른 생각의 미덕 2부 나의 뇌, 타인의 뇌 그리고 세상 4장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친구이자 적, 스트레스 우리가 살아남은 것은 모두 스트레스 덕분이다 21세기를 살지만 우리는 여전히 호모사피엔스일 뿐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의 삶을 갉아먹을 때 스트레스 신호를 알아채고 완화시키는 법 5장 확신이라는 이름의 환상 동기화된 추론: 우리는 진실을 선택한다 팔로우와 알고리즘 그리고 확증 편향 내가 믿는 것만 듣고 보는 것의 위험성 6장 거짓말이 필요할 때: 인지 부조화 정적을 친구로 만든 벤저민 프랭클린의 기술 때로는 착한 거짓말도 필요한 법이다 MBTI 테스트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7장 내가 좌우할 수 있는 일과 내가 어쩔 수 없는 일 운명론 vs. 자기결정론, 통제의 키를 쥔 자는 누구인가 학습된 무기력이 나와 세상에 미치는 영향 통제광이 되거나 구원자 콤플렉스에 빠지거나 8장 뇌가 자주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지는 이유 자신감 과잉에 빠진 자와 가면 증후군에 빠진 자 잘못된 생각을 진실로 착각하는 이유 단순화의 함정과 ‘심오해 보이는 헛소리’ 9장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거나 악마가 되거나: 맥락의 중요성 이미 내려진 선택이 가지는 문제 넛지: 좋은 결정을 하도록 부추기는 가벼운 손짓 상황은 때론 우리를 비인간적으로 만든다 사회적 순응과 대중의 지혜 여러 명일수록 도움의 손길이 줄어드는 이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의 사슬이다 10장 정신적으로 더 유연해지기 위한 기술 자동적 사고를 넘어 메타 인지 사용하기 가짜 뉴스의 홍수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섯 가지 생존 지침 생각의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으려면 언제 의심하고 언제 신뢰할지 스스로 알아내는 사람이 되라 나가며 편향의 눈가리개를 벗고 직관을 의심하라 감사의 말 용어 정리 주 |
Albert Moukhe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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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루어진 연구들은 카너먼의 가설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켰고, 뇌가 카너먼이 제시한 이론보다는 덜 이분법적인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증명해주었다. 카너먼의 모형을 반박하는 주요 논거는 해당 모형 자체가 이분법적 사고 오류라고 부르는 논리 오류에 기초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선과 악, 왼쪽과 오른쪽, 뜨거움과 차가움 등 쌍으로 작용하는 것들에 강하게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이원 체계는 서로 분명하게 대립하는 한정된 두 가지 현실로 축소하지 않으면 너무 복잡해서 파악하기 힘든 개념에 적용되는 모호성 감소 기제다. 그러므로 자연히 사람의 뇌도 ‘직관 대 고찰’이라는 이분법적 모델로 기능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의 뇌가 이분법적으로 기능한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경험적인 증거는 거의 없다.
--- p.56 기업이나 개인에게 큰 비용이 드는 성격 검사들은 모두 기만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위 세 가지 부정적인 편향을 한데 모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러 효과는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성격 묘사가 나에게만 적용된다고 믿는 편향으로, 그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우리는 그 진술이 우리를 위하여 특별히 작성되었다고 생각한다(개성화 편향). 둘째, 우리에게 말하는 사람이 권위 있는 인물이다(권위 편향). 끝으로, 진술이 여러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모호하고 일반적이면서, 믿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충분히 긍정적이다(선택 편향). --- p.106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직접 저지르지 않은 실수에 대해서도 자신을 탓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만큼이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해 그들에 대해서도 완강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사람을 우리가 흔히 ‘통제광’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매우 내적인 통제 위치를 지닌 사람은 대부분 부정적인 뜻에서 완벽주의자고, 그래서 3장에서 말한 이분법적 사고의 함정에 더 쉽게 빠진다. 통제광은 전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모든 것은 형편없고 전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추론을 비판적으로 가다듬는 데 필요한 미묘한 차이를 읽는 능력을 잃고 정신적으로 완고해진다. 정신적 완고함은 많은 경우에 남들에게 오만함으로 비춰지곤 하는데, 그래서 과도한 내적 통제 위치를 지닌 사람은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사회관계를 누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지나치게 내적인 통제 위치를 지닌 사람은 종종 ‘구원자 콤플렉스’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 들고, 그러느라 상대방이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을 여지를 주지 않으며, 그들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한다. --- p.121 자기 자신이 스스로 환경을 좌우하지 못한다고 믿으면서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에 빠지는 것은 함정이다. 자기 자신이 전능하고 세상 모든 일이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믿는 것 역시 함정이다. 그러므로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통제 위치란 없다. 우리는 둘 중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균형을 찾는 유일한 방법은 상황을 최대한 잘 분석해서 매사가 얼마나 우리에게 달려 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과 상황을 그렇게 명확하게 파악하기란 참으로 힘들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다는 환상’에 자주 빠진다는 데 있다. --- p.121 그러므로 내가 확신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특정한 견해를 갖는 ‘이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견해 자체에 계속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나의 견해를 더 쉽게 재평가할 수 있다. 또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믿음과 견해든 이제 막 얻은 것이든, 나의 믿음과 견해에 신뢰 지수를 부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어진 어떤 주제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에 일정한 신뢰도 백분율을 부여해보도록 하자. 신뢰 지수를 부여하는 목적은, 이분법적 사고(나는 안다/나는 모른다)보다는 단계적 사고(나는 그것에 대해 많이 안다/거의 모른다)를 택함으로써, 어느 순간에 의심하고 어느 순간에 자신을 신뢰할지 아는 것이다. --- p.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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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합리적인 척하지만, 늘 지름길을 찾는다”
효율성과 오류 사이, 인간 사고의 숨은 기제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 존재라고 믿지만, 실제로 우리의 사고는 놀라울 만큼 즉흥적이고 편의적이다. 우리는 매 순간 밀려드는 정보를 모두 분석할 수 없기에 뇌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해 빠르게 판단하는 전략, 즉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이런 ‘어림짐작’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반올림해 전달하거나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비 오겠네”라고 즉시 판단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는 제한된 주의력, 에너지, 인지 자원을 보완하는 효율적 방식이며 인간이 복잡한 세계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생존하도록 돕는 ‘진화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효율성은 때때로 정확성을 희생한다. ‘대표성 편향’은 몇 가지 전형적 정보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게 만들고, ‘확증 편향’은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하며, ‘일화적 증거 편향’은 드문 사례 하나를 전체의 법칙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특히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는 이러한 편향이 더욱 강력해져 사실보다 감정ㆍ기호ㆍ신념이 판단을 좌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러한 인간의 사고를 두 가지 시스템으로 설명했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움직이며 오류 위험이 큰 ‘시스템 1’, 그리고 느리지만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 2’. 이 모델은 인간 사고를 이해하는 데 혁신적으로 기여했지만, 이후 학자들은 이 분류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게르트 기거렌처는 인간의 뇌를 ‘적응형 도구상자’에 비유하며, 우리는 하나의 시스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 전략을 유연하게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느린 분석이 유효하지만, 선택지가 너무 많거나 시간이 제한될 때는 단순한 규칙이 오히려 더 정확하고 실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케팅,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잡한 알고리즘보다 단순 휴리스틱이 더 효과적이거나 오류를 줄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휴리스틱은 단순한 ‘오류의 근원’이라기보다 인간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능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 핵심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뇌는 욕구·감정·기대가 얽힌 다층적 엔진이다” 다차원적 사고와 인간이 착각하는 ‘통제감’ 카너먼의 모델 이후 진행된 연구들은 인간의 사고가 ‘직관 대 이성’이라는 두 갈래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훨씬 다층적이고 연속적인 스펙트럼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직관과 분석 사이를 마음대로 오가며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ㆍ감정ㆍ동기ㆍ기대ㆍ사회적 관계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복합적 사고 체계를 갖고 있다. 라디오 볼륨처럼 미세한 단계와 다양한 강도가 존재하는 것이지, 전등 스위치처럼 켜짐/꺼짐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다. 게다가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더 나은 결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당 메뉴 하나 고르는 데도 지나치게 분석적 사고를 사용할 경우 선택 만족도가 떨어지고, 카지노에서 “지금 운이 좋으니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낙관 편향은 오히려 시스템 2에서 강화된다. 즉, 느린 사고 역시 인간의 욕구ㆍ감정ㆍ기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다. 여기에는 더 근본적인 심리적 힘이 작용한다. 우리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결론에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을 끌고 가는 ‘동기화된 추론’에 자주 빠지며, 서로 충돌하는 생각과 행동이 불편함을 만들면 이를 줄이기 위해 인지 부조화 감소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나는 똑똑하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다’와 같은 자기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보와 해석을 왜곡하는 자기 믿음 방어 기제가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우리가 왜 명확한 증거를 보고도 설득되지 않거나, 왜 실수를 반복하고도 같은 선택을 하는지 설명해준다. 과학은 이처럼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착각과 방어, 편향에 얽혀 있는지 점점 더 정확히 밝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통찰은 결국 하나의 근본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정말로 내 선택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우리도 모르는 심리적 힘들에 의해 이끌리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인간 사고의 취약성과 동시에, 자기 이해의 필수적인 출발점이 된다. “불안의 90%는 사실이 아니라 상상이다” 정신적으로 더 유연해지기 위한 기술 우리 뇌는 늘 자동으로 생각ㆍ감정ㆍ행동을 만들어낸다. 자동적 사고(휴리스틱)는 너무 빠르기 때문에 애초에 떠오르는 걸 막을 수는 없다. 대신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은 ‘생각에 대한 생각’, 즉 메타인지다. ‘정말 그럴까?’,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라는 두 번째 목소리를 키우면 첫 번째 목소리가 가진 ‘절대 진실’의 힘이 서서히 떨어진다. 강박ㆍ사회불안처럼 고통스러운 감정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불안을 느낄 때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제안한다. 1) 지금 떠오른 생각은 구체적으로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가? 2) 이 생각은 나를 돕기보다는 같은 걱정을 반복하게 만드는 ‘비생산적인 생각’인가? 3) 친구가 똑같은 말을 한다면 나는 그 친구에게 뭐라고 조언할 것인가? 이렇게 메타인지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면 감정의 파도와 나 사이에 숨 쉴 틈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생각을 했지’라고 자책하는 게 아니라, ‘이 생각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태도다. 비로소 우리는 생각을 선별하고 조정하는, 정신적으로 훨씬 더 유연한 사람이 되기 시작한다. “우리를 속이는 건 선동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습관’이다” ‘생각의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으려면 움베르토 에코가 말했듯, 예전에는 이상한 생각이 있어도 들을 사람이 없으면 사라졌지만 지금은 한 번 던진 말이 순식간에 세계를 뒤덮는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가 섞인 12만 8,000개의 정보를 추적했을 때 가짜 정보가 진짜보다 여섯 배 더 빨리 퍼졌다. 단순하고 자극적이며 혐오를 자극하는 메시지일수록 공유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인도에서 왓츠앱 루머 하나가 폭동과 집단 폭행,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진 사건은 ‘생각의 게으름’이 얼마나 위험한지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게 특정 진영의 ‘편파성’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자 고든 페니쿡은 가짜 뉴스 실험에서, 정치적으로 뚜렷한 입장이 없는 사람들조차 ‘그냥 대충 보고 믿어버리는’ 쪽일수록 더 잘 속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들을 “편파적이기보다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반면 ‘팩트체커’들은 의심스러운 정보를 만나면 한 페이지를 위에서 아래로만 읽지 않고, 여러 탭을 열어 출처를 비교하고 다른 사이트와 교차 확인하며 ‘수평적으로’ 웹을 읽는다. 플랫폼과 정부가 신뢰도 지표를 만든다고 해도, 결국 내 타임라인을 통과하는 정보의 마지막 필터는 ‘내 생각의 노동’이다. 제목만 보고 공유하지 않는 것, 감정을 자극하는 주장일수록 “근거는 무엇인가?”, “한 사례를 전체 진실인 것처럼 부풀리고 있지 않은가?”를 묻는 것,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정보를 얼마나, 몇 퍼센트쯤 믿어도 되는가?”라고 스스로 신뢰 지수를 매겨 보는 것. 이게 바로 생각의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메타인지가 내 마음 안쪽의 편향을 다루는 기술이라면 비판적 사고는 바깥세상의 정보 쓰레기를 걸러내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키울 때 우리는 편향과 가짜 뉴스가 넘치는 시대에도 덜 휘둘리고, 더 유연하게 생각하는 뇌를 갖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