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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벨에 잠이 오니?
이지은
미래인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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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그 레벨에 잠이 오니? - 7
작가의 말 - 208

저자 소개 1

2021년 강원일보와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다. 청소년 소설 『그 레벨에 잠이 오니?』 『죽어도 아이돌』, 동화 『빛날 수 있을까』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곳, 주피터』, 작품집 『고조를 찾아서』(공저) 등을 펴냈고, 이외 여러 작품과 SF앤솔러지에 참여하였다. KB창작동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한국과학문학상과 한낙원과학소설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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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40*215*13mm
ISBN13
9788983949967

책 속으로

간식은 하나도 주지 않고 흔한 편의점조차 일절 없는 이곳에서는 오직 자판기만이 생명 줄이라는 걸 모두 깨달았다.
그 안에 든 음료들을 생각하니 침이 꿀꺽 넘어갔다. 뜨거운 컵라면 면발을 입에 넣고 호호 불면서 코코콜라로 차갑게 식히고 싶었다. 입안 가득 작은 기포 폭탄을 팡팡팡 터뜨리고 싶었다. 평소에 즐겨 먹지 않는데도 여기서 먹을 음료라고는 그것뿐이라고 생각하니 간절해졌다.
--- p.28

나는 아빠가 나를 좀 봐 줬으면 했다. 게임 중독 상담을 받으러 다니거나 학교에서 연락이 오면, “우리 아들이 이렇게 심각해졌다니! 이건 다 내 탓이니까 이제 게임을 끊어야겠다.”라 고 없던 마음을 먹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나 좀 봐 줘. 나 좀 봐 달라니까! 외치고 싶었다.
그런데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낯선 사람들과 차를 타고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게임광인 애들밖에 없는 이상한 캠프에.
--- p.49

“소원?”
엄크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한테 소원이 뭐냐고 물어 보는 아이는 여태 한 명도 없었다. 내가 바라는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떤 미래로 나아갈 건지 단 한 사람도 물어봐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내 스스로한테 안 물어본 지 오래되었다.
“나? 뭐 당연히 다이아 다는 거지.”
하지만 그 말을 뱉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를 갖는 것이다.
--- p.64

마지막으로 들어온 카더라가 사뿐하게 문을 닫았다. 다섯 명이 붙어 서 있으려니 순식간에 창고 안이 답답해졌다. 어둠 속에서 요셉슈타인이 손전등을 켰다. 녹슨 문짝이 떨어져 나간 캐비닛 두 개 사이에 생뚱맞게 책상이 하나 있었고 그 위에는…….
“드디어 만났어!”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책상 위에 백만 년은 떨어져 있었던 것만 같은 그리운 컴퓨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 p.84


29만 원이나 나올 줄은 몰랐다. 조금씩, 조금씩 할머니 휴대폰을 좀 썼을 뿐이다. 승진이가 2주 안에 골드4까지 레벨을 올려놓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실버5에서 골드4까지 짧은 시간에 올라가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할머니는 통신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집으로 가서 마루 밑이며 장롱 서랍, 다락방 선반과 찬장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29만 원어치 산 건 다 어디 숨겼느냐.”
“할매, 그건 눈에 안 보이는 거야.”
“백내장 다 고쳤다. 할미 눈 밝아.”
--- p.108

어쩌면 여기는 캠프를 가장한 정신 병동인지도 몰랐다. 소리 없이 우리가 사라지거나 좀비처럼 변하더라도 바깥에서 그걸 아쉬워할 사람 이 없을 것도 같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우리를 필요로 하는 어른은 없었으니까. 고깔들은 생각보다 무서운 존재인지도 몰랐다. 그 뒤로 아무도 고깔들에게 반항하지 않았다. 그걸 생각하자 모두 막막해졌다.

--- p.128

출판사 리뷰

“게임 말고 책은 안 보니?”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대답
청소년이 게임을 끊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재미에만 있지 않다. 온라인에서만 유지되는 소속감, 오프라인에서 충족되지 않는 인정 욕구, 익명성 속 안정감, 또래와의 언어적 연결 등이 있는 탓이다. 이 소설의 강점은 청소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데 있다. 어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오해하기 쉬운 심리를 자연스럽게 다루어 청소년의 ‘게임 몰입’ 뒤에 있는 감정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게임 중독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캠프에 끌려온 철봉. 근데 그곳은 흔한 ‘갱생 캠프’가 아니었다. 곳곳에 이상한 장치, 아이들을 등급처럼 나누는 시스템, 게임과 비슷한 미션, 그리고 조교들이 숨기는 비밀. 미션이 진행될수록 캠프 뒤에 숨은 거대한 그림자가 드러난다.
누가 무슨 이유로 게임 실력 있는 아이들, 상처 많은 아이들,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을 모아 놓은 걸까? 철봉이와 같은 조에 속한 알거지, 카더라, 슬로맨, 요셉슈타인은 게임의 룰을 뒤집을 수 있을까?
소설 속 캠프는 게임 구조를 연상시키지만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등장인물은 게임처럼 경쟁·협력·전략을 배우면서도, 그 과정에서 책임, 팀워크, 선택의 무게, 관계의 진짜 의미 같은 실제 삶의 능력치를 익혀 간다. 따라서 독서 흥미가 낮은 학생,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금세 몰입해 읽을 수 있다. 게임 챔피언전 같은 빠른 장면 전개, 영상적 묘사, 캐릭터 간의 템포 있는 대화는 평소 책을 안 읽는 학생도 끝까지 읽게 만든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에서 성장하는 모든 십 대를 위한 팀플레이
주인공 철봉과 같은 조에 속한 알거지, 카더라, 슬로맨, 요셉슈타인은 십 대들이 겪는 다양한 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폭력, 빈곤, 서툰 감정 표현, 도전의 좌절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자리한다. 이 소설은 아이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어떤 감정 구조로 움직이는지를 잘 보여 준다. 처음에는 다투고, 불신하고, 책임을 떠넘기기도 하지만 미션을 깨려면 결국 협력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 과정에 각자 숨기고 있던 고민이 조금씩 드러나고, 서로의 약점을 봐주고 이해해 주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게임 구조를 빌려오지만 ‘두 세계를 이동하며 자라는’ 십 대들의 감정과 행동 변화를 밀착하여 따라간다. 미션을 깨기 위한 관찰력·판단력·협동심은 현실에서도 요구되는 능력이다. 철봉과 친구들은 서로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현실에서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상처를 드러낼 용기를 얻는다. 게임이 주던 몰입감은 결국 ‘현실에서의 나’를 더 선명하게 바라보는 계기로 이어진다.

자신이 빠져든 세계를 누가 만들었고, 누가 이익을 얻으며, 자신은 왜 이것에 몰두하는가를 생각하는 힘. 내가 어떻게 생긴 문을 열고 여기에 들어왔지? 나가는 문도 그곳에 그대로 있을까? 문득 멈추어 생각하는 시간. 그것만 잃지 않으면 여러분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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