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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수상 소감 수상작 이주란, 「겨울 정원」 수상 후보작 김성중, 「새로운 남편」 김연수, 「조금 뒤의 세계」 서장원, 「히데오」 임선우, 「사랑 접인 병원」 최예솔, 「그동안의 정의」 |
金衍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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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거창한 다짐으로 무언가 하려고 하지 않아도 수상작 「겨울 정원」 속 혜숙은 청소하는 사람이다. 아침이 오기 전, 사람들의 출근이 시작되기 전 먼저 깨어 건물 곳곳을 청소하는 사람. 예순 살 혜숙의 딸의 이름은 ‘미래’다. 딸 미래는 엄마에게 세상 것들을 조금씩 물고 와 엄마에게 먹인다. 세상에 떠도는 말들, 유행하는 것들, 드라마, 영화, 연애, MBTI, 새벽 배송 등등. 단조로운 삶과 복잡한 삶 중간에서 혜숙에게 세상의 속도를 엷게나마 느끼게끔. 느리게 가는 혜숙의 삶의 속도에 살짝 액셀을 밟듯. 딸 미래는 혜숙과 칠 년째 같이 사는 중이다. 혜숙의 삶은 단순하다. 오피스텔에 가서 청소하고 집에 귀가해 씻고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다 잠든다. 청소업체와 건물 관리인 간의 소소한 문제, 갈등 정도와 무례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혜숙의 일상에서 작은 틈을 만들 뿐, 하루는, 삶은 ‘그냥’ 살아진다. 그러다, 덜컥 사고가 나기도 한다. 큰글자도서 모임에서 만난 오인환씨. 아주 가끔 불특정한 사랑이 단조로운 삶에 침입하기도 한다. 그런 미래는 뻔하다. 뻔한 미래에 대한 예측은 혜숙쯤 되는 나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경험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따갑고 그리움이 찌른다. 겨울에 얼어붙은 정원일지라도 봄이 되면, 온도가 올라오면 꿈틀대듯이. 텅 비어 있는 겨울 정원일지라도 언 배추와 아직 피지 않은 꽃이 심겨 있어 새들과 길고양이 들이 바쁘게 오가는 것처럼. 수상작 제목 ‘겨울 정원’이 그러한 마음의 풍경이 된다. 그 어떤 수치와 모욕이 삶에 틈입해도 슬픔에 지지 않으려는 마음, 고통에 엄살 부리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것들.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살아지는 일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의 정확한 정체라고 수상작 「겨울 정원」은 말하고 있다. 현재를 관통하는 중요하고 다양한 흐름들 수상 후보작 김성중의 「새로운 남편」은 ‘인공지능 남편’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남편과 똑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머신러닝으로 인해 성격과 감정이 다른 홀로그램 남편. 착함에 중독되어 남편의 공격적 성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결혼생활에 불만인 대상자를 위한 프로그램 ‘새로운 남편’. 소설은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각각의 사연을 모티프로 결혼이라는 관계성이 인공지능이 장악한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되어 서사화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김연수의 「조금 뒤의 세계」는 현실과 꿈, 꿈과 소설 등 현실과 비현실에 대한 겹치는 지점을 유연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우연히 마주친 자신의 첫 소설에 썼던 인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꿈과 작품이 연결된다. 소설이라는 창작물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이 연결되면서 입체적인 세계를 활자화되어 만나게 된다. 서장원의 「히데오」는 이 시대의 남성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히데오의 남성성은 과거의 역사성과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변모한다. 중간자적 입장에서 한 남자의 삶을 바라보는 이 소설에서 세대론과 함께 젠더성의 변모과정을 문학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임선우의 「사랑 접인 병원」은 왼속 약지를 절단해 상대방의 손에 이식하는 수술에 관한 유니크한 설정과 유려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전한 사랑을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손가락을 접인하면 그 사람의 모든 정보가 자신에게 이식되는 수술. 사랑이라는 본질적인 것에 대해 매력적이면서 가볍지 않은 질문으로 사랑에 관해 묻는 작품이다. 최예솔의 「그동안의 정의」는 얼떨결에 맡게 된 일곱 살 조카를 맡게 된 고모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 헤어졌던 오빠의 아들이 갑자기 삶에 난입해 가족이라는 본질, 형태 등을 되묻고 있는 작품이다. 어른과 아이의 시선에서 겹쳐지는 삶에 대한 태도가 유려하고 매력적인 필치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