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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5
1부 저 부는 바람과 시 서시(緖詩) · 13 아무튼, 가을 · 16 길을 잃으면 · 17 망초 · 19 바람이 자꾸 · 23 흔들리며 · 24 하늘, 바다 그리고 저 부는 바람과 시 · 26 내 사랑은 · 28 내 사랑은 ver. 2 · 29 누가 붙들다 3 · 32 누가 붙들다 4 · 35 누가 붙들다 5 · 37 누가 붙들다 6 · 38 누가 붙들다 7 · 39 누가 붙들다 7-1 · 40 누가 붙들다 8 · 41 순이, 순이야 아 아니다, 순아 · 44 뜨거울 때 꽃이 핀다 · 55 겨울산 · 60 반지하방 · 63 살아남은 자의 슬픔 · 67 2부 아버지의 마흔아홉 아버지, 철책에서 · 71 신분증 사진 혹은 단풍잎 · 72 아버지의 마흔아홉 못다한 청춘 · 75 어머니, 길을 잃다 · 86 아버지, 세월 49년 그 겨울 · 88 아들, 압록 두만의 철교를 맴돌다 · 92 죽음, 기억 그리고 사랑 · 95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 97 도시락 · 99 잘 가라, 우리들의 헐랭이 · 101 어.머.니 · 103 기도 · 107 그해 겨울 · 110 어떤 이의 새벽길 · 111 저, 괜찮아요 · 112 나무는 · 115 단시 소고 · 117 어떤 봄 · 123 청춘 · 124 귀천 · 126 Good girls go to heaven Bad girls go everywhere! · 127 죽을 만큼 버텨 살기 · 129 백탑 · 130 3부 작별인사 떠나간 시, 나의 시 · 141 파지 · 145 2백자 원고지 · 147 시는, 나의 시는 · 150 작별인사 · 157 작별인사 2 · 159 작별인사 3 · 162 독자 놈들 쉬어 시인 놈들 다 집합해! · 165 나, 목련나무 · 169 부엔 카미노 · 172 잡스의 병상 · 174 상처 · 179 가장자리 서기 · 180 어느 재야 철학인 · 181 우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 183 가끔은 잘못 탄 열차가 ─ · 186 시간의 시간 · 187 책들아 · 188 수수꽃다리 · 190 서시(序詩) · 194 해설 잃어버린 시를 찾아서 / 우대식 · 197 |
許義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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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
혹은 시골 문짝이 고장난 서점 절판된 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 아니면 오규원의 시집 『분명한 사건』 먼지 뒤집어쓴 채 꽂히다 긴 세월 쩍쩍 금가며 반품의 날을 기다리다, 끝내 만나다 광화문 교보문고 영풍서점에서 다시 살아난 무라카미 류, 로자 룩셈부르그 또는 체 게바라 회전문을 따라 돌다 돌고 돌다 다시 그들 앞에 서서 발뒤꿈치를 들다 사알짝! - ✽ 『열린시학』 2003년 가을호(통권 28호) ‘한국대표시와 시론’ 편 게재작임. 당시 「누가 붙들다」 연작시 10편 중 유일하게 찾은 것으로 넘버링 7로 명시돼 있었음. 이를 새 연작시에 붙여 ‘7-1’로 명기해 이번 시집에 붙이다. --- 「[표제시], 누가 붙들다 7-1」 중에서 세상에는 가르침 아니라 나이듦으로 깨쳐야 하는 게 많다. - 아버지와 동행길. 아버지가 나고 자란 고향이고 나에겐 본적지, 늘 어색하다. 시골 한적한 정류소에 내린 아버지는 곧장 구멍가게로 향한다. 비포장길, 물건보다 먼지가 더 가득한 곳에서 담배를 고른다. 일가친척 인사 선물이다. 가까운 친척은 궐연형 필터담배, 조금 먼 친척은 싼 연초형 풍년초. 신문지에 둘둘 말아 가방에 나눠 담는다. 과자나 사탕 같은 구미 당기는 것 두고 왜 고약한 담배를 선물로 사는 걸까? 아버지 꽁무니를 따라 돌담 하나 돌아나오자니 - 내 청춘은 길 떠나고 없다. 간발로 승객을 두고 떠난 시외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우두커니 서서, 나이 들면 필요한 게 없다는 걸 알았다. 쌀보리도 궁한 판에 간식은 사치, 고구마 옥수수 감자에 동치미 국물이면 충분하거늘. 돈을 들여 사야 하는 건 오직 연기를 뿜고 사라지는 담배 하나뿐. 문득 돌아보니 담배를 사던 아버지도, 내가 담배를 사드릴 아버지도 이미 없다. 이제야 담배 선물의 진실과 더불어 아버지의 부재까지 새삼 사무친다. - 무덤 상석에 담배 한 개비 불붙여 올린다. 바람에 타든다. 연기 그리고 아버지─ --- 「[대표시],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중에서 잃어버린 세월 한복판 가로지르다. - 마디마다 부러지는 관절. 마음속 돌멩이 - 굴리다. 어찌 모난 돌 하나 마음의 벽, 감당하기 힘든 세월 - 그리고 떠돌기. 시간은 산새처럼 날고 아픔만 멈출 줄 모르고 밀려오다 - 도올─돌 굴려야 날이 닳아 둥근 시간이 되는 것 - 다시 시퍼런 모서리의 날 파고드는, 별안간 깊숙이 찔리다 ---「[대표시], 시간의 시간」 중에서 눈 내리게 하소서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주소서 - 사랑은 작은 가슴을 넘쳐 금세 온 바다 거친 파도로 돌아와 통째 무너졌나니 - 한 번도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는데 산산조각 부서진 나를 누가 일으키리오 - 오래도록 눈 덮인 땅이게 하소서 봄을 잠시 비켜서게 하고 그냥 하얗게, 하얀 칠로 펼쳐두소서 - 눈 내리게 하소서 애초 없었노라, 버리고 떠나가소서 ---「[대표시], 내 사랑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