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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시인의 말
11 서시 — 겨울 매미 1부 14 오리나무와 푸른 정 17 째보선창에서 마늘 까기 18 천부경과 강물 20 중용하고 입씨름하고 22 떨어진 연꽃이파리 꾸리어서 23 단군신화는 곰나루에서 읽는다 26 올챙이는 태극이고, 태극의 괘는 개구리로 변한다 28 몸뚱이 째지는 악몽과 소설 탁류의 처방전 30 친구야 공놀이하자 나오라 32 품앗이와 천부경 35 익산 36 포석정 물 끝에서 38 감은사지 태극에서 40 번트 42 돌하르방 44 태극이 숨 쉬는 익산평야의 이름들 47 마을 이장 린의 소박한 꿈 2부 50 함열과 마누라 52 아이는 모래 바탕에서 일부러 넘어지다 53 어머니께서 못하신 말씀 새기다 54 어머니의 통장 가슴에 품고 길 나서다 56 거울에 비춘 사람 어디서 나왔을까 57 햇살이 그림자 품다 58 부부 1 60 원천호수에서 61 그믐달 마중하다 62 알자謁者하고 나니 63 어머니 통장 68 아가딸 70 무궁 72 무강 74 해당화 일화 76 부부 2 78 은행나무 아래에서 79 함열 3부 82 임피臨彼 83 탁류 또 다른 수면의 꿈이 손짓하다 86 망주봉에서 느끼다 88 냉이 90 스승과 제자의 인연 92 황해지경黃海地境 93 선실에서 94 선성묘宣聖墓에서 1 95 선성묘宣聖墓에서 2 96 선성묘宣聖墓에서 3 97 개나리 꽃그늘 아래에서 98 이구산泥丘山에서 이구호 바라보다 100 배롱나무꽃은 송아지 부르고 102 무궁화나무 아래에서 103 술래잡기하는 인동초 꽃송이 104 석치산 고개에 야구공 구르고 105 임피 4부 108 탑천 110 익산산성이 태극무늬로 보여서 112 모래알 자화상 114 뜨개질하는 해당화 꽃송이 115 아홉수 건너는 장미 꽃송이 116 돌항아리 117 그리운 것이라 118 꽃바구니 들고 모양성으로 120 모양성 시계 122 통빡 124 이제야 어머니께서 삼가 아니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126 쌍쌍이 만났다 128 의병이여 130 오성산五聖山 132 비탈길에서 몸 풀다 133 찔래 134 아이 낳던 아내 닮은 한반도형 저수지 바라보고 136 기다리는 길 138 월명호수 139 미륵산 5부 142 해망굴 트라우마 143 석엽腊葉 144 꽃무릇 21 145 꽃바구니 146 탁류에서 낚시하다 147 우유갑에서 148 반짇고리 149 내 근심 150 빵 152 길호 154 월명공원 석치산이 백마 부른다 156 호박꽃이랑께! 157 겨울 모기 158 소주와 아버지의 유언 160 황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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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의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듯 치솟아 오르자 조용히, 너무도 조용히 베여 나가던 오리나무 그 그늘에서 세상의 첫인사를 배웠다 누가 오리를 가자 하면 십 리쯤, 마음이 먼저 달려갔다 ―하지만 무너지는 건 흙만의 일이 아니었다 산이 주저앉을 때 그 아픔은 산에만 머물지 않았다 먼저 살피지 못했다며 서둘러 일어나 자책하고 떨어지는 바위를 떨리는 뿌리로 붙잡아 견뎠다 꿀벌 굶주릴까 먼저 꽃일랑 내어주었다 땅만 보며 웅크리던 겨우내 수많은 눈동자들 그 찬물 젖은 철을 지나 처음인 듯 올려다본 하늘에서 스쳐 간 한 얼굴 떠올랐다 금구슬 같은 꽃망울이 참기 힘겨운 그리움처럼 툭, 터져 꽃이 되었다 붉은 신호등 같은 동백꽃 앞에서는 모두 멈춰 서면서도 푸른 신호등 같은 오리나무꽃은 저 높이 향기를 올려도 땅에 떨어져 굼벵이처럼 꿈틀거려도 밟히는 아픔조차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허나 열매는 떨어지지 않았다 한겨울 칼바람 온몸으로 견디고 이듬해 새로 맺힌 열매까지 끝끝내 품어낸 채 푸른 정으로 살았다 섣달그믐 밤을 다 버티지도 못한 채 뚝— 뚝— 끊어져 나가는 소리 그 허전한 끝을 하얀 눈송이가 받아냈다 손수건에 조심히 담아온 꽃송이 따끈한 물에 우려내니 솔 향기 깊이 퍼져 올라 차례 때 깍쟁이 정情 올렸다 --- 「오리나무와 푸른 정」 중에서 쨀밭에는 금마요 익산이라 풍뢰익 괘의 익 자가 들었겠다 주역의 바탕이 되는 환역에서는 익괘가 으뜸이라 단국 역사의 홍익인간의 익 자이리니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한 생을 꾸리는 뜻이 무엇이리오 위 것 덜어서 아래 것에 채우는 것이니 없는 사람이 살기 좋다는 익산에는 그 상부상조 소리 끊이지 않았으니 자선냄비는 끓는다 --- 「익산」 중에서 하성이 마흔세이레 쇨 때 햇살이랑 제 손가락 그림자랑 자꾸 손으로 잡아서 펼치다 햇살은 그러하다 치고 햇살 속에 제 손 그림자는 눈앞에서 꽃게처럼 놀다가 잡았다 하고 펼치기만 하면 햇살뿐이라 손바닥은 햇살뿐이라 햇살이 가리나 손바닥이 가리나 햇살이 의아하니 놀라느니 그림자 품은 손 바라보는 네 안색 어찌 말할 수 없다 어둡다 저 세상 눈 가리더니 일흔 살 이르는 한 그림자 데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다른 호수, 하늘에 구름이랑 요람으로 깔다 깰까 잠들까 안고 누이다가 한 줌 햇살로 건져서 품었다 --- 「햇살이 그림자 품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