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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의 괴이하고도 아름다운 삶
베스트셀러 『귀신들의 땅』을 쓴 천쓰홍이 고향 장화현의 작은 마을 셔터우를 무대로 완성한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 초능력을 타고난 세 자매가 엮어가는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가, 고통과 욕망 속에서 아름답게 펼쳐진다.
2026.02.10.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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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1호 11 2향장 33 3샤오B 50 42호 56 5단테 73 63호 88 7감독 107 수요일 1향장 119 21호 127 3부인 137 42호 148 5단테 160 63호 170 7샤오B 185 목요일 1감독 195 21호 202 3샤오B 221 4향장 232 52호 243 6단테 256 73호 269 금요일 1부인 283 21호 294 3향장 311 42호 320 5단테 334 63호 347 7샤오B 362 토요일 1감독 373 2향장 387 3단테 400 4샤오B 416 51호 424 62호 439 73호 450 작가의 말 473 옮긴이의 말 479 |
陳思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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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니고 태어난
샤오 씨 세 자매 1호, 2호, 3호 그들의 괴이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삶의 놀라운 이야기! 소설의 배경은 장화현에 속해 있는 바닷가 마을 셔터우. 이곳은 구아버 농장이 많고, 양말 공장과 양말 공장 사장님들이 많고, 무엇보다 샤오(蕭) 씨 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 일종의 집성촌이다. 한때 전 세계로 팔려 나가던 양말의 수출이 시들해지고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마을은 점차 활기와 동력을 잃게 된다. 셔터우의 샤오 씨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점을 봐주는 삼합원 건물의 샤오 씨 세 자매다. 같은 아버지, 각기 다른 세 어머니에게서 한날한시에 태어난 세 자매는 각각 1호, 2호, 3호라고 불린다. 이들에겐 타이완의 무당과도 같은 존재인 ‘계동’인 할아버지가 있었고, 아버지 역시 계동으로 함께 활약했다. 하지만 진정한 영력을 지닌 건 할아버지뿐이었고, 여자는 전통적으로 계동이 될 수 없던지라 할아버지의 뒤를 계승할 수 없는 세 자매는 늘 찬밥 신세였다. 소설은 세 자매가 태어나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이들이 노년에 접어들 무렵 시작된다. 사실 세 자매에겐 각각 초능력이 있다. 1호는 타인의 미래를 어느 정도 점칠 수 있는 동시에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 눈이 있다. 또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시야에서 자동적으로 가려져 버리는 현상을 시시때때로 겪기도 한다. 2호에겐 인간의 몸속 깊숙한 곳에서 풍기는 냄새를 통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단숨에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마지막으로 3호에겐 누구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청각이 있고, 그녀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숨기고 싶은 마음의 소리까지 모두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세 자매에겐 공통된 괴로움이 있으니, 이 같은 능력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이다. 거친 성격과 남자 같은 외모를 지닌 1호는 누군가의 죽음을 예견해도 그것이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빼어난 미모를 지닌 2호는 후각을 통해 타인의 욕망을 알아차리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남편들은 기이하게도 줄줄이 죽어 나간다. 강한 개성을 지닌 언니들에 비해 존재감이 희미한 3호는 성폭행 당할 뻔한 사건 이후로 남자들을 두려워하고 멀리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라는 콤플렉스가 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녀는 게이들이 몰려드는 리조트의 사장이 되고 그들의 애정을 받는 ‘마마’가 된다. · 지옥이 우리를 부른다 모두 함께 지옥으로 가자 세 자매의 인생에 일어난 가장 큰 일은 1호가 아이를 낳은 일이다. 어느 날부터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1호는 한사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히려 하지 않는다.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1호의 임신 소식은 온 셔터우를 놀라게 하고, 태어난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였다. 세 자매는 아이를 ‘샤오샤오’라고 부르며, 아이를 키우는 데서 인생 처음으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도시로 떠난 샤오샤오는 록 음악을 통해 인디 밴드 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어 타이완의 가장 큰 음악상을 받지만, 결국 때 이른 죽음을 맞는다. 이후 절망한 세 자매는 서로 얼굴조차 보지 않으며 각자의 지옥에 갇힌 채 살아간다. 한편 셔터우를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셔터우의 샤오 씨 향장은 온갖 행사를 토요일에 집중시켜 언론과 정계의 이목을 끌고자 한다. 그 ‘슈퍼 토요일’을 나흘 앞둔 화요일, 셔터우엔 기이한 손님이 찾아오고, 1호는 또다시 누군가의 죽음을 예견한다. 과연 대망의 토요일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한 이번에 죽음을 맞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 시골은 그런 곳이 아니다 『셔터우의 세 자매』는 천쓰홍의 ‘장화현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권이다. 위안린을 배경으로 하는 『윗층의 좋은 사람』에서 시작된 이 삼부작은 용징을 배경으로 하는 『귀신들의 땅』에 이어 셔터우를 배경으로 막을 내린다. 천쓰홍은 『위층의 좋은 사람』과 『귀신들의 땅』을 쓸 때부터 이미 고향인 장화현을 그리는 삼부작을 염두에 두었는데, 이는 장화현을 지나는 열차가 위안린역→용징역→셔터우역으로 이어지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스쳐 지나는 관광객의 눈으로 볼 때는 타이완에서 가장 따분한 지역으로 꼽히는 장화현. 하지만 이 시골 동네에는 우리가 이미 『귀신들의 땅』을 통해 목도한 바 있는 놀랍고 괴상하고 야만스러운 동시에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그중에도 셔터우는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미친 사람들’이 가장 많은 동네라고 한다. 소설 속의, 온통 초록색 구아버뿐인 농장 들판 한가운데 뜬금없이 생겨났다가 망해 버린 성인용품 가게처럼, 시골 사람들이 빚어내는 온갖 욕망과 고통과 상처는 셔터우 지역을 수시로 안개처럼 덮쳐서 혼돈의 아수라장을 연출한다. 장화는 나의 고향이다. 어렸을 때 엄마 아빠와 수많은 도가와 불가의 묘당과 사원, 신단(神壇)을 드나들었다. 신단에서는 자체적으로 교파를 창시하고 선녀반(仙女班)을 꾸린다. 여러 선녀들이 단주(壇主) 한 사람의 시중을 든다. 일찌감치 일부일처제가 파괴된 것이다._「작가의 말」에서 타이완 민간 신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시골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거나 위로한다. 「작가의 말」에서 천쓰홍이 밝혔듯, 민간 신앙의 영역에선 신을 모시는 과정 속에 일종의 일부다처제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소설 속 세 자매의 엄마가 세 사람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현대 도시민들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시골에는 실재하는 많은 일들 중 하나이고, 작가는 이런 면들에서 시골이 따분하다는 편견을 상쾌하게 뒤엎는다. 이처럼 ‘야만적인 습속’을 없애겠다는 야심을 품은 외부인들의 시도가 여지없이 박살 나는 장면들 역시 시골 구경하는 재미 중 하나다. ‘동지(同志) 문학’의 대표 주자답게 천쓰홍은 이 작품에서도 성소수자들의 삶을 밀착해서 담아내고 있는데, 이번에 특히 포커스가 맞춰진 이들은 레즈비언과 트랜스젠더다. 타이완에서 동성혼이 합법화된 이후, 성소수자의 인권이 전반적으로 대거 전진한 한편, 그 이면에는 그들 중에서도 가장 소수이자 약자에 속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가 강화되는 흐름이 최근 생겨나고 있다. 이는 타이완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기도 한데, 작가는 소설 속에서 가장 진보적임을 자처하는 인물들조차 그들에 대해 품고 있는 편견과 폭력적인 상황들을 섣부른 판단이나 개입 없이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결국 ‘슈퍼 토요일’에 한자리에 모인 샤오 씨 세 자매. 그들이 서로에게 쏟아내는 날카로운 증오와 원망은 오로지 피를 나눈 한몸 같은 존재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지옥조차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는 이 세 자매의 아픈 이야기를 천쓰홍은 휘몰아치는 사건 전개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스터리와 반전, 그리고 전작들을 뛰어넘는 포복절도의 유머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 작가의 말 초등학교 들어간 뒤의 일이었다. 세면대에서 여자아이 둘이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넌 셔터우 사람인데 용징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거라며?” “응, 맞아.” “성이 샤오 씨야?” “응.” “우리 엄마가 셔터우는 전부 미친 여자들뿐이래.” 샤오 씨 여자아이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미친 여자가 아니야. 미친 여자 아니란 말이야!” 2019년 12월 『귀신들의 땅』이 출간되었을 때, 기차를 타고 용징으로 돌아가는 길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기차역 이름에 눈길이 멈췄다. 위안린(員林) → 용징(永靖) → 셔터우(社頭)의 순서다. 순간 마음속으로 용징 다음 역이 큰누나의 시댁이라는 게 기억났다. 그렇다면 이걸로 소설을 한 권 써야 하지 않을까? 셔터우를 쓰는 거야. 귓가에 갑자기 어릴 때 세면대 앞에서 두 여자아이가 주고받았던 대화가 들려왔다. 글쓰기란 인생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렵다. 그때 이 소설의 인물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_천쓰홍 · 옮긴이의 말 천쓰홍의 작품을 세 권째 번역하면서 그에 대한 이해와 함께 갖가지 궁금증과 경이가 더해 간다. 그는 몇 마디 수사로 정의할 수 없는 미학적 매력을 갖춘 신비한 작가다. 삼십 년 가까이 유지해 온 중국 문학 번역가로서의 경험에 비추자면 그는 정말로 훌륭한 작가임이 틀림없다. 초로에 들어선 내가 나보다 훨씬 젊은 그에게서 삶의 보이지 않는 창상과 이를 이겨낸 경륜과 초탈을 느낀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유와 상상, 이해와 포용이 너무나 깊은 작가임을 이 소설을 번역하면서 다시 한번 확인한다. 번역의 본질은 복무다. 일상적임에도 일정한 인내를 요구하는 나의 수고가 그의 문학에 대해 진정한 복무가 됐기를 기대한다. _김태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