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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넓은 세상을 씩씩하게 누빌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 주는 그림책
어느 나른한 날 오후였어요. 잠자리 한 마리가 살포시 내려앉았어요. 토리는 풀밭을 걷다가 뚝 멈추어 섰어요. 잠자리랑 같이 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숨을 꼭 참고 잠자리에게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앗, 그런데! 손으로 잡으려는 순간, 잠자리가 하늘로 포르르 날아가 버리지 뭐예요? 토리는 아쉬운 마음에 코끝이 찡해졌어요. “잠자리야, 나랑 같이 놀자!” 토리는 잠자리를 쫓아 달려갔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잠자리 친구들이 떼 지어 몰려오더니 높이 떠올라 입 모양을 만드는 거 있지요? 하늘 가득 함박웃음을 짓는 거예요. 그 후로 예쁜 꽃과 사람, 비행기 등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었어요. 토리와 친구들은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잠자리들도 신이 났는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를 만들었어요. 어, 갑자기 잠자리들이 네모난 모양을 만들지 뭐예요? 이게 대체 뭘까요? 아하, 토리는 도서관에 가는 길이었어요. 잠자리들이랑 놀다가 깜빡한 거 있지요? 앗, 그런데 책을 어디에 두었을까요? 나무 밑에도 없고, 나뭇잎 사이에도 없고, 풀숲에도 없고……. 큰일 났지 뭐예요. 서로 다른 ‘너’와 ‘나’를 ‘친구’로 이어 주는 관계 맺기 그림책 〈잠자리가 말해요〉는 도서관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토리가 잠자리를 쫓으며 잠시 한눈을 팔다가, 잠자리들이 하늘을 배경 삼아 그림 그리듯 멋지게 펼쳐 내는 아름다운 시그널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소통의 벽을 허물고 친구가 되어 가는 이야기예요. 처음에는 잠자리 한 마리와 토리뿐이었지만, 나중에는 친구들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되어요. 말을 할 수 있어도, 할 수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어요.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충분히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친구’니까요. 포푸라기 작가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 아이들이 갖고 있는 끝없이 넓은 마음의 도화지에 꿈을 펼치듯 맘껏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곁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씩이라도 헤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도, 구름도, 벌레들의 속삭임도요. ……매번 다르잖아요. 어떤 친구는 말이 없고, 어떤 친구는 눈물이 많아요. 우리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관심을 가지면 그 친구들도 언젠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될 거예요. 잠자리와 토리가 그랬던 것처럼요. 작가의 이런 마음이 담겨 있어서일까요? 토리와 잠자리를 쫓아가다 보면, 새삼스럽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모든 것들―풀, 꽃, 나무, 벌레, 흙, 사람―을 두루두루 살펴보게 되어요. 토리와 잠자리, 그리고 친구들이 주고받는 티 없이 맑고 너른 ‘대화’가 마음을 하나로 이어 주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만물이 서로 소통하며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거든요. 무엇을 하러 가던 길인지 까맣게 잊어버린 채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치며 신나게 놀다가, 한 줄로 서서 발을 맞추며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해서 절로 웃음이 비어져 나옵니다. 친구들과 함께이기에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는, 그래서 세상 속으로 당차게 발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잠자리가 말해요〉는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와 생명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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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넓은 세상을 씩씩하게 누빌 수 있도록 마음에 날개를 달아 주는 그림책이에요. 여리지만 강한 잠자리 친구들이 위험한 바깥 세계에서 아이 편이 되어 듬직한 보디가드가 되어 주거든요. 윙윙윙, 하늘 높이 날아 무지개를 만들고 투명 비행기를 띄우면서 아이의 발걸음을 안전하게 지켜 주어요. 처음으로 어른의 손을 놓고 혼자 도서관에 가는 길……. 이 대모험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 함께 찻길을 건너고, 꽃과 나무와 나비들의 다정한 호위를 받습니다. 잠자리들의 잔잔한 응원이 은물결처럼 반짝이며 이 모험의 끝까지 아이의 용기를 북돋아요. - 김지은 (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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