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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와 천년 구슬
붉은 방울 춤추는 황금 신발 『25시 도깨비 편의점 4』 창작 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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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로운 점장이 왔군.”
할아버지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은은한 빛이 맴도는 두 개의 달을 바라보던 어린 비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점장이라니 그게 무슨 뜻일까.’ 비형은 점장이란 말이 낯설었다. 오랜 시간 진명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어른이 생긴 것도, 할아버지가 건넨 검은 두루마기 옷이 묘하게 익숙한 것도 마음에 걸렸다.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이제 눈을 뜨렴.”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바람을 타고 엄마의 목소리가 실려 오는 것만 같아 밤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비형은 꼭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 p.11 비형은 아무 말 없이 천년 구슬을 바라봤다. 빛은 분명 밝아졌지만, 어딘가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어둑서니를 막을 수 없었어요.” 백호 할아버지는 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네가 끝까지 그 아이의 빛을 지켜 내지 않았니? 인간은 나약하지 않단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끝까지 지키는 존재란다.” “누군가를 지킬 힘을 갖고 싶어요.” 백호 할아버지는 조용히 웃었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단다. 하지만 서둘러야 해. 이미 어둑서니가 네 존재를 알아챘으니.” 백호 할아버지는 씁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이제 곧 시간의 강이 열리겠구나. 이번에는 네가 직접 물건을 고르렴!” 비형은 선반 위에 놓은 물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비형의 눈빛은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그의 목 사이로 푸른 반점이 더욱더 또렷해졌다. ‘이번에는 이게 좋겠군.’ 비형의 시선이 한 물건에 붙들리듯 멈춰 섰다. --- p.42 “엄마는 오늘도 야근이야. 나보다 회사가 좋은가 봐!” 다은이는 떡볶이를 집었던 포크를 내려놓으며 입술을 죽거렸다. 조금 전까지 키키와 떠들며 즐거웠던 기분이 차갑 게 식어 버리는 듯했다. “다은아, 어쩌면 엄마도 네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 “그럴 리가, 생일날 떡볶이를 시켜 주는 엄마가 어디에 있니?” 다은이는 토라진 표정으로 일어나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키키는 다은이를 졸졸 따라와 무릎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다은아, 이 붉은 방울이 왜 이렇게 빛나는 줄 알아?” “그거야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산 마법의 물건이니까 그렇지. 점장 아저씨가 신기한 힘이 들어있다고 했거든.” “아니야. 이 방울은 너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과 이어져 있어.” “나를 사랑하는 사람?” “아마도…….” “설마, 너 지금 엄마 말하는 거니?” 키키는 말 대신 빙그레 웃는 미소로 답했다. --- p.73 “이걸로 계산하면 되죠?” 서하는 반짝이는 황금 카드를 비형에게 건넸다. “맞아. 잠시만 기다리렴.” 비형은 황금 카드를 리더기에 꽂았다. 계산이 완료되었다는 소리와 함께 카드는 사라지고, 대신 옆에 놓인 텅 빈 모래시계 안에 황금 가루가 생겼다. 그런데 황금 가루들 사이에 검은 가루들이 드문드문 섞여 있었다. 이를 본 비형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 신발, 잘 사용해야 해. 생각보다 기운이 강한 신발이거든.” “기운이 강하다고요?” “너무 오래, 자주 착용하지 말고, 꼭 필요한 상황에만 신으렴.” 비형은 도깨비 문양이 그려진 신발주머니에 황금 신발을 잘 넣어 건넸다. “아, 알았어요.” “그럼 이제 돌아갈 시간이구나.” --- p.120 어두운 밤하늘 고즈넉한 한옥 지붕 위에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검은 그림자가 은은한 달빛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수확이 나쁘지 않군, 클클클.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검은 그림자는 다름 아닌 어둑서니였다. 그는 비형이 검게 변한 황금 가루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 보았다. 어둑서니의 입가에 걸려 있던 비릿한 미소는 어느새 환한 미소로 바뀌어 달빛을 머금은 듯 반짝거렸다. --- p.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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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심, 두려움과 용기,
흔들리는 마음 틈 사이로 다시 깨어난 도깨비의 시간! 가장 간절한 순간 찾아오는 K도깨비의 신비한 편의점. 기묘한 상상력과 꿈을 꾸는 듯한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25시 도깨비 편의점』이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과거 비형의 첫 번째 임무와 어둑서니와의 첫 대결을 그린 「연이와 천년 구슬」, 엄마의 사랑을 오해한 다은이와 고양이 키키의 이야기 「붉은 방울」, 사람들의 박수를 받고 싶은 서하의 마음을 그린 「춤추는 황금 신발」까지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지켜 주고 싶은 마음, 표현하지 못해 오해가 된 사랑, 인정받고 싶은 바람이 욕심으로 변해 가는 순간 속에서도 진짜 나를 찾으려 노력하는 어린이의 성장을 그렸다. “누군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너는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어둑서니와 이에 맞서는 비형 마침내 밝혀지는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비밀! 천년 구슬의 힘으로 오랜 시간 봉인되어 있다 깨어난 비형.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비형에게 백호 할아버지는 25시 도깨비 편의점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와 어둑서니가 꾸미고 있는 음모를 전한다. 그리고 어둑서니의 계획을 막기 위한 첫 번째 미션, 오래전 어둠에 물들어 검게 변한 천년 구슬을 되살리라는 임무를 받는다. 황금 모래시계를 뒤집어 낯선 과거로 향한 비형이 도착한 곳은 밤이 끝나지 않는 기묘한 마을.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하나둘 어둑서니가 만들어 낸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아직 자신의 정체도, 능력도 온전히 알지 못하는 어린 비형. 무엇이 옳은지 알려 주는 사람도, 정해진 답도 없는 상황에서 마을 사람들과 한 소녀의 운명을 바꿀 중대한 선택 앞에 서게 된다. 과연 비형은 검게 변한 천년 구슬을 되살리고, 끝나지 않는 밤에 갇힌 마을을 구할 수 있을까? 한편 어둑서니는 사람들의 공포를 넘어 외로움과 욕심까지 파고들며 더욱 거대한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천년 구슬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이며, 어둑서니가 진짜로 노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비형과 길달은 어둠에 삼켜지기 전에 아이들의 마음과 25시 도깨비 편의점을 지켜 낼 수 있을까? 어린 비형의 지나온 시간과 천년 구슬의 비밀, 그리고 모든 사건의 시작이 마침내 드러난다. “마법보다 더 놀라운 힘은 이미 네 안에 있어.” 진심을 표현하는 용기와 누군가의 인정이 아닌 나를 믿는 용기 「붉은 방울」의 다은이는 자신의 생일에도 야근을 해야 하는 엄마에게 크게 실망한 채, 고양이 키키와 단둘이 쓸쓸한 밤을 보낸다. 그러던 중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고른 붉은 방울 덕분에 키키와 대화할 수 있게 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엄마와 다은이의 엇갈린 마음을 이어 줄 것만 같았던 붉은 방울에 조금씩 수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과연 붉은 방울에 감춰진 진짜 힘은 무엇일까? 미처 전하지 못했던 엄마의 마음이 다은이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춤추는 황금 신발」의 서하는 과거 무대에서의 실수로 춤과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황금 신발의 도움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춤을 출 수 있게 되고, 다시 무대에 올라 사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는다.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은 기쁨도 잠시, 잘하고 싶고, 빛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서하는 점점 황금 신발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연 서하는 신발이 선사하는 박수를 내려놓고, 자신의 힘으로 다시 춤을 출 수 있게 될까?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신비한 물건이 아이들의 고민 해결을 돕지만, 그 힘에 기대는 마음은 새로운 욕심과 불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어둑서니는 바로 그 마음의 틈을 파고들어 다은이와 서하의 마음을 뒤흔든다. 『25시 도깨비 편의점 4』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힘이 마법이 아니라, 진심을 솔직하게 전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스스로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에 있음을 전한다.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신비한 마법보다 더 놀라운 힘이 이미 우리 안에 있음을 꼭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당장은 내가 못하는 것 같고 약해 보여도, 자기 안에 있는 힘을 믿어 보세요. 진짜 용기는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에요. 두려운 마음을 안고도 자기 힘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작은 시작이죠.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강한 것처럼요. _창작 노트 중에서 |