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다른 상품
김보희의 다른 상품
|
우리를 호출하는 것을 보면 아마 임무가 주어질 모양이다. 5월 말, 우리는 한창 퇴각 중인, 한창 패배하고 있는 군대다. 우리는 산불에 컵으로 물을 붓듯 병력을 희생시키고 있다.
--- p.10 밀이 자라나는 이 여름의 순간을 한껏 다가온 죽음에 비교하지는 않으리라. 나는 이 여름의 고요함이 죽음과 얼마나 상반되는지, 이곳의 온화함이 얼마나 반어적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막연한 생각 하나가 떠오를 뿐이다. ‘이상한 여름이다. 고장 나 버린 여름.’ --- p.12 소령이 T에게 출정을 명령햇던 그날, T는 창백해진 얼굴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저 미소뿐이었다. 그것은 마치 사형 집행자가 경계선을 넘어 들어올 때 사형수가 지어 보이는 미소 같은 것이었다. --- p.25 임무에 나서는 나 또한 나치주의에 맞서는 서구의 투쟁에 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세세한 문제들뿐이다. 아라스 지역 상공을 고도 700미터로 비행하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망할 장갑이 대체 어디로 갔지?’ 장갑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더 이상 우리 마을의 성당을 바라보지 않는다. 나는 죽은 신에게 헌신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다. --- p.32 나는 우리 동료 중 한 명인 사공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사공은 두 달 전 프랑스 진영 상공에서 벌어진 전투로 큰 부상을 입었다. 적군의 전투기들이 마치 처형대에 못을 박듯 그의 주변을 에워쌌을 때, 10초 뒷면 목숨을 잃게 될 거로 생각했던 그때,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 p.65 ‘이번 주에도 임무조 세 개 중 하나만이 복귀하겠군. 우리가 복귀에 성공한 임무조가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이야기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나도 예전에는 갖가지 모험을 경험했었다. 우편기 항로를 개척했고, 사하라 사막의 불귀순 지역이나 남아메리카의 험지에 불시착하기도 했었으니. 하지만 전쟁은 진정한 모험이 아닌, 모험의 대용품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 p.84 |
|
죽음과 고독이 드리운 하늘 위 살아남은 인간의 목소리
아에로클럽 프랑스 문학대상 수상작!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전시 조종사》(Pilote de guerre, 1942)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가가 직접 수행했던 정찰 비행 경험을 토대로 쓰인 작품으로, 단순한 전쟁 기록을 넘어 인간 존재와 문명, 그리고 책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아낸다. 그는 프랑스 공군 소속으로 독일군의 침공에 맞서 아라스 상공을 정찰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그 체험이 이 작품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패전의 위기 속에서 쓰인 이 책은 한 조종사의 개인적인 체험담이자, 몰락해 가는 조국을 바라보는 지식인의 고뇌를 담은 시대적 증언이다. 작품은 화자인 조종사가 동료들과 함께 아라스 전선 상공으로 출격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압도적인 전력 차이 속에서도 그는 명령을 수행해야 하며,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험과 맞닥뜨린다. 그러나 소설의 중심은 전투의 긴박한 순간 자체가 아니라, 그 비행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과 사색이다. 생텍쥐페리는 전쟁에서 느낀 두려움과 무력감, 그리고 개인이 조국과 역사 앞에서 지닌 책임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이 작품은 단순한 애국주의적 글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프랑스의 패배와 몰락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전쟁의 의미와 인간의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동료 조종사들의 젊은 희생과 무용한 임무의 반복은 전쟁의 비극을 여실히 드러내며, 그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야 할 존엄과 가치가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생텍쥐페리는 전쟁이 가져오는 파괴와 허무 속에서조차, 인간은 타인을 향한 연대와 책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시 조종사》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서정성을 띠고 있다. 사막이나 밤하늘을 묘사할 때 보여준 시적 감각이 이번에는 전쟁의 하늘 위에서 발휘된다. 그는 불타는 도시, 전쟁의 연기, 하늘 위의 침묵 등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담담히 그리며, 동시에 인간 정신의 고결함을 포착한다. 개인적 체험과 철학적 성찰이 교차하는 이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단순한 ‘전쟁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 고백을 듣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한다. 출간 당시 《전시 조종사》는 망명지였던 미국에서 먼저 영어판으로 발표되었고, 곧바로 프랑스 지식인 사회와 일반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치 점령 하에 있던 조국을 대신해 해외에서 목소리를 내는 생텍쥐페리의 글은, 단순한 문학을 넘어 정치적·정신적 저항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작품은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전 인류적 보편성을 지닌 메시지를 전달하며 전쟁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
|
“전쟁의 한복판에서 쓴 가장 진솔한 인간적 고백.” - 뉴욕 타임스(미국 일간지)
|
|
“조국의 몰락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증언한 기록.” - 타임(미국 주간지)
|
|
“생텍쥐페리는 총 대신 펜으로 싸운, 프랑스 정신의 상징이었다.” - 샤를 드 골 (프랑스 전 대통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